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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이야기/수양록 2년 2개월

10년 전 병영일기를 꺼내다(2002.1.30~2002.1.31)_시간은 군대나 사회나 빨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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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월 30일 수요일 419일 남음
제설작전! 허리 끊어질 것 같았다.
그래도.. 깨끗해진 길을 보면 보람 같지 않은  보람을 느낀다.
오늘 편지 쓰고.. 전화도 하고.. 뭐 재미난 일을 하고.. 마감해야 겠다.

2002년 1월 마지막날  418일 남음
무엇을 했지?
음 #@이 녀석하고 통화한 것이 제일 소중했던 일인 것 같다.
녀석이 정말 군대가서 훈련받고 이등병이 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런데.. 기분이 이상하다.. 녀석이 알고 있는 102보충대.. 그건 군대의 전부가 아닌데..
걱정도 되고.. 잘하겠지만..




2012년이 시작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이 가까워집니다.
군생활이 단조롭고 그날이 그날 같았고, 겨울이면 이게 군인인지 눈 치우는 노동자인지 구분이 안가는 생활이었던 것 같습니다.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일찍 점호를 취하고... 새벽 5시에 기상해서 밥을 먹고 싸리비, 넉가래, 눈삽 같은 제설도구들을 챙겨가지고 약 8킬로미터의 구간을 순번대로 나눠서 쓸러 갑니다. 온 세상은 하얗습니다.
나무들은 눈으로 코팅되어서 이 녀석들이 나무였는지 얼음으로 만든 작품인지 헷갈릴 정도로 멋진 모습입니다.
흔히 텔레비젼에서 보던 구름바다요? ㅎㅎ 그건 매일 보는거잖아요 ㅎㅎ
원래 전방은 아침에 눈뜨면 기본 30분 정도는 신선놀음 타임이 있거든요 ㅎㅎ
아.. 갑자기 무슨 얘기를 하고 있었는지^^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부지런히 눈을 쓸고 구간을 원래대로 만듭니다.
그리고 부지런히 걸어서 막사로 복귀합니다.
이건 뭐 눈도 엄청 쓸고 길도 엄청 걷습니다.
길 옆에는 막 무서운 문구가 씌여 있는 간판이 보입니다.  "낙석조심..사망 어쩌구저쩌구.."
뭐 그렇습니다. 하하하하 어쩌다가 낙석도 떨어져 있습니다. 하하하하 낙석조심이라 씌여 있는 곳이니까 떨어진 거겠죠 뭐 하하하하
그냥 치웁니다.. 하하하 너무 크네요 하하하하 곡괭이로 마구 부숩니다 하하하하.. 곡괭이 자루 부러졌습니다... 곡괭이는 어디갔지? 하하하하 뒤에 떨어져있습니다. 하하하... 이 곡괭이는 못쓰는 곡괭입니다. 하하하하 아무튼 낙석도 다 치웠습니다.
우리는 막사로 복귀했습니다. 씻고.. 밥먹고 잡니다.. 하하하하 하루가 금방 갑니다...

저녁때에 또 일찍 잡니다. 왜냐구요? 또 눈 오거든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눈 치우러 나가야 합니다....
네... 그렇게 겨울은 하루가 길면서 반복되고 지나고 보면 금방 흘러가 있습니다.

10년 전 요즘은 그랬던 것 같네요.. 눈 쓸고.. 수신자부담 전화 걸고.. 편지 부지런히 쓰고...
그때나 지금이나 반복되는 일상에.. 참 많이 힘들고 외로웠군요..
인생은 다 그런거겠죠..그리고 누구나 다 힘들고 외롭겠지요...

내일(2012년 1월 31일) 눈 많이 온다네요... 물론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오늘일지 내일일지.. 다른 날일지 모르지만..
지금 쓰고 있는 오늘 기준으로 내일은 눈이 많이 온답니다. 아마도.. 빗자루,눈삽,넉가래... 그런 도구로 부지런히 눈 치우는 군인들도 있겠지요..
아마도 제가 눈을 부지런히 쓸었던 그곳은 아직까지도 10년전 그때처럼 똑같이 눈을 치우고 있을겁니다. 그리고 저 역시 10년전의 더 10년전의 선배들 처럼 눈을 쓸었을테고요...
 ... 아참!! 뷰온 한번 누르는데 군대 다시 안가더라구요.. 한번 쯤! 눌러 주셔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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