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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삶은 영화

영화 미나리 (Minari,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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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혹은 혼자인 공간에서 소리는 좀 많이 크게

그리고 화면을 최대한 크게 그게

안된다면 최대한 화면 가까이 다가가서 보고 싶었던 영화.

 

눈이나 귀에 자극적이지 않았던 봄 그리고 여름 같았던 영화였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생각나는대로 적은 단어 혹은 문장들을 나열해봅니다. **

 

서랍장 바닥에 종이 까는 모습-우리집 어디에선가 본 듯...

 

고추가루 멸치-없으면 안될 음식들

 

밤까서 주는 것-지금 어른들에게서는 보기 힘들지만 예전에는 어른들이 씹어서 주고 그러긴 했었지

 

화투-예나 지금이나 화투는... 여가 활용에 딱인 놀이이면서 도박이긴 하지

 

어색했던 사이가 조금씩 친해지는 것-할머니와 손자손녀가 낯설어하다가 점점 친해지네

 

통할듯 말듯 통하는 언어(잉글리쉬와 콩글리쉬의 향연)-딸네 식구들이야 미국생활을 오래 했으니 그나마 자연스럽겠지만 할머니는 너무 힘들었겠지... 같은 한국사람들 사이에서도 영어로 말을 하면 잘 안통하네..


미나리씨-이 미나리는 어떤 역할을 할까...?


한국방송녹화테입-예전에는 한국 방송 테입을 대여했었다고 들었는데.. 요즘은 인터넷이 발전이 되어서 실시간으로 보겠지...


전쟁을 겪은 종교에 심취해 있는 미국인 폴-한국전쟁을 겪어서 마음에 상처가 있어 보이는 인물인데... 십자가를 메고 걷는등 가끔 종교의식도 하는걸 보면 한국사람들과의 인연은 지독하게 얽여 있는 것 같다.

헌금절도하는 할머니-딸이 헌금한 돈을 자연스럽게 다시 가져가는 그 모습... 가족을 위하는 마음은 종교를 초월한다.


화투치는 할머니,  욕하는 할머니, 손자 놀리는 할머니, 요리 못하는 할머니, 프로레슬링 즐겨 보는 할머니-사람은 단지 나이가 들어가는 것일뿐... 벌을 받는 것은 아니니까... 

노동...밤에는 병아리감별 그리고 낮에는 농사-살기 위해 노력과 노력 했던 지독했던 한국 사람들 미국에서도 그랬겠지만 한국에서도 지독하게 살았던 그 시절이겠지...

 

이민자를 놀리는 토착민 하지만 그래도 친해지는듯-말도 잘 안통하는 곳에서 생긴 것도 다르고 덩치 차이도 많이 나면 사실 적응하기 힘들었을 것 같은데...

 

프리티보이에서 스트롱보이로 말이 변하면서 마음도 강해짐-이 말이 손자가 할머니를 더욱 사랑하게 만들었을 것 같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903년 하와이 102명 이주

6.25.전쟁 이후 결혼 이민과 입양아 유학생의 이민
1960~70년대 이민 열풍

1971년 듀엣 라나에로스포의 <사랑해>의 노래가 한국방송녹화테입에 칼라로 나왔던 것을 보면
그들의 연애나 육아 같은 것을 생각해보면 1980년 초 정도로 추정되는 영화의 시간적 배경

생각지 못한 갑작스런 병이 걸린 할머니-저거는 정말 생각도 못한 전개다...


대를 이은 화투 전파 그리고 할머니의 화투버릇 비켜라 이놈아-가족은 서로에게 스며들어가는구나...

가장의 어깨에 짊어진 무게-가족들 잘 살게 해보려고 밤낮 열심히 노력하는 가장은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적다고 헤어지자 하고 돈이 없어도 헤어지자 할텐데... 복권만이 답인가?


동양과 서양을 초월하는 엑소시즘-폴을 보면 약간 무당과 같은 존재처럼 보인다. 

우리가 함께 있는게 더 중요한거 아냐?(한예리,모니카)

일은 엎친데 덮치는게 일이다,
희노애락
고생끝에 낙이 온다고 하는데 되는게 없다
그래도....
다시 시작해야겠지....
처음 미국에 올때처럼...

이번에는 물부터 찾자
미나리를 심었던 가면 안된다고 했었던 위험해 보이던 그곳이 다시 시작할수 있게 만들어 주는 원천이되는구나

 

할머니가 좋은 곳을 찾으셨어.... (스티븐연,제이콥)

개척...그리고 미나리씨 그리고 미나리...
잘 큰 미나리를 뜯는다 그 미나리는 다시 시작하는 작은 원천이 되겠지?

 

---------------------여기까지-------------

 

예고편만 봤을때는 잔잔하고 배경음악도 바람소리 같은게 너무 좋았습니다. 

녹색도 가득해서 편안한 영화라고 생각했고

요즘 영화와 같은 CG가 없을것 같아 굉장히 자연스러운 영화라 생각이 되었습니다. 

 

미국에 이민 온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

이민자들의 마음을 오롯이 알고 있는 사람들은 이민자를 제외하고는 많이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밤낮 잘살아보려고 하는 정착 1세대 부부의 모습과 2세대들의 모습은 개척자들의 모습과 같아보였습니다.

도시를 떠나서 아칸소에 넓은 들판에서 커다란 캠핑카같은 곳에서 삶을 시작하는 그들의 모습은 개척자의 모습과 같았습니다. 

들판을 트랙터로 갈아 엎고 거기에 작물들을 심는 그 모습은 황무지 개간이라는 말이 딱 맞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잘되라는 법은 없었습니다.  성공과 실패는 항상 같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개척 그리고 실패를 보여줍니다. 

하나로 뭉쳐서 나아가는 가족들의 분열되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그리고 세대교체에 대한 모습도 보여줍니다. 

 

영화 미나리... 편했던 영화였습니다. 

나중에 제 인생에서 황무지를 개간해야 할 날이 올때 그리고 그 황무지를 개간하다가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하고 어느정도 그 황무지를 개간했을때 이 영화를 본다면 지금의 느낌보다 더 좋은 느낌이 들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영화 미나리에 나오는 80년대에 살고 있는 순자할머니, 제이콥,모니카 부부, 앤과 데이빗은 아마도 2021년 현재에 잘살고 있을겁니다. 

순자할머니는 이 세상에 안계실 것 같고... 제이콥, 모니카 부부는 아칸소에서 '빅가든'을 만들어서 열심히 한인들이 먹을 식료품들을 만들겁니다. 

앤과 데이빗은 제이콥,모니카 부부의 바람대로 도시에 정착해서 각작의 삶을 이어 나갈겁니다. 

 

그리고 무슨 날이 되면 네명의 가족 아니 여섯명 혹은 그 이상의 가족들이 모여서 식사를 할 겁니다. 

그리고 순자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할겁니다.

 

화투치던 이야기부터... 오줌으로 장난친일... 뱀이 많이 나온다는 그곳 가서 미나리 심던 이야기...그리고 집이 불타서 망했군 싶었던 그날 이야기.... 그리고 할머니가 심어놨던 미나리를 팔아서 돈을 벌었던 이야기... 그리고 또 열심히 일했던 이야기들...

 

그리고 사랑하던 할머니가 돌아가신 그 날 이야기....를 하면서 말이죠...

 

----2021년 6월에 덧붙임-----

병아리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수컷은 키우지 않고 소각을 합니다. 

영화에서는 몇번 소각장 굴뚝을 보여줍니다. 

제이콥은 자신의 현실이 감별 전의 병아리들 속에 수컷과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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