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deo Killed the Radio Star 라는 The Buggles 의 노래가 있다.
MBC예능 라디오스타에서도 BGM으로 나왔던 것 같고
라디오에서도 몇번 듣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익숙하지만 낯설은 노래다.
익숙했던 곡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봤던게 언제인지 기억이 나질 않지만 최근 다시 뮤직비디오를 접했을때
생각보다 잔잔한 음악이었다.
뮤직비디오는 백남준 작가의 작품들 속에 나오는 영상들과 비슷한 느낌이었고
아마도 그 시대 70년대에서 80년대 넘어가는 그 즈음에는 많은 기대감이랄까? 아니면 문화충격과 같은 것들이 있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흑백텔레비전에서 컬러텔레비전으로 넘어가는 전환기는
텔레비전에 푹 빠지게 만들 수 밖에 없는 중독적 요소가 아니었나 싶다.
요즘 HD에서 UHD로 넘어가는 화질의 발전은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는 충격에 비하면 많은 의미가 없어 보일정도다.
물론 그 충격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분들은 이제 연세가 꽤 드셨을거라 생각하고 많은 사람들은 텔레비전은 원래 컬러영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게 당연하겠다.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영화나 TV, 라디오, DMB, 팟캐스트나 유투브와 같은 영상플랫폼과 같은 것들이 늘어나고 발전하고 없어지기를 반복한다.
뉴미디어라는 단어도 자주 쓰이고 요즘에는 그 뉴미디어라는 말도 조금 오래전 단어로 보여서 미래적이지 않아 보이기도 하다.
최근 봤던 영화는
수 많았던 그 시절 뉴미디어 중
아직도 하늘을 열심히 날아다니고 있는 올드하지만 그래도 필요한 미디어인 라디오에
관한 영화인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다.
한국에서는 2000년에 개봉된 일본에서 1997년에 제작된 이 영화는
라디오 생방송 드라마 소동극이라고 짧게 말할 수 있겠다.
(당시에 영화정보프로그램에서 재미있게 소개해줘서 보고 싶었던 기억이 있는 영화다.)
미타니 코우키 감독의 작품인데
미타니 코우키 작품은 연극 웃음의 대학으로 처음 접했던 것 같다.
한국 무대에 올려졌던 <웃음의 대학>을 보면서
막연하게 많이 영화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가 떠올랐었다. 왠지 시끌벅적해서 그랬을까? 그리고 일본작품이라고 들어서 그랬었는지...
검색해보니 미타니 코우키 희곡이었고 <웃음의 대학>,<웰컴 미스터 맥도날드>가 미타니 코우키 의 작품이었다.
미타니 코우키의 작품은 아직 두 작품만 접해봤기 때문에 이 사람의 색이 어떤 색인지는 쉽게 말할 수 없겠다.
다시 영화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 이야기를 이어나가자면
라디오 드라마 공모전에 당선 된 작품이 방송 되기 전까지의 모습을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녹음방송이 아닌 생방송으로 드라마를 보여준다 아니 들려준다는 것은 지금도 신선하지만 90년대말에도 신선하지 않았나 싶다.
등장인물들의 소소한 갈등으로 당선된 극본과는 내용이 점점 다르게 변형되가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과 그 상황을 모면하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웃음을 멈출 수 없었고 등장인물들의 갈등과 스폰서에 대한 눈치가 점점 고조되가면서 이야기는 점점 이상해지는 듯 하지만
라디오 공모작 <운명의 여인>은 그래도 작가가 원하는 대로 해피엔딩으로 흘러간다.
요즘에는 거의 듣기 어려운 라디오 드라마에 대한 소재를
라디오방송국 녹음실이라는 공간에서 여러명의 성우들이 보여준다.
라디오드라마의 제작과정을 보는 재미도 있었고
개인적으로 효과음들을 즉석해서 만드는 장면들은 신기하기도 했었고 보고 듣는 재미가 있었다.
산으로 갈 것 같던 드라마는 원작의 해피엔딩으로 끝이 나고
등장인물들의 갈등이 잘 해결되면서 드라마의 등장인물들 소개하는 시간은 괜히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영화 중간중간 이 라디오를 열심히 몰입하면서 듣는 트럭 기사가 방송국에 방문하는 장면은
그래도 아직 라디오는 존재해야 한다! 라는 뭉클한 메시지를 던져줬다.
영화가 개봉되었던 일본의 1997년이나 한국의 2000년이나
라디오라는 매체는 굉장히 오래된 텔레비전이나 영화에 비해서는 많이 모자란듯한 매체였다.
2009년부터는 스마트폰이 급격히 보급되고 쓰이기 시작하면서
라디오는 더욱 순위에서 밀렸을거라 생각된다.
특히 주파수를 맞춰가면서 듣는게 아닌 데이터를 사용하는 앱으로 듣는 음성콘텐츠들이 많아지면서
라디오라는 매체는 위기에 직면했을거라 생각이 든다.
물론 주파수로 커버하지 못하는 지역성을 데이터로 무한히 증폭 시킬 수 있는 장점도 있었겠지만
라디오방송사에서 만들어진 기존의 방송들은 소규모 인원들이 비교적 저렴한 장비로 녹음한 방송들과 경쟁을 하게 된다.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방송사에서 만드는 라디오나 TV방송들은 예전에 비하면 위기의 연속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위기감을 반영했던 영화였던 것 같다.
라디오 드라마의 소멸에 대한 아쉬움도 적절하게 담겨 있었다.
영화에서 자신의 드라마가 세상에 생방송 되기 전에 제작자와 함께 차를 마시면서 나누는 대화에서는
라디오 드라마에 대한 애정과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제작자:라디오 드라마는 정말 매력적이죠
작가:네
제작자:제 생각이지만, TV드라마에 없는 장점이 있어요
예를 들면, TV에서 SF하잖아요 미국영화에 지지 않는 영상을 만들려면
SF,컴퓨터그래픽 등으로 엄청난 돈이 들죠
하지만 라디오에선 나레이터가 한마디 '여기는 우주' 라고 하면 그냥 우주공간이 되는 거에요
작가:그렇네요
제작자:인간에게 상상하는 능력이 있는 한 라디오 드라마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작가:에
제작자:저는 라디오 드라마를 사랑해요
이 언젠가 라디오라는 방송은 없어질지 모르겠다.
한때 라디오를 들으면 나왔었던 추억의 라디오 드라마 격동 50년이 떠오르게 해줬던 영화였다.
https://www.imbc.com/broad/radio/fm/50years/index.html
10년 이상 후에 보면 라디오에서 드라마를 생방송으로 하는 모습이 담긴 이 영화를 보면 어떤 느낌일까 생각해본다.
라디오라는 매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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