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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노인에 대한 영화 <죽여주는 여자>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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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태어나면서 시작하는 것은 늙어감 일 것 같습니다.

어느 순간까지는 성장이라는 아름다운 말이 붙습니다.

 

20대 까지는 하는 성장에는 젊음이란 말이 붙습니다.

30대 부터는 젊음이란 말이 점점 어색해집니다. 

40대 부터는 중년 중후함 이런 말이 어색하지만 자연스러워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예전의 기준과 요즘의 기준 그리고 미래의 기준은 조금씩 다르긴 하겠지만 

나이는 어릴때는 얼른 먹고 싶지만 어느정도 먹은 상태에서는 정말 먹기 싫은 것이 되어버립니다.

 

지금까지는 육체적인 나이에 대해서 말해습니다.

하지만 정신적인 나이는 꼭 육체와 같이 하라는 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항상 드는 생각은 과연 내가 노인이 되었을 때 과연 어떻게 살고 있을까 입니다. 

지금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직 까지 노동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어서 이지만 솔직히 몇년 후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하지 못 할 거라는 두려움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5년 정도 일을 계속 할 수 있을까요? 

굉장히 막연하지만 안정적이지 못한 지금의 밥벌이로는 약 45세 정도면 지금 이 밥벌이 시장에서는 낄 수 없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점점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과연 45세에 어떤 일을 구해서 밥벌이를 하고 있을까요?

정말 궁금해집니다. 

폐지는 2008년 경제위기 때부터 뚝뚝 떨어져서 가격이 바닥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킬로그램에 90원 정도 하는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지하철 무료 일간지는 사람들의 스마트폰 사용으로 구경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아직은 젊지만 막연한 노후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던 중에 영화 <죽여주는 여자>를 보게 되었습니다.

 

영문제목은 The Bacchus Lady입니다.

박카스여사? 박카스 할머니라고 불리는 종로쪽에 성매매하시는 할머니들 중 가상의 인물에 대한 영화입니다. 

 

 

예전에 포스팅한 글도 한번 참고해주세요.

검색어 '박카스아줌마', 노년의 性, 영화 <죽어도 좋아>

 
 
 
 
영화는 종로 어느 골목 안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소영(윤여정 배우)은 종로 어느 골목 2층에 있는 산부인과에 갑니다. 
30전후로 보이는 젊은 의사의 진료 결과는 성병이랍니다. 
투덜투덜 거리면서 처방전을 받고 나오려는데 병원이 소란스럽습니다. 
진찰실에서 의사는 한 외국인 여성을 내보내려 하고 그 여성은 의사의 가슴에 가위를 찌릅니다. 그리고 병원 경비원에게 붙잡히고 그 여성의 아들로 보이는 아이에게 도망가라고 손짓을 합니다. 
그 아이는 소영이 병원에 들어오는 장면부터 보이던 아이였습니다. 참고로 그 아이는 의사와 외국인 여성 사이에 태어난 민호는 코피노(코리안+필리핀)입니다. 
어쨌든 엄마의 말대로 그 아이는 도망갑니다. 그 골목에서 큰길로 나가면서 도로를 건너는 순간 그 아이는 차에 치이고 맙니다. 
 
어느새 장면은 바뀌고 소영은 아까 그 아이와 함께 자신이 살고 있는 집으로 옵니다.
지어진지 오래되어 보이는 2층 단독주택입니다. 마당도 있어서 뭔가 아늑한 느낌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파트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초라해보이는 살기 불편한 곳으로 보일수 있을겁니다. 
 
어쨌든 그곳에는 2층에는 트렌스젠더인 집주인 티나, 1층에는 의족을 하고 다니는 성인피규어 작가 도훈 이렇게 세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이제 잠깐이지만 식구 한명이 늘었습니다.
 
그렇게 그 집에는 트렌스젠더, 장애인, 박카스할머니, 혼혈아이  이렇게 살게 되었습니다. 
쉽지 않은 구성이긴 합니다만 아마도 영화니까 이런 구성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영화의 주인공 소영은 잠시나마라도 식구 한명이 늘었기에 돈을 벌어야만 했습니다.
성병에 걸려서 일하기는 힘들지만 워낙 그 업계에서는 인기가 많았기에 영업은 계속 할 수 있었습니다.
노인의 성매매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야한 장면이라기 보다는 불편한 장면으로 보여줍니다. 
 
