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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일상..

배꽃 화접 그리고 좋은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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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활짝 핀다음 벚꽃비가 내릴 즈음에 배꽃이 핍니다.

사계절이 뚜렷하지 않은 요즘에는 봄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꽃들에게 눈길이 많이 가게 됩니다.

 

꽃알못인 저 같은 경우는

어느게 개나리고 진달래인지 구분도 안됩니다.

하지만 벚꽃은 좀 알 것 같고 헷갈리지만 배과수원에 핀 꽃은 배꽃이라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몇년 전 이맘때 화접이라는 것을 해본적이 있습니다.

다행히 주말이라서 경험할 수 있었는데요.

 

그당시 화접을 하면서 들었던 이야기 중 제일 와닿았던 말 중에는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화접은 해야 한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은유적인 표현으로 장례식 중이라도 화접시기를 넘길 수 없다는 말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꽃을 자주 접하지 않는 까닭인지

언제 꽃이 피고 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꽃이 필요하면 꽃집에 가서 언제든지 살 수 있으니까 더욱 몰랐던 것 같은데요.

 

그나마 일년중 가까이서 봤던 꽃이라고 하면 벚꽃을 뽑을 수 있는데 그 벚꽃을 보면

꽃이 피어서 떨어지는데 그 기간이 길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꽃이 피고 지는걸 그냥 그러려니 했었는데....

그 꽃에서 열매가 열린다는 것을 배나무 화접을 하면서 알게 된겁니다.

벌이 이 꽃 저 꽃 돌아다니면서 암술 수술을 연결시켜 주는데

배꽃은 벌들한테 인기가 덜한건지 아니면 빛공해와 같은 요인으로 벌들이 많이 줄어들어서인지...

배꽃들이 쉽게 이루어질수 없어서 사람의 손을 빌어서 암술과 수술을 연결시켜줘야 한다는 겁니다.

 

배의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벌들의 노력 보다 사람들의 노력이 더 확실했을거라 추측해보며

지난 주 배 과수원에는 하얀꽃들이 만발했었습니다.

 

지나가다 눈 덮인 것 처럼 하얗게 보이는 모습은 벚꽃보다 더 멋있어 보이기도 했는데요.

그 배꽃 아래에서는 부지런히 화접을 하시는 분들이 보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부모님이 돌아가셨어도 화접은 해야 하거든요.

안하면 그해 배 농사가 잘 안되는 겁니다.

배꽃이 떨어지기 전에 얼른 솜방망이로 화접을 해야합니다.

 

삼년 전에 화접알바를 했을 때는 그 꽃이 그 꽃 같아서 헷갈려 하면서 솜방망이질을 했습니다.

키보다 높은 꽃을 보면서 얇은 대나무 끝에 솜방망이를 씨앗(?)을 묻혀서 꽃 가운데에 톡톡 찍어넣는 일이

쉬울줄 알았지만 꽤나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 봄에는 화접을 하지는 않았지만

배꽃을 보며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해봅니다.

 

꽃이 피었을때 노력을 해야 열매를 맺는구나.... 

나무는 해마다 꽃이 피지만 사람은 해마다 꽃이 필까?

나는 언제 꽃이 피었었을까?

지금 꽃이 핀 상태일까? 아니면 피었다가 지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져버린것일까? 아니면 피기 전일까?...

 

가끔은 나무가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계속 자라나는 것...

매년 꽃이 피는 좋은 시기가 존재한다는 것은 사람보다 좋아 보일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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