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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이야기/수양록 2년 2개월

십년전 병영일기를 꺼내 보다..(2001.12.1~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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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토요일 D-477
눈이 내리더니 쌓였다.
내일 제설작업하겠지.. 이제 12월은 계속 눈만 쓸것 같다.. 눈 내린다.. 진짜 눈 내리는 것 같다.. 빡세게 지내야 시간도 빨리 가겠지..

12.2 일요일 D-476
눈은 그쳤다.. 오늘 아침에 기상 하자마자 밥먹고 눈 쓸러 간다고 하던데.. 지난 번에 통문에서 !!까지 차타고 가봤는데..거리가 장난이 아니었다..
왔다갔다 하면 10킬로 미터는 훨씬 더 될 것 같다..(2011년 덧..왕복 16킬로 조금 넘었음..)
발하고 손만 시렵지 않으면 괜찮은데.. 아마도 오전에 눈 쓸것 같다.
첫번째 제설작전 출동! 눈 치우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무사히 마쳤다.

12.3 월 D-475
그냥 그렇게 시간은 또 흘러갔다. 그날이 그날 같고.. 어제나 오늘이나 변함없는 것 같다..

12월 4일 화 D-474
새벽에 근무를 서기 위해 밖으로 나가니 밤하늘에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달 주위에 물결처럼 둥근 테두리가 있는 것을 보았다.
혹시 그것이 달무리인가?
태어나서 처음 보는 모습이다. 때로는 군대 온 것이 좋을 때가 있다.
낮에는 도로정비작업을 나갔다.
도로 정비작업이라함은 도로 잔돌제거 및 평탄화를 말한다.
전화받는 사람은 어머니 밖에 없다...

12월 5일 수 D-473
야간통문의 장점은.. 새날의 일기를 일찍 적으니까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
시간은 어김없이 지나 가는 것 같다.

12월 6일 목 D-472
인생은 뭐랄까? 끊임없는 자기와의 싸움?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고..
제일 쉬운 길은 평지가 제일 쉽다..
어찌보면 자기 위치에서 그냥 사는게 현명한 건지도 모르겠다..
인생이란?
돛 없는 배..  도마 위에 생선..
브레이크 고장난 차.. 스크래치 복권...

12월 7일 금요일 D-471
추워서 견디기 힘들어도 꾹 참아야 하는게 군인이겠지?
영하 13도는 그리 춥지 않았던 것 같은데.. 생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인지..아무튼 추웠다.
앞으로 더 추워질 것을 생각하니까 더 춥다.. 하지만 이따위 추위에 굴복한 "나"는 아니다!
식은 죽 먹기지!
그런데 귀가 화끈거리고 따갑다.. 아프다.. 동상일까? 오늘은 그럭저럭 하니까 시간이 가버렸다.

2001.12.8 토 D-470
오전에 청소, 체육활동,오후에는 빨래 및 독서와 수면..
그렇게 보냈다. 이젠 전화 할 곳이 없다.. 아니..귀찮은 건지 미안한건지.. 수신자부담전화가 벽을 키우는 것 같다.
주말연속극..(여우와 솜사탕)
TV에서의 극은 극일뿐.. 하지만 시청자는 주인공들을 동경한다. TV에 나오는 차를 ...옷을..집을..직업을..그리고 성격을 동경한다..
나 역시.. 나도.. 한편의 극(영화)처럼 살고 싶다. 인생은 한편 밖에 없으니까!

2001.12.9 일 D-469
새벽 야간 통문 근무... @#랑 근무 섰다.
복귀해서 콩라면먹고 베지밀 먹고..배도 부르고.. 약간 졸립기도 하다..
다음주 금요일(12월 14일)에 휴가 예정인데.. 과연 휴가를 갈 수 있을런지 걱정이다.. 이번에 휴가 나가면..여유를 가지고 남은 군생활과 나의 미래를 위한 시간으로 삼고 잘 지내고 와야겠다.
사람은 무엇을 하든 침착하게 진행해야 된다. 너무 조급하면 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날 수양록은?
일요일 한주가 끝났다.. 시간은 역시.. 의외로 빨리 간다..
아깝다 청춘! 군대에서 내 젊음 26개월을 보내는 구나...


2001.12.10 월 D-468

12월 3분의1이나 생활했구나..휴가 3일 전
야간통문..복귀했다. 추위가 얼굴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었다.
피부관리해야 겠다는 결심을 하면서 복귀했다. 내가 있는 이곳.. GOP로 가는 길목에 있는 사단의 첫번째 거점지역.. 이 곳에 있으면서 보람차게 무사히 군복무 마치고.. 사회 나가서 조금이라도 군입대 전의 내 모습보다 발전했으면 좋겠다. 그럭저럭 작업하니 오늘 일과 끝!!
먹고 싶은 것:김밥, 술,불고기,삼겹살..

2001.12.11 화 D-467
오늘은 주간근무를 섰다.
그리 춥진 않았지만.. 오늘은 근무로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별은 너무나도 반짝였다. 반짝반짝 작은별..북두칠성만 알고 있는 나 자신이 초라했다.
별은 너무도 많은데..알고 있는 것은 한개 뿐이니..

씻어야 하는데 귀찮다. 졸립고..휴가가 며칠 남지 않았다.. 집에 가서 무엇을 해야 할까?
꼭 해야 할일은.. 아버지와 목욕하기! 대학친구들 만나서 술마시기...

2011년 덧붙임
10년 전 나는 어디서 무엇을 했을까? 하는 궁금증을 군대에서 썼던 일기들이 풀어줍니다.
딱 10년 전 오늘.. 무엇을 했었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으니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줍니다.
10년이 긴 것 같지만 엊그제 같네요.. 지나고 나면 금방입니다.
지금도 눈 열심히 치울 군인들에게 감사합니다..



2011/12/11 - [군대 이야기/수양록 2년 2개월] - 병영일기(2001.11.20~2011.11.30)
2011/12/11 - [군대 이야기/수양록 2년 2개월] - 병영일기(수양록&새로운 일기장_2001.11.7~2001.11.19)
2011/12/06 - [군대 이야기/수양록 2년 2개월] - 병영일기(2001.4.27~2001.10.12여름이야기_2001.10.11~2001.10.22)
2011/12/06 - [군대 이야기/수양록 2년 2개월] - 병영일기(2001.4.27~2001.10.12여름이야기_2001.9.15~2001.10.11_GOP철수까지..)
2011/12/05 - [군대 이야기/수양록 2년 2개월] - 병영일기(2001.4.27~2001.10.12여름이야기_2001.7.10~200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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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03 - [군대 이야기/수양록 2년 2개월] - 병영일기 (2001.4.27~2001.10.12 여름이야기_2001.5.22~ 2001.5.31)
2011/11/29 - [군대 이야기/수양록 2년 2개월] - 수양록을 보다(2001년 4월 16일~2001년 7월 1일)
2011/11/13 - [군대 이야기/수양록 2년 2개월] - 수양록을 보다(2001년 3월 21일 ~ 2001년 4월 14일)
2011/11/06 - [군대 이야기/수양록 2년 2개월] - 자대 배치를 받다.
2011/11/01 - [군대 이야기/수양록 2년 2개월] - 수양록을 뒤져보니...(보충대+6주간 훈련소에서 적었던 짧은 메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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