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은 일상..

2020년 봄... 문득 떠오르는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반응형

지난 주말에는 볕이 너무나 따뜻했습니다. 

흙은 이제 딱딱하지 않았고 

추웠던 지난 시간동안 색을 잠깐 감췄던 나무들은

이제 조금씩 자신들의 색을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볕이 너무나 눈 부셨습니다. 

작았던 나무들이 꽤 커있었습니다. 

심었을 때는 정말 작았던 것 같은데 

시간이 조금 흐른 지금 심을때를 생각해보니 

많이 자라 있었습니다. 

너무 자주 봐서 

매일 매일 조금씩 자라는 것을 

못 느꼈나 봅니다. 

 

하루하루 먹고 사는게 바빴었나 봅니다.

 

사실 요즘에는 코로나19 때문에 

편하지 않은게 사실입니다. 

 

마스크는 항상 쓰고 다녀야 하고 

그 마스크는 아껴 써야 하고

그 마스크만 쓴다고 코로나19가 막아지는 것이 아니니까

여간 신경 쓰이는게 아닙니다. 

 

마스크만 쓰면 코로나19가 막아진다면

하루종일 밥먹는 동안에도 어떻게든 쓰고 있을 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어쨌든 요즘은 코로나19라는 역병으로 

하루하루 살아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봄은 바로 옆에 와있었네요. 

잠깐 피어나고 있는 꽃들 나뭇가지들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날려봅니다. 

 

 

겨울 한가운데에서 

잘 버티고 있었던 나무들 풀들 과 같이 

 

우리 사람들도 

코로나19가 돌고 있는 중에도 잘 버티고 이겨내서 

2020년 잊혀질 뻔 했던 봄을 찾을거라는 것을...

 

뜬금없이 이상화 시인의 <지금은 남의 땅-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시가 생각이 났습니다. 

 

나는 온 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가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맘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같은 머리털을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 나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다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리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웃어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 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많은 시를 알지 못한 저에게 문득 국어시간에 배웠던 이 시가 떠올랐습니다.

일본에 억압받던 그 시절은 아니었지만....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코로나로 자유로움이 많이 억압된 이 시점에도 어김없이 봄은 왔습니다. 

 

사회적인 거리를 둬야 하는 요즘 

지난 주말에 느껴진 햇살은 너무 포근했고 따뜻했습니다. 

 

평소에 사람많은 곳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바깥에 돌아다니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저였습니다. 

 

하지만 역병이 돌고 있는 이 시점에서는 

바깥에 나가는 것도 큰 고민이 따르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 이 역병의 시간이 지나간다면 

안타까웠던 이 시간들을 떠올리겠죠.

 

그때 그랬었지....

 

이 지긋지긋한 시간도 잘 버텨서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http://ncov.mohw.go.kr/shBoardView.do?brdId=2&brdGubun=27&ncvContSeq=1557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 " [스토리툰] 서로를 지키는 거리 _ 함께 하는 동료·직원을 지켜주세요 " 공유하기

 

ncov.mohw.go.kr

 

건강하게 별일없이 다들 잘 이겨냅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