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휴에는 저희 집에 조금 재미있는 일이 있었습니다.
봄바람이 솔솔 부는 요즘 같은 날에는 조금은 춥더라도 문을 활짝 열어놓고 싶었습니다.
문을 열고 있었던 중요한 이유는 고양이가 바깥으로 놀러 나갔기 때문이었죠.
오라는 고양이는 오지 않고 뭔가가 날아들어 옵니다.
제비 한마리가 집안에서 왔다갔다 날아다닙니다.
솔직히 조금 놀랍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습니다.
평소 거리에 돌아다니는 비둘기나 나무 혹은 전선 위에 있는 새들에게 아는 척을 하며 교감을 하려고 노력을 했던
저였지만 물찬 제비 마냥 아니 정말 빠르게 잘 날고 있는 제비를 가까운 거리에서 보고 있노라니
그 제비의 생각이 어떤지 모르고 얘가 공격을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겁이 났습니다.
어디서 들었던 건 있었는지
저는 비둘기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 혹시 박씨 물고 왔니?? "
이러면서 제비랑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지만
사실 제비가 제 말을 알아듣기나 했겠습니까?
제비가 짹짹짹짹 거리는데
저 역시 무슨 말인지 못알아 듣겠습니다.
어쨌든 신기한 이벤트였습니다.
사진 몇장 찍으려고 하는데
제비는 참 바쁘게 돌아다녔습니다.
그리고는 바깥으로 나갑니다.
결국 제비 사진 한장도 찍지 못했습니다.
집 나간 고양이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기에
저희 집 문은 활짝 열어놓은 상태였습니다.
또 제비가 날아들어옵니다.
유경험자는 역시 다릅니다.
두번째 오니까 솔직히 놀랍거나 무섭지는 않았습니다.
얘는 왜 오고 있는거지?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집을 지으려고 하는건가?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잘하면 제비 이웃이 생길 것 같다는 설레임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제비는 또 나갑니다.
집 안에 있는 저희 가족들은 제비 이야기를 하면서 웃습니다.
제비가 또 들어옵니다.
이번에는 정말 제비가 집안에 집을 만들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제비나 사람이나 서로 난감하게 됩니다.
문을 항상 열어 놓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문을 열어놓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비가 나간 틈을 타서 문을 닫습니다.
바깥에서 제비가 오나 안오나 기다렸습니다.
이거 참 난감합니다.
아까 그 제비가 날아옵니다.
이번에는 혼자가 아닙니다.
한마리가 더 날아옵니다.
두마리가 저희 집 문 앞에서 날고 있습니다.
한마리는 전선 위에 앉아 있고
다른 한마리는 문 앞에서 어쩔 줄 모릅니다.
좋은 집터를 알아봤다고 자기 짝을 데리고 구경시키러 온 것 같은데
그 집터로 들어가지를 못하게 됐으니 상황이 난감합니다.
그 두마리는 어디로 날아갑니다.
조금은 아쉽습니다.
제비와 이웃사촌 하면서 살 수 있는 기회였는데....
그날 계속 잊을만하면 제비 한마리가 와서 문앞에서 기웃거립니다.
저 녀석은 얼마나 난감할까요?
사람으로 따지면 신혼집 알아보고 자신의 짝을 데리고 구경 혹은 허락을 받으러 왔는데
집이 없어진 상황이나 마찬가지니....
제비나 사람이나 결혼은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집이란 것은 동물에게 있어서 제일 기본적인 조건이라는 것을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그 제비가 집 바깥에 둥지를 만들어 이사를 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비록 그 바닥에는 지저분한 제비똥으로 어수선하겠지만
제비 식구들의 지저귐들은 마음을 채워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월세 전세 뭐 그런거 아니니까 제비 부부 이사와서 우리 가족이랑 화목하게 같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뭐.... 제비집 아래에 똥이 지저분하다고 하는데.... 사람 똥 보다 크고 냄새나고 지저분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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