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전 병영일기를 꺼내다(2001.12.18~2001.12.25)

Prologue
다음 주는 크리스마스가 있는 주입니다.
크리스마스 즈음에 휴가를 나올 수 있는 군인은 부러움의 대상이었습니다.
즈음이 아닌 크리스마스를 포함한 휴가는 정말 군대에서는 한번 있을까 말까 한...(요즘엔 군생활이 더 짧아졌으니 가능성은 더욱 줄어들었겠군요.)

어찌되었든...
지금으로 부터 10년 전.. 2001년 12월 18일부터 1주일의 일기를 적어 봅니다.

2001.12.18 화
휴가 복귀.. 불미스러운 일.. 몸 조심하자!
꿈만 같은 휴가였다. 아무 생각없이 지내자..그렇게 하면 나도 언젠가 사회에서 군복무 기간을 꿈만 같았다고  말 할 날이 오겠지..
군대.. 조용히 시키는 것만 하자... 조심조심 살자..

2001.12.19 수
절대 우울해지지 말자.. 사람의 생각은 늪과 같으니..
우울의 늪은 한번 빠지면 나오기 힘드니.. 조심하자.. 이 X같은 곳도 어떻게 어떻게 하면 끝나는 곳이니 참고 또 참자..
시간이란 것은 어차피 흘러가는 것.. 최대한 불이익 당하지 말고 피해 주지 말고 살자.. 그렇게 사는 거야..
무사하게 전역이나 했으면 좋겠다..

2001.12.20 목
불침번.. 근무 끝나고 라면 먹고 잠들기 전..
오늘은 어떤 하루가 될까? 요즘은 잠자는 것이 힘들다.. 계속 깨고..불면증은 아니겠지..
갑자기 주간근무서고..오전에는 공병나가고.. 그러다 보니 하루가 후딱~!


2001.12.22 토
주간근무! 활동복세탁
2001년도 저물어 간다. 새해계획을 짜야겠다.
2002년은 그동안 연락 못했던 사람들과 연락을 다시 하는 것이다.

2001.12.23 일
좋은 음악이 흘러 나오고.. 사람들은 밥을 먹으며 즐거운 웃음을 짓는다.
오늘 저녁식사 때 우리 중대 식구들의 모습이다.

작업, 근무를 마치고 밥을 먹으면서 수고했다!라는 말에 서로 미소 짓고.. 떨어진 저 쪽에서는 무엇때문인지 즐겁게 웃는다.
젊은이들의 웃음.. 그 어떤 웃음보다 아름답다.
어쩌면 그 웃음이 세상 어떤 웃음 보다 많은 의미를 담고 있지 않을까?
우리들의 웃음 너무나 아름답고 멋있다. 잊지 말자..
우리 젊은 날의 이 웃음들을...

2001.12.24 월
크리스마스 이브..
전화 안 받는 사람들.. 그런 기쁨과 흥분에서 소외 당한 우리들..
그 사람들은 우리에게 조금이라도 신경을 안 써주는가 보다.
그냥 목소리만 들어도 되는 것을..
너무 신경쓰지 말자..

2001.12.25 화
오늘은 크리스마스..
눈 쌓여서 눈 쓸었는데..
8시간 넘게 쓸었다.
거의... 탈진.. 몸살기운도 있다... 사회 나가서도 오늘을 기억하자!
내가 즐거워 하는 시간에도 누군가는 힘들게 일하고 있는 사실을..
그것이 날 위해서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인생이 다 그런거겠지..
오늘 이 하루가 빛나는 또 다른 날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기를...

Epilogue
군대에서 처음 맞는 크리스마스였습니다.
입대 후 첫 일년은 군생활 첫경험! 이 될 수 밖에 없었죠.
상병 달고 나면 그래도 한바퀴 돌았던 것을 반복하는 것이고, 어느정도 후임병들도 늘어나니까 몸도 살짝 편해질 수 있었습니다.
민간인 통제구역 안에서 민간인이라고는 짬아저씨들 밖에 못 보던 곳이었기 때문에 더욱 사람이 그리웠던 것 같습니다.
갑자기 군대에서 나와 같은 느낌을 갖고 있을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친구들이 생각 나는군요.

신기하게도 군대에서는 겨울만 되면 빨간날에는 꼭!! 눈이 내렸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하늘을 원망했었지만... 어느순간부터는 그냥.. 빨간날에는 눈 쓸어야지~! 하며.. 기상예보를 하는 수준이 되었었죠.
그렇게... 본격적인 눈과의 싸움이 시작됩니다.
아마도 다음에 올리는 일기에도 제설작업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일 것 같습니다.

사회에서 비가 내리면 군대에서는 눈 내리더라구요...

 

 

2011/12/11 - [군대 이야기/수양록 2년 2개월] - 십년전 병영일기를 꺼내 보다..(2001.12.1~12.11)
2011/12/11 - [군대 이야기/수양록 2년 2개월] - 병영일기(2001.11.20~2011.11.30)
2011/12/11 - [군대 이야기/수양록 2년 2개월] - 병영일기(수양록&새로운 일기장_2001.11.7~2001.11.19)
2011/12/06 - [군대 이야기/수양록 2년 2개월] - 병영일기(2001.4.27~2001.10.12여름이야기_2001.10.11~2001.10.22)
2011/12/06 - [군대 이야기/수양록 2년 2개월] - 병영일기(2001.4.27~2001.10.12여름이야기_2001.9.15~2001.10.11_GOP철수까지..)
2011/12/05 - [군대 이야기/수양록 2년 2개월] - 병영일기(2001.4.27~2001.10.12여름이야기_2001.7.10~2001.8.31)
2011/12/05 - [군대 이야기/수양록 2년 2개월] - 병영일기(2001.4.27~2001.10.12여름이야기_2001.6.2~2001.6.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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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9 - [군대 이야기/수양록 2년 2개월] - 수양록을 보다(2001년 4월 16일~2001년 7월 1일)
2011/11/13 - [군대 이야기/수양록 2년 2개월] - 수양록을 보다(2001년 3월 21일 ~ 2001년 4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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