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임 머 신
강백수
어느 날 타임머신이 발명된다면
1991년으로 날아가
한창 잘 나가던 삼십 대의 우리
아버지를 만나 이 말만은 전할거야
아버지 육년 후에 우리나라 망해요
사업만 너무 열심히 하지 마요
차라리 잠실쪽에 아파트나
판교쪽에 땅을 사요
이 말만은 전할거야
2013년에 육십을 바라보는
아버지는 너무 힘들어 하고 있죠
남들처럼 용돈 한 푼 못드리는
아들 놈은 힘 내시란 말도 못해요
제발 저를 너무 믿고 살지 말아요
학교 때 공부는 좀 잘하겠지만
전 결국 아무짝에 쓸모없는
딴따라가 될거에요
못난 아들 용서하세요
어느 날 타임머신이 발명된다면
1999년으로 날아가
아직 건강하던 삼십 대의 우리
엄마를 만나 이 말만은 전할거야
엄마 우리 걱정만 하고 살지 말고
엄마도 몸 좀 챙기면서 살아요
병원도 좀 자주 가고 맛있는 것도
사 먹고 이 말만은 전할거야
2004년도에 엄마를 떠나 보낸
우리들은 엄마가 너무 그리워요
엄마가 좋아하던 오뎅이나 쫄면을
먹을 때마다 내 가슴은 무너져요
제발 저를 너무 믿고 살지 말아요
학교 때 공부는 좀 잘하겠지만
전 결국 아무짝에 쓸모없는
딴따라가 되버렸죠
못난 아들 용서하세요
타임머신을 타고 옛날로 돌아가
엄마를 만날 수는 없겠지만
지금도 거실에서 웅크린 채
새우잠을 주무시는 아버지께
잘 해야지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를 잠결에 들었는데
가사가 와닿았습니다.
요즘같은때에 노래에 타임머신이라니 신선했습니다.
이런저런 잘 떠오르지도 않는 가사를 검색창에 넣어서 검색을 하다가
시인이면서 가수인 강백수 님의 2013년 발매한 <서툰말> 앨범에 들어 있는 곡이었습니다.
그때 그러지 않았었더라면...
그때 그랬더라면...
살아오면서 살아가면서 항상 부딪치는 문제일것입니다.
선택은 항상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을 하는지 안하는지 그 당시에는 그것조차도 모릅니다.
오늘은 그래서 잠깐 <타임머신>을 듣습니다.
이 곡의 가사는 물론 저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가사 속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의 지나가 버린 후회에 대한 생각을 만져줍니다.
내일도 오늘에 대한 후회를 하며 타임머신이 개발되길 바랄 것 입니다.
어쨌든 타임머신은 빨리 개발되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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