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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일상..

마스크가 권력이 되어버린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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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면서 마스크를 써본적이 별로 없습니다. 

답답하기도 하고

쓰고 있으면 눅눅한게 

분명 제 목구멍이나 콧구멍에서 나온 냄새겠지만 제 자신이 맡기에도 그다지 좋지 않은 냄새가 났기 때문입니다. 

 

감기가 심하게 걸렸을 때나 면으로 만든 마스크를 썼는데

그마저도 어릴때 어머니께서 씌어줄 때나 썼습니다. 

 

그렇게 춥게 지내던 군대에서도 마스크는 혹한기 때 쓰는 안면마스크를 제외하고는 

쓸 일이 없었습니다. 

솔직히 너무 답답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봄만 되면 황사라는 것이 많이 날아오고 

봄만 되면 꽃가루도 많이 날려서 

호흡기가 좋지 않은 분들에게는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마 그 시기에는 마스크를 사용하시는 분들도 계셨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그말은 즉....

저는 봄이 되어도 마스크를 쓰지는 않았다는 말입니다. 

황사는 그냥 누런 모래바람일테고 

꽃가루는 생명을 창조하는 씨앗들일테니 몸에 덜 헤로울것이다...

이런게 마스크를 쓰지 않는 이유였습니다. 

 

어느 순간 우리나라에서는 고등어구이 때문에 

미세먼지가 많이 생겼다고 합니다. 

미세먼지 보다 더 미세한 초미세먼지가 있다는 것도 

최근 얼마전에 알았습니다. 

 

그래도 마스크는 답답해서 쓰지는 않았습니다. 

담배도 피우는 흡연자가 미세먼지는 무서워 하면서 마스크를 사용한다는 것도 

말이 안맞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가

요즘에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로 마스크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마스크....

오랜만에 쓰는 마스크 역시 답답하고 눅눅하고 좋지 못한 냄새가 납니다. 

하지만 전염병이기에 혹시나 제가 걸렸을 때 남들한테 옮겨 주면 안될 것 같아서 마스크를 사용합니다. 

 

마스크 여분 많이 있으신가요?

저는 그냥 아껴씁니다. 

최대한 깨끗하게 오랜시간... 

몇시간 동안 긴 줄을 설 자신도 없고 그럴 시간도 없고

그렇다고 비싼 돈으로 구입할 자신도 없고

그렇다고 마스크를 미리 사놓지도 못했으니...

방법은 최대한 아껴쓰는 방법 밖에 없는겁니다. 

그래도 저는 마스크가 아예 없는건 아니니까 다행입니다. 

사촌동생이 지난 2020년 3월 5일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사촌동생은 도시가 아닌 농촌에 살고 있습니다.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농협에서 판매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어제는 번호표를 9시 30분에 나눠주고 

마스크는 2시에 나눠주었다고 합니다. 

 

어떤 어르신이 울고 계셨답니다. 

지팡이와 함께 1시간동안 걸어서 농협에 12시에 와서 2시 넘을 때까지 기다리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마스크를 구하지는 못하셨나봅니다. 

어르신은 주저 앉아서 울고 계셨고 농협직원들도 옆에서 같이 울었다는 그 이야기를 듣고나니

한숨이 나왔습니다. 

 

마스크가 뭐길래... 

 

조금 극단적인 상황이었는지 모릅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한시간동안 지팡이를 짚으면서 

마스크 두장을 얻으려고 가셨지만

이미 도착한 시간에는 번호표가 떨어진 상황...

정확하게 말하면 농협에 하루에 배당된 마스크가 다 떨어져서 없는 상황입니다.

 

그 어르신은 집까지 돌아가시는데 또 지팡이를 짚으면서 한시간이 걸릴겁니다.

 

그 할아버지는 다른 농협으로 마스크를 사러 가셨을까요?

아마도 그러지는 못하셨을 겁니다. 

다른 농협도 마스크는 다 팔렸을테니까요...

 

다행히 사촌동생이 가지고 있는 마스크 두장을 드렸다고 합니다. 

참 잘했습니다.

 

무슨 신문기사에서 나올법한 이야기입니다. 

 

 

 

 

어쩌다가 사람들이 모여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때

요즘은 당연히 신종코로나에 관련된 이야기가 많습니다만...

