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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이야기/수양록 2년 2개월

십년 전 군대 일기- 벌써 12월! 지난 11월에 밀린 2002년 11월 일기들(2002.11.1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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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군대에서 딱히 멋진 일상은 아니었었네요.

빼빼로 데이라는게 생긴지 별로 안되었던 그 시절 같고요.

전방생활이라 정체 불분명한 일 들을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취사병 보조부터 발전병 보일러병 등등 이것저것 했던 것 같습니다.

취사 보조는 취사장이라는 곳이 살짝 독립되어 있었고,

취사병은 후임이었기에 이것저것 얻어 먹을 것도 많아서 하루종일 있었던 것 같습니다.

취사병은 아침 준비하고 설겆이 하고 점심 준비하고 설겆이하고 저녁준비하고 설겆이하고...

이러다보면 하루가 끝나더라구요. 일요일도 밥은 먹어야 하기에 쉬는 날 없이 계속 취사에 전념했었지요.

쌀 씻고 밥하는 것과 쉬운 반찬 한개를 도맡아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취사병 휴가 갔을 때에는 제가 취사병도 했었고요...

 

발전기는 통신병 대신 인수 받는 바람에 ㅠㅠ

제가 발전기 담당이 되어 버려서 시간 날 때 마다 시동작업하려고 팽이 돌리듯 줄감아서 미친듯이 잡아 당겼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하루종일 그짓거리 하다가 몸이 약해졌고 더불어 말 안듣는 부사수와 검열에 대한 스트레스로 삼일간 쓰러져 있기도 합니다.

 

나름 말년이었지만 몸을 추스리자 마자 독감이 유행해서 환자 발생이 많아 근무 인원이 나오지 않는 소초에 파견 나갔다가 제가 독감에 걸리기도 합니다. 말년의 수모였었지요. 아무튼 그렇게 연말은 몸도 피곤하고 마음도 피곤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쨌든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11월은 몸이 많이 약해지는 시기인가 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이 시기가 문제네요.

 

이런 재미없는 군생활도 있구나 하고~

대충 한번 읽어 보시지 말입니다.

 

 

2002년 11월 11일 월요일 134일 남음

오늘이 빼빼로 데이라 불리는 날이란다...

나 같은 군인들 한테는 정말 별 의미없는 날이기도 하고...

오늘은 오랜만에 업무를 봤는데 그나마 나라는 존재가 무엇인지 좀 실감하게 된 날이었다.

 

2002년 11월 12일 화요일 133일 남음

밥하고.. 업무 좀 보고..

오늘도 그렇게 보냈다.

동기들 못 본지도 무척 오래 되었는데 잘 지내나?

 

2002년 11월 13일 수요일 132일 남음

날씨가 추웠다.

오랜만에 낮잠 아닌 낮잠도 잤고

추! 웠! 다!

 

2002년 11월 16일 토요일 129일 남음

최악의 날이었다.

세상은 뜻대로 안되는 일이 많다...

세상살이가 다 그런거겠지?

 

2002년 11월 17일 일요일 128일 남음

오전에 눈 쓸고

오후에 눈 쓸고...

오랜만에 눈 치우니까 온 몸이 쑤신다.

그리고 야간 상황까지?...

시간은 빨리 가지...

 

2002년 11월 18일 월요일 127일 남음

조금은 피곤했다.

양파 까면서 눈물도 글썽이고...

공포탕 쏘면서 멋있는 척도 해보고...

총도 닦고...

졸립다... 자야겠다...

 

2002년 11월 19일 화요일 126일 남음

피곤했다.

섹터에 있는 소초들을 다 돌았다. 나름대로 열심히 보낸 하루였다.

그리고 여드름(?) 뭐라고 해야하지? 뾰루지? 아무튼 이마에 생겨서 은근슬쩍 나를 괴롭힌다.

난 정상적으로 살고 싶다.

 

2002년 11월 21일 목요일 124일 남음

쌀쌀한 날씨.. 바빴다. 그랬다...

배가 부르고 답답하다... 다이어트 해야겠다...

 

2002년 11월 22일 금요일 123일 남음

발전기가 잘 안돌아간다.

하루종일 시동 걸려고 돌렸는데 안돌아간다.

내일은 제대로 돌려야겠다.

날씨도 포근했고.. 하루가 금방 지나갔다.

언젠가 나도 집에 갈 날이 오겠지?

갈 곳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거다.

 

2002년 11월 23일 토요일 122일 남음

역시 따뜻했는데...

특별하게 한 일 없이 하루가 지나갔다. 더욱 바쁜 생활을 하자

 

2002년 11월 24일 일요일 121일 남음

취사지원... 김치 잘랐다.. 하루종일...

이제 다이어트 하려고 소식! 천천히 씹기... 군살 빼야지!

 

2002년 11월 27일 수요일 118일 남음

 

삼일 동안 아팠다...

군종병이 와서 초코파이 하나랑 오예스 한개 줬는데 초코파이 유통기한이 2003년 3월 25일까지 였다.

군대에서 나란 존재의 유통기한도 2003년 3월 25일 까지다!

조금만 참자!

더 이상 아프지 말고... 잡초처럼 지내자!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2002년 11월 28일 117일 남음 목요일

근무지원 전반야 그나마 따뜻한 날씨였다.

 

2002년 11월 30일 토요일 115일 남음

주간근무...

날씨가 많이 좋았다.

하늘은 너무나 파란색이었고..

햇볕도 따사로웠다...

그리고... 저 멀리 북쪽 땅도 잘 보였다.

그런데... 겨울이라서 그런지 낮이 짧더라...

이 날은 이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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