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록을 보다(2001년 4월 16일~2001년 7월 1일)

2001년 4월 16일
월요일! 새로운 한주의 시작 시작은 반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은 간다. 물처럼 바람처럼 별똥별처럼... 그리고 휘파람 소리처럼 콧물처럼 침처럼...
인생이란 먼지바람 속에 휩싸였던 삼겹살처럼 맛있으면서 씹는데 고통이 따르는 것과 같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법 언제나 웃으라는 법은 없다. 언젠가는 눈물을 흘릴때도 있는 법 헤어지는 자여! 언제나 건강하고 웃기를.. 만나는 자여! 좋은 첫인상으로 그 느낌이 영원하기를... 사랑하는 자여...
(이등병의 정신 상태는 아미노상태...ㅉㅉㅉ)

2001년 5월 언젠가..를 떠올리며
철책근무를 서는 중에 100일 위로휴가 흔히 말해 백일휴가를 갔다왔었다. 신교대에서 전투복을 두벌 받는다. 한벌은 죽어라 일상에서 입고 다른 한벌은 죽어라 아껴둔다. 휴가 때 입고 나가기 위해서 우리부대에서는 A급이라고 불렀는데. 백일 휴가를 가기전에 짬밥이 있는 선임병이 다리미질을 해서 줄을 잡아준다. 자로 간격 재서 다리미질로 뭔가 각을 잡아주기는 하지만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관심이 없었기에 그 후로 휴가때 다리미질을 한 적이 없었다.
그렇게 선임병이 옷을 멋지게 다려주고  작업도 열외해주고 근무도 살짝 조정해준다. 씻을시간도 주고 잠도 자라고 한다. 처음 휴가를 나가는 것이기에 무척이나 설레였었다. 휴가날 아침일찍 전방에서 민통선 밖으로 나가는 작은 트럭을 타고 내려갔다. 깨끗하게 각잡힌 전투복을 입고 뭔가 사회로 나간다는 것은 군생활의 일탈이나 마찬가지였으니 무척 신났다. 그렇게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걷는 속도에 익숙해 있다가 버스를 타니 어지러웠다. 백일 좀 넘게 군생활 해놓고서 웃기지도 않았었다. 그렇게 4박5일 중 반나절은 집으로 가는 시간으로 보냈다. 집에 왔을때 그렇게 편할 수 없었다. 군복 벗고 사복을 입으니 그렇게 가벼울 수 없었다. 물론 휴가라고 해서 멋지게 보내진 못한 것 같다. 친구 좀 만나고 술마시고 잠자고 그런 기억밖에 없었던 것 같다. 관물대 액자에 넣을 가족사진을 찍기 위해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식구들끼리 사진 찍은 기억이 난다. 
그러다보니까 4박 5일은 끝이 났고... 부대복귀를 해야했다. 부대가 가까워질수록 표정은 어두워졌고... 전방으로 올라가야했기에 아침일찍 서둘러서 밝을때 복귀장소에 도착했다. 트럭에 실려서 올라갈때...
정말 죽고 싶었다... 어떻게 버텨야지? 그 후유증은 정말 오래 갔었다... 차라리 휴가를 안나갔었으면 괜찮았을텐데..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그런 후유증은 복귀 후 작업으로 인해서 잘 잊혀지긴 했지만 그래도 우울증은 좀 오래 간듯하다. 
백일 휴가 가기전에는 그 당시 노랑스마일 견장을 착용하게 해서 신병이란 것을 나타냈었다. 백일 휴가를 갔다오면 노랑스마일 견장을 떼고... 그 때부터 작업도 엄청 시키고 ㅋㅋ 아무튼 그랬었다...
 
당시 수양록에 적혀져 있는..
수양록 이병일기 나의 첫 휴가....
100일 휴가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나의 4박5일
100일 휴가는 너무 빨리 지나갔고
그 후유증도 오래 남았다.

수양록 이병일기 이등병 계급장을 떼며
2001년 7월 1일
시간은 어떻게든 흘러간다. 이등병 시절...뭣 모르던 그 때..
(지금도 뭣 모르던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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