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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이야기/수양록 2년 2개월

십년 전 군대 일기-10월 마지막주_10월 26일 첫눈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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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012년 10월 27일)은 하루종일 비가 오고 있다.

이 비가 멈추고 나면 쌀쌀해질 것이고.. 11월이 될 것이다.

겨울이 오고 있다.

10년 전 일기를 꺼내보니 10월 26일에 눈이 내렸다고 한다. 토요일..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10년 전에는 토요일 오전에 내무반 청소를 하고 점심 먹은 다음에는 활동복으로 갈아입고 나름의 정비를 했던 것 같다. 밀린 빨래나 전화 편지.. 계급이 낮으면 눕고 싶어도 눕지 못했으니.. 빨래 같은 것을 하면서 내무반에서 살짝 나와 있었던 것 같다. 

고참들 많은데에서 쉬는게 쉬는건 아니었으니까.


가을에 비가 오면 항상 생각난다. 

군인시절 제설작전을 하고 난 후 콜렉트콜로 집에 전화를 하면서 동네 날씨 어떻냐고 하면 꼭 비가 내린다고 했었다.

아... 사회에서 비가 오면 군대에서는 눈이 오는구나...

오늘도 비가 하루종일 오고 있다. 아마 내가 있었던 그 곳에는 눈이 내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원래 눈은 토요일 일요일 크리스마스 설날... 

이런 쉬는날이나 외로운 날 내리는 법이다.

자칫 잘못된 방향으로 군생활 어긋나지 말라고 마음이 뒤숭숭한 가을 겨울에는 자연이라는 거대한 힘이 선물을 내려주는 것 같았다.

가을에는 싸리비 작업을 해야 했고... 거점에 있는 시설 정비하느라 바빴었다.

다행히 우리중대는 진지공사라 해서 새롭게 땅을 파거나 하는 짓은 안했었다. 

잘못 땅을 파다가 불발탄을 건드려 인명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정말 다행이었다.

나는 그래서 군생활을 참 편하게 하지 않았나 싶다.


겨울에는 훈련을 했던 기억은 했겠지만 기억도 나질 않는다.

오직! 제설작전에 올!인! 했던 기억만 난다.

눈 오면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서 제설작전하고 돌아와서 휴식... 그리고 제설작전...

비록 몸에 살이 붙어서 둔해진 지금도 눈 치우는 것은 아마도? 잘하지 않을까 싶다.

너무 사설이 길었다.


몇 밤만 자면 11월이다. 

10년 전 일기도 거의 끝나간다. 딱히 재미도 없는 내용이지만...

대부분의 군생활이 그럴 것 같다. 하루하루 비슷하고... 지루하고... 짜증나고...

10년 전 나는 군생활이 150여일 정도 남았었다...

일기를 보면서 기억을 더듬어 보면 그 시절 이때 쯤 굉장히 지루 했었던 것 같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 지루 할 때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 계절이 시작 되었다는 것이다. 



2002년 10월 26일 토요일 군생활 150일 남음

첫 눈 오던 날.

눈왔다.

그래서 눈 쓸었다.

눈 쓰는 건 힘들어도 풍경은 언제나 웅장하고 멋있다... 멋 있었다.. 그리고 날씨가 추워졌다.

요즘 내가 많이 힘든가?

2003년에는 화려한 2부를 시작하자구! 

배우는게 남는거고.. 어떻게 해서든.. 멋지게 폼나게 살자!


2002년 10월 27일 일요일 군생활 149일 남음

일요일..근무섰다.. 무엇을 했지? 가슴이 두근두근거린다.


2002년 10월 29일 화요일 군생활 147일 남음

어떻게 할까? 잘 살아보자..

바람이 불면 당연히 살아야 해!

어떠한 시련이 있어도 이겨내자! 지금 있는 것들은 별것 아니니까..


2002년 10월 31일 목요일 군생활 145일 남음

잠도 못자고 힘들었다.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피로가 많이 쌓였다고 해야 하나? 졸립다...


설마.. 

요즘도 민간인 동네에 비 올때 군인 동네에는 눈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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