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2월 21일 목요일 군생활 397일 남음
오늘은 우울한 날..
하루종일 투덜투덜 거렸다.
날씨가 흐려서 그런가?
2월도 일주일만 지나면 끝이다.
군대에서 맞이하는 두번째 2월이다.
햇수로는 3년 동안 군대에 있게 되는 거다..
3년 너무 귀한 시간에 이곳에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이 원하지 않는 이 곳의 생활과 기억도 내 소중한 시간들이다..
2002년 2월 22일 금요일 군생활 396일 남음
하루하루 시간이 잘 가는 것 같다.
오늘도 이것저것 기억에 나질 않는 일을 하다 보니까 이렇게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을 맞이 하게 되었다.
오늘은 오랜만에 집에 전화를 했다.
어제 오늘 날씨도 봄날씨 같고 집에도 별일 없고 기분이 나쁘지 않다.
아참 오늘 지대장님과 면담 결과 발톱이 빠지려고 하고.. 나쁘게 된다면 발톱이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별로 기분 안좋은 일인데...
소독 잘 받으면 좋아질거라 믿고 열심히 소독 받자!!
제발 나쁘게만 되지 말자!
2002년 2월 23일 토요일 군생활 395일 남음
오늘은 토요일...
전화가 고장나서 전화도 못하고.. 다음 주 이 맘때면 휴가 가기전이라 약간은 기분도 들뜨고..
이것저것 조사도 하느라고 바쁘겠지...
요즘은 날씨 따뜻한 것이 훈련도 조금이라도 수월하겠지...
발톱이나 무사하게 잘 자랐으면 좋겠다...
2002년 2월 24일 일요일 군생활 394일 남음
내일부터 4일동안 아니...
3월 1일까지 연대혹한기전술훈련을 한다.
훈련에 대한 부담감? 그런 것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그건 잘 모르겠다.
아무튼 내일부터 훈련이다.
훈련 무사히 끝마치고 약간의 작업과 정비를 취하고.. 휴가 가는 거다!
휴가... 대학 친구 녀석 군대가는 것에.. 내 휴가 일정이 결정되었지... 그 녀석 고마운 놈이다.
나 군대 올 때 102보충대까지 바래다 주고.. 혼자 쓸쓸히 걸어가는 뒷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이번엔 내가 그 녀석 바래다 줘야겠다.
은혜를 입었으면 갚을 줄 알아야 하는 법!
일기를 옮겨 적다보니...
바르는 빨간약에 대한 추억이 떠오릅니다.
남자들 군대 이야기를 듣다보면 축구얘기, 사격에서는 명사수였고! 절대 고문관은 아니었으며, 본인이 한 군생활이 제일 빡셌고!
그외 이것저것 허풍이 심하지요...^^
그래서 저도 군대이야기는 최대한 하지 않고 살려고 노력중입니다.
솔직히 저는 명사수 아니었고요..
멀가중 멀가중 멀중가중!을
외치면서 가운데를 맞추려고 사격해본적 없는 군생활해서 명사수가 될 기회도 없었습니다.
제 총이 영점조정은 잘 되어 있었는지 조차 모르겠습니다.
무조건 즉각조치사격이 우선이었거든요.. 앞에 북한군이 보이는데 조준할정도의 시간은 없으니까요!
무조건 크레모아 터뜨리고 수류탄 던지고 사격하는 순서였지요.. 바뀌었나? 아무튼 거의 동시적으로 세개의 무기를 ...
축구요? 하하.. 축구할만한 곳도 없었지요.
전방에서 공 찰 만한 곳은 없었습니다.
휘~익 하고 공 멀리 넘어가면... 정말 데굴데굴 미친듯히 후사면 따라 굴러가는 축구공은 터뜨리고 싶을 정도로 미웠었고요.
후방이라고 GOP철수해서 간 곳은 작업만 신나게 하고.. 축구하다가 쇄골 부러진 후임병으로 인해 축구도 거의 못하게 하는 분위기였으니까요...