그러던 중 예전에 참 잘해줬던 꽃배달하는 재우(전무송) 버스에서 우연히 보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만나게 됩니다. 잘해줬던 사이라고 하지만 아마도 예전에 소영의 단골고객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던중 엄청 매너있던 송노인이 지금은 요양병원에서 아무것도 못한채 누워있다는 소식을 듣고 문병을 갑니다. 소영에게 워낙 잘해줬던 송노인이라 소영은 자주 문병을 갔습니다. 그리고 송노인이 이렇게 사는건 사는게 아니니 차라리 죽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습니다. 갈등 끝에 소영은 송노인을 죽게 합니다.
 
그것으로 시작해서 재우의 치매에 걸린 친구의 죽음도 도와주게 되고 결국 재우의 죽음까지 도와주게 됩니다. 
마지막 엔딩은 감옥에서 죽고 무연고납골당에 안치되는 장면으로 끝납니다.
물론 제가 영화를 볼때 앞에 계셨던 어르신 두명께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씀하신게 기억납니다.
<죽여주는 여자가 진짜 죽여주는 여자였어...>
처음에는 성적으로 나중에는 생명을 해결해주는 걸로 바뀝니다.    
 
이 영화는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같습니다.
트렌스젠더, 장애인, 혼혈아 등 주류가 아닌 비주류 
조금은 극단적인 구성이지만 결국 주류든 비주류든 노인이 되가는 사실로 공감을 이끌어갑니다.
 
살아가면서 몸은 불편해지고 아파지고 젊을때와는 점점 달라집니다.
누구도 자신의 몸이 아파지길 원하는 사람이 없고
항상 젊어진채로 살아가고 싶지만 지금 이 순간도 시간은 흘러가고 우리의 몸은 늙어지고 있습니다.
 
<죽여주는여자>에서는 노인들의 성문제 보다는 노인들의 자살문제에 집중을 한 것 같습니다.
 
평균 수명은 늘어났지만 경제활동은 상대적으로 일찍 끝나버리는 현실
마땅한 수입은 없고 폐지를 줍기 보다는 성매매를 하게 되는 그런 현실
 
늙어지면서 몸은 아프지만 병원비 약값으로도 부족한 생활비와 같은 일상은 더이상 살아가고 싶은 생각을 안들게 만들어줍니다. 
 
거기에서 남과 여 에 대한 부분도 보게 됩니다.
성적인 부분에서도 소영은 강압적으로 당하는 장면도 있습니다. 남자에 의한 희생양 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몸이 불편한 송노인은 스스로 죽기 힘들었었겠지만 재우의 치매 걸린 친구의 죽음을 도와줄때에는 재우가 소영에게 부탁을 하고 재우,소영,치매걸린 친구 이 세사람이 산 정상까지 올라간 다음 재우가 멈칫하면서 산 아래로 내려가는 장면은 남자의 이기적인 모습이 보여서 불편했습니다.
 
물론 제일 대단 했던것은 재우의 죽음에서입니다. 
재우는 소영과 맛있는 밥을 먹고 호텔에 들어와서는 살고싶지 않다면서 한움큼 준비 해놓은 수면제를 삼키는 모습에서였습니다. 
 
너무 힘든 짐을 소영에게 짊어지게 만드는 것은 더욱 극단적으로 만들었습니다. 
같은 남자로써 저러면 안되는건데... 하게 만드는 이 시대에 이기적인 남자들로 인해 더욱 힘들어지는 여성들에 대한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아마도 제가 노인이 되었을때에는 <죽여주는 여자>의 현실보다 더 안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노년의 삶은 모르겠지만 제 노년의 삶을 상상해보면 ....
 
지금도 안정적이지 못하기에 노년은 더 힘들게 살아갈 것 같다는 막연한 불안감을 갖게 됩니다.
그때쯤이면 자살도 선택할 수 있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너무 부정적이지 않냐구요?
그러게요. 둘러봐도 희망적이지 않으니 더 부정적이게 됩니다. 
 
대한민국이 살맛나는 나라로 바뀌게 된다면 나중에는 <죽여주는 여자>가 아닌 <살려주는 여자> 이런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요?
 
 
영화 <은교>에서 이적요 작가의 말이 떠오릅니다.
 
너희의 젊음이 너희의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이,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주인공 윤여정배우님의 오스카 여우조연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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