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가 끝이 났다.
똑바로 앉아서 아무런 잡념 없이 드라마의 처음부터 끝까지 커다란 화면으로 화면 안에 담겨 있는 무의미해 보이지만 의미가 담겨 있는 모든 것들을.... 다 챙겨 보지는 않았다.
수박 겉핥기 식으로 건성건성 못 부분도 있고
다른 생각을 하면서 시간 떼우기 식으로 보기도 했다.
처음 이 드라마의 제목을 보고 참 제목도 뭔가 딱딱한듯 딱딱하지 않은 어색한 것 같지마 어색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남산에 있는 해방촌이 드라마의 장소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야기는 신나지는 않았다.
전반적인 색감은 회색이라고 할까?
분명 삼남매가 살고 있는 동네는 생각보다 녹색이 많은 동네였는데...
기억에 남는 색감이 회색이다... 그리고 검정 그 사이의 여러가지 색감들
드라마에 나오는 말은 은근 쓰지 않는 말이었다.
추앙, 환대
어쩌면 이 드라마의 메시지는 추앙과 환대 이 두단어일지 모르겠다.
과정은 어떠한지 모르겠지만
드라마의 결말인 마지막 16화 부분을 보면
매일 어두운 밤에 수금을 다니는 구씨가 왠일로 밝은 낮에 차를 타고 있는 것을 보면 분명 해피엔딩이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곧이어 등장하는 격투씬을 보면 언제 칼에 맞고 죽는가... 하는 긴장감이 고조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장면에서 인상 깊은 것은 삼식이의 개명한 이름인 우빈이를 부르는 것을 보고...
"야.. 이거 정말 저렇게 가나보다..."
그리고 주인공 답게 구씨 혼자 살아남나 싶었는데...
우리의 삼식이 아니 춘자 아니 우빈이도 죽은 줄 알았는데 살아있다...는 것을 보면서
역시 해피엔딩!! 이구나 싶었다!
그리고 아침 구씨의 애증의 관계인 도박중독이 심한 형한테 음성메시지를 남기는 부분에서 '환대'라는 말이 나온다.
그전에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건성건성 시청한 나에게는 처음 들리는 말이었다.
반대? 뜬금없이 왠 반대? 라고 갸우뚱했지만 반대가 아닌 환대였다. 어쨌든!
그렇게 구씨는 그형의 도박빚을 갚아주려는지 돈을 챙겨서 집을 나선다.
엘리베이터에서 엘리베이터 문을 열어주고 있는 소녀를 매섭게 쳐다보는 구씨...
아이는 당연히 숨어버린다...
구씨는 그걸 또... 7초라는 의미있는 시간으로 기억한다.
하루에 7초의 행복감을 얻은 구씨... 그 소녀는 앞으로 남을 위해 엘리베이터 문을 열고 있었던 것을 후회할지 모르겠으나...
구씨는 그렇게 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린다.
포켓사이즈 위스키도 한병 챙기고 편의점 앞에서 얻어맞은게 아팠는지 약간의 스트레칭과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낸다.
현금부자 구씨는 카드를 쓰지 않는지 주머니에서 동전이 튀어나오고 바닥에 떨어진다...
동전은 둥글고 자꾸자꾸 굴러가서 배수구 쪽으로 빠진다....
구씨.... 현금부자인데 참 돈을 아끼는 것 같다.
떨어진 동전을 찾으러 살금살금 간다.
그리고 동전을 마주한다.... 배수구 뚜껑을 들어올린다음 동전을 꺼내려고 할까? 나는 갑자기 그 분위기에서 살벌함을 느꼈다...
저깟 동전 주으러 몸을 굽히는 순간 분명 자동차가 지나갈 것이고 그렇게 구씨는 쓰러질거니까...그렇게 행복은 현생에 없는걸로 될거니까... 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며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차가 지나갈거면 얼른 지나가라... 제발... 지금 당장 욕하고 다른 채널로 넘어갈테다....!!! 라는 마음의 외침을 하는 도중....
배수구에 걸려있는 500원 동전..
아 저건... 꿈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장치인가? 그... 영화 인셉션에 나오는 좀 비싼 팽이 계속 돌아가듯...
어쨌든!
구씨는 그 동전을 줍는다.
그리고 자신이 샀던 포켓사이즈 위스키를 노숙자분께 드리고 걷는다.
이 부분부터 이 드라마는 다행히 해피엔딩이라는 것을 느꼈다....
마음 편하게 마지막을 즐길 수 있었다.
'나의 해방일지'에 나오는 사람들은 그렇게 하루하루를 잘 살아나가고 있을 것 이다.
울고 웃고 힘들어 하고
창희는 장례지도사가 될 것 같아 보이고
구씨는 어둠의 세계에서 손을 씻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삼식이와 수금하러 다니는 것도 멋있어 보였는데
삼식이와 씽크대 만들고 납품하는 것도 나빠 보이지 않는다.
삼식이 생각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 이런 상황에서는 미정이도 같이 씽크대공장에서 일하는걸로...
기정이도 태훈이와 결혼해서 자식도 낳고 잘 살것 같다.
그냥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듯이
오늘도 어제처럼 내일도 오늘처럼 살아나갈 것 같다.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지극히 일반적인 사람들의 일반적인 이야기가 담겨있는 TV동화 같았다.
가끔 지칠 때 꺼내 보며
나의 마음 대신해서 울고 웃고 행복해하고 슬퍼하는 이야기속 주인공들을
보며 추앙받고 환대 받는 시간을 갖게 해주는 그런 드라마...라고 생각한다(아직까지는)
오늘도 당신이 추앙받고 환대 받으시길 바라겠습니다!(물론 저 역시...)
'CONTENTS > 삶은 바보상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라마 안녕? 나야!_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를 위로해주는 이야기 (1) | 2022.09.10 |
---|---|
전혀 이상하지 않은 드라마<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0) | 2022.07.09 |
뒤늦게 본 드라마<나의 아저씨>대충 감상문 (0) | 2022.05.09 |
2022년 JTBC 드라마<나의 해방일지>, 2018년 tvN드라마 <나의 아저씨> 얼마나 위로를 할지 궁금해진다. (0) | 2022.05.05 |
애플TV 파친코 시즌1 제7장 개인적인 리뷰 (0) | 2022.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