그건 그렇고요.
앞에 말씀드린 빨간약에 대한 추억이 있습니다.
어른들의 군대 이야기를 들어보면 의무대에 배가 아파서 가면 빨간약을 배에 발라주더라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가 있었지요.
솔직히 뻥이고요...
배 아픈데 빨간약 발라주는 건 아무리 군대지만 이해 안갔고요... 안갔고요... 안갔지요...
미리 옮겨 놓은 병영일기를 보신 분은 얼핏 기억에 남으실지는 모르겠지만..
겨울에는 참 눈을 미친듯이 치우러 다녔습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눈 쓸고 막사 복귀하면
밥먹고 잠자는 일과가 반복됐습니다.
어느날인가? 왼쪽 네번째 발가락에 살짝 상처가 났었습니다.
살이 텄다고 해야 하나요? 아무튼 조금만 상처가 났었고요.. 그 상처가 은근 오래 갔었습니다.
눈 치우고 막사 복귀하면 의무병한테 가서 빨간약으로 상처를 소독 받고는 했습니다.
군대에서는 작은 상처도 잘못관리하면 봉와직염에 걸리기 쉽거든요.
봉와직염은 사회에서는 보기 힘든 병이지요.
작은 상처가 미친듯이 곪아서 탱탱 붓고.. 잘못하면 절단해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걸린적 없지만 걸렸던 사람들 보면 정말 보기 흉할정도로 붓고 그러더라구요.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있거나 앉아있는게 참 부럽기도 했지만..
아무튼 봉와직염이 무서워서 부지런히 상처를 소독받았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처는 커졌고... 그 상처가 쓸리는게 너무 아파서 제설작전하러 다닐때 불편했습니다.
언제부턴가 막사로 돌아오면 발가락이 너무 아파서 절뚝거리게 되었고... 전 혹시나 봉와직염이 아닐까 걱정하면서 의무병한테 갔습니다.
봉와직염 예방에는 소독밖에 없다면서 열심히 과산화수소수와 빨간약.. 아까징끼라고 불리는 요오드칼륨이었나요? 아무튼 빨간약을 열심히 치덕치덕 칠해주곤 했습니다.
시기하게도 막사에서는 절뚝거리지만.. 제설작전을 나가면 뛸 정도로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막사에 오면 절뚝거리고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니까.. 발톱이 점점 바깥쪽으로 밀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발톱이 자라야 할 부분은 발톱은 안보이고 속살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무서웠어요... 아.. 예전에 고문중에 손톱발톱 뽑는 고문이 있었다는데... 하는 생각과.. 점점 발톱은 바깥쪽으로 밀려나가고.. 그렇게 나가는 만큼.. 손톱깎이로 조금씩 잘라내고.. 그 발톱의 비율이 점점 줄어들다가.. 발톱이 떨어져 나갔을때엔... 물렁물렁한 발톱이 있어야 할 그곳이 낯설고 징그럽고... 그랬습니다.. 발가락에 작은 상처때문에 발톱이 빠졌다는 것... 그건 참.. 기분 나쁜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위에 옮겨 적은 것 처럼 지대장 그러니까 의무중대장이 왔을때 발가락을 보여주니... 자라지 않을 수 있다고 한 것이죠.. 아.. 이거.. 슬리퍼같은거 못 신고 다니겠다.. 하는 걱정도 되었습니다.
발톱이 빠졌어도 열심히 소독했습니다. 깨끗하면 자라지 않나 해서요...
일기에서 씌여졌듯.. 혹한기 훈련을 합니다..
그리고 휴가를 갑니다.
상병때 일병 정기휴가를 가는 것이지요...
그리고 발톱의 생존여부가 궁금해서 병원에 가게 됩니다...
빨간약에 대한 두번째 이야기는 좀 지난 후에 계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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