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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이야기/수양록 2년 2개월

십년 전 군대 일기_2002년 12월 10일~12월 23일_특별한 일 없는 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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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생활이 105일이면 세달 조금 더 남은 시기였습니다.

시간 참 안가던 때였던 것 같습니다.

후방이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재미난 일도 많았을 것 같은데 전방GOP에는 소대 별로 쪼개져 있어서 사람도 30명 좀 넘게 있었고 

항상 인원이 모자른 까닭에 병장이라고 편한 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여름에는 장마... 겨울에는 폭설...로 몸 고생했고...

봄에는 꽃... 가을에는 낙엽... 으로 마음 고생 했습니다.

군 생활이 편할 수 없는게 당연하겠죠.

편하면 병영체험이겠죠.


연말이어서 여러 감정이 들었던 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괜히 쓸쓸하고...

집에 가고싶고...

빨리 시간이 갔으면 좋겠고...

한살 더 먹는게 싫고...

그런데 눈은 일부러 달력 빨간 날에만 내리는 것 같고...

열심히 치우고 나면 또 내리고...

너무 많이 내리다 보니 부식차량 오는 길도 끊겨서 깡통에 들어있는 비상식량도 까먹고...

그런데 눈 내린 경치는 정말 감탄이 절로 나왔었지요.

(물론 말년병장은 누구나 눈이 내려도 감상에 젖었을 겁니다... 이 눈도 마지막이다!!이러면서 ㅎ) 


연말입니다. 군인이라는 신분이 주어진 사람들은 사회에 있는 사람 보다 더 춥고 힘듭니다.

주변에 군인이 있으면 크리스마스 카드라도 보내주시면 힘이 될 것 같아요.

  


2002년 12월 10일 화요일 105일 남음

제설작업...

날씨가 많이 춥다.

이 겨울이 지나야 집에 가겠지?



2002년 12월 12일 목요일 103일 남음

뭐했지?

아침에 일하고

낮에는... 일했고

밤에는... 놀았다...

이제는 업무 보는데 시간도 그리 걸리지 않고... 거의 그게 그거라서...


2002년 12월 13일 금요일 102일 남음

오늘도 열심히 살았다!

정말! ... 그리고 강해지자!



2002년 12월 14일 토요일 101일 남음

오늘은 오랜만에 다른소초 동기도 보고...

이 사람 저 사람 봤다.

다른 동기 녀석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아픈 까닭에... 나중에 말년휴가 출발 같이 하면 좋을텐데...

빨리 완쾌 되기를...

그리고 나 역시 건강한 생활을 계속 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더불어서 재미있게 살자! 언제까지나 불평불만 자포자기 할 순 없잖아!


2002년 12월 16일 월요일 99일 남음

비가 왔다.

비를 맞았다.

땀 흘리고... 떨었다.

그리고 배가 부르다.

그래서 졸린가 보다.

씻자!

상쾌하게...

그리고 책 읽자...

눈...

즐겁게 하자...

그리고

눈...

치울 준비하자...


2002년 12월 17일 화요일 98일 남음

눈 쓸고... 돌아다니고... 야간근무섰다...


2002년 12월 18일 수요일 97일 남음

오늘은 일년 전 마지막으로 담배 피웠던 날이다...

그후로 담배를 끊었다...

일년 전이다...

오늘...글쎄...


2002년 12월 19일 목요일 96일 남음

오늘 너무나 평화로운... 그런 날이었다.

단조롭고... 그냥 그렇게 시간을 보냈고 오랜만에 사람들 한테 전화도 많이 했다.

보고 싶은 사람들이다. 나중에 집에가면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겠지?

편지나 쓰자...


2002년 12월 20일 금요일 95일 남음

오늘은 날씨가 좋았는데 나른하고 힘도 없고 병든 닭 처럼 졸다가...

소초 순회하다 동기하고 이야기 나누고... 올라와서 많이 먹고...

오늘은 나의 무기력감에 푸욱 빠졌던 날인 것 같다.

오늘... 그래도 뭐... 많은 일을 했다...


2002년 12월 21일 토요일 94일 남음

오늘은 바쁘고 체력소모도 좀 큰 날이었다.

당분간 휴식이다.

휴식! 쉬자!


2002년 12월 22일 일요일 93일 남음

일요일...

근무지원 첫째날...

오전주간근무... 그리고 후반야...

오늘도 즐겁게 보내자...

인생살이 즐겁게 살자^^


2002년 12월 23일 월요일 92일 남음

월요일...

오늘은 동네 친구 녀석 제대한 날이다...

언젠가는 나도 제대 할 날이 오겠지?

조금만 더 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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