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과거를 돌이켜 보면 후회 되는 일들이 많았었고
아마도 앞으로 살아나가면서 후회 할 일도 많이 생길 것 같다.
그것이 인생이라면 어쩔 수 없이 후회가 반복되는 것에 익숙해야 할 것이고
조금 덜 후회하려고 신경을 쓸 것 같다. 하지만 그 후회의 정도 역시 그 일이 일어날 그 시점에는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일어나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이 드라마(2021년 2월 17일부터 2021년 4월 8일까지 방영)는
특이한 점이 현재의 자신이 과거로 돌아간다거나 미래의 자신이 현재에 오는 등의 가거로의 여행이 아닌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와 만나서 같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 특성 상
그 당시 유행이나 사건사고 음악 패션 과 같은 세세한 것들의 고증을 보는 재미도 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생각 났던 비슷한 드라마가 있었는데
고백부부는 과거로 돌아가서
잊고 있던 현재를 이해하고 보듬어 준다는 내용이었고 세기말의 모습을 잘 고증해주어서
당시 응답하라 시리즈와 비슷한 느낌을 줬던 기억이 난다.
어쩌면 요즘 현실이 너무 힘겹고 막연했기 때문에 그런 타임슬립 이야기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후회를 많이 하고 살아서 그런지 이런 타임슬립 이야기들을 보고 있으면
잘 빠져드는 것 같다. 그리고 막연하게 나에게도 저런 일이 일어나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 보게 된다.
20년 전 17살의 내가
37살 변변하지 않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온다면 과연 어떨까?
17살의 나를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게 하려는 노력과
등장인물들이 과거의 어느 시점에 얽혀 있던 모습과 지금에 얽힌 모습은 묘하게 대비 되면서 웃음을 줬다.
인연이란 것이 무엇일까? 라는 생각도 하게 만들었고
어느 한순간 일어난 일로 한 사람의 인생이 바뀌는 모습 그리고 가족들의 모습도 바뀌는 것은 16부작이라는 시간의 한계로 급변화시켜 보여주지만 사실상 보통의 사람들의 인생도 드라마 속 이야기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주인공 반하니의 17살 자신의 행동으로 아버지가 죽음에 이르게 됐다는 죄책감으로 모든 사람들을 반하게 만들었던 주인공은 어둠의 늪으로 빠져들게 된다.
37살이지만 마트 파견업체에서 과자 프로모션을 하고 그마저도 과자 알러지가 있는 아이 덕분에 해고 되게 되는 등
반하니의 인생은 여유롭지 못했다.
어린시절에 자신에게 무시 받던 친언니의 집에서 가정부 처럼 공생하는 그녀의 처지는 많이 갑갑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응급실에서 17살의 자신과 만나면서 그녀의 인생을 조금씩 달라진다.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반하니의 17살이후 37살의 인생을 바꿔주지는 않지만 지난 20년 동안 상처 받고 항상 미안하기만 했던 그녀의 인생에 힘을 실어준다.
마트 파견업체에서 일했던 그 시간들도 그녀에게 좋은 밑거름이 되어 주고 그녀의 37년 인생의 정점이었던 17살에 그녀가 했었던 선행 역시 그녀에게 다시 돌아오게 된다.
더이상의 성장이 없을 것 같은 37세에 반하니의 상처들은 과거의 나로 인해 치유를 받는다.
상처를 줬던 그 17살의 자신에게서 상처를 치유받는 이야기는
문제의 해결책은 결국 자신에게서 구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다.
결국 17세의 반하니는 과거로 돌아가는데 성공을 한다.
하지만 과거로 돌아간 과거에서 왔던 17세 반하니는 아마도
어떻게 하다가 20년 후의 미래로 가서 봤던
한심해 보이던 자신의 모습은 기억을 못할 것이다.
그리고 반하니는 자신의 잘못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자책할 것이고
학교도 자퇴하고 우울증 약을 먹을 것이며 힘들게 살 것이다.
어쩌면 현재의 37세 반하니 처럼 마트 파견업체 직원으로 일하다가 해고를 당하는 과정을 그대로 똑같이 겪게 될지 모른다.
그리고 또 17세의 반하니를 만나고 계속 반복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 앞서 간 생각인 것 같다.
어쨌든 과거는 과거였고
현재의 반하니는 17살 자신의 행동으로 일어났던 그 모든 것들을
잘 극복하고 다시 자신의 인생 정점을 향해서 살아나갈 것 이다.
자신이 자신을 용서 할 줄 알아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드라마 공식홈페이지
https://program.kbs.co.kr/2tv/drama/hellome/pc/index.html
이런 일이 일어날 일은 없을 일이겠지만
혹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하는 아쉬움 보다...
지금 계속 일어나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조금이라도 덜 후회되고 아쉬워하는 선택들을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 모든 것을 다 계산해가면서 살 수 있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잘해도 잘못해도 과거의 나는 현재의 나였다...라는 당연하지만 잊고 있던 것을 생각하게 만들어 준 드라마였다.
'CONTENTS > 삶은 바보상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라마 빅마우스(2022) 해피엔딩은 아니었지만 해피엔딩을 꿈꾸게 되는 이야기 (0) | 2022.09.18 |
---|---|
정의를 실현하는 여정을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수리남>-OST도 명품! (0) | 2022.09.12 |
전혀 이상하지 않은 드라마<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0) | 2022.07.09 |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감상문(최종)(정말마지막)(추앙&환대) (0) | 2022.05.30 |
뒤늦게 본 드라마<나의 아저씨>대충 감상문 (0) | 2022.05.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