그렇게 앉아 있는 사람들 사이에도 미묘한 권력이라는게 보입니다...

 

어떤 마스크를 쓰고 있느냐...?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

얼마나 쉽게 구할 수 있느냐....?

이런 미묘한 권력이 형성이 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뜬금없이 전염병 상황에서도 빈익빈부익부...

라는 결코 즐겁지 않은 공식이 성립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괜히 예민해져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얼마나 괜찮은 마스크를 얼마나 잘 구입할 수 있을까....

특히 요즘같이 부르는게 값인 이런 시절에...

 

아직까지는 제가 속해있는 구성원들이 

역병에 걸리지 않았기 때문에 다행이지만

혹시나 확진이 되었다면... 하필 그 시점에 마스크도 구하지 못한 상황이었다면...

그것만큼 초라하고 한심하고 무능력할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정부에서는  마스크 수급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솔직히 조금 복잡합니다. 무슨말을 하는건지.. 어떻게 하라는건지...

 

뭐라고해도 제일 중요한건  마스크를 잘 살 수 있을까? 

아니 언제쯤 살 수 있을까?

줄 서서 기다린다음 구입하게 되면 어떻게 하지?

막상 갔는데 재고가 없으면 어떻게 하지?

 

물론 이번주 저는 약국에 가도 구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저녁에나 돌아다닐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시간이면 재고가 다 떨어졌겠죠...

내일 부지런히 돌아다닌다면 구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큰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 

 

마스크 필요한 사람이 너무 많거든요. 

 

다음주? 쉽지 않겠죠. 

아마 다음주에도 구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다음주는 다음주 보다 구할 가능성은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 주민번호를 누군가가 도용하지만 않는다면 저도 살 수 있는 기회는 일주일에 한번은 존재합니다. 

마치 투표를 할 수 있는 권리 처럼 말입니다. 

 

마스크...

건강을 위해서는 하루에 한번 갈아 줘야 할 듯합니다. 

여유가 있다면 한번 쓰고 잠깐 안 쓸때 버리고 새것으로 갈아줘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여유가 많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 저는 마스크를 일주일에 한장도 구하지 못했습니다. 

인터넷쇼핑몰에서는 가격이 너무 비싸서 돈이 아까웠습니다. 

 

사람이 건강할 때는 아플거라는 상상을 못하고 현실에 너무 충실해지거든요.

건강을 위해서는 분명 비싼 가격이라도 구입을 해야 했지만

돈생각이 나는 것을 봐서는 저는 아직 별일이 없는 상태가 확실했습니다. 

 

마스크 두장...

하루에 한장이라면 더 좋겠지만...

우선 지금 일주일에 두장이라도 구할 수 있다는 것은 

그동안 구하지 못하고 있던 저에게는 좋은 소식입니다. 

 

 

많이 구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지금의 수급대책은 불만스러운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조금 부족하지만 그래도 한장이라도 구해보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는 환영 받을 수 있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정부는 무엇을 해도 욕을 얻어 먹을 수 밖에 없습니다. 

 

보수 진보, 여당, 야당 뭐 이런 정치적인 것들을 제외하고 

그래도 제 개인적인 생각은 마스크 수급 대책은

기본적으로 마스크 정도는 살 수 있게 해줄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19가 빠른 시일에 종식한다고 하면 마스크 수급대책에 대한 불만도 끝이 날 겁니다. 

지금 이 대책은 비상상황인 지금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것이니까요.

 

 

 

먼훗날 평화로운 어느날

 

학습효과라고 할까요?

마스크라는 것이 좋은 것을 많이 쟁겨 놓을 수 있는 사람이 능력자가 되는 기준이라는 것은

앞으로 한동안 계속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친 전쟁 난다면서 라면을 미리 사놓는 사재기를 하듯이 말입니다.

앞으로 몇년은 마스크에 대한 힘들었던 경험으로 일정한 마스크를 확보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리고 요즘같은 재난상황을 잘 극복하고 난 미래의 그 어느시점에는

마스크로 마음고생을 하지 않는 시점이 올거라 생각합니다. 

 

항상 그래왔듯이 잘 이겨내야겠습니다. 

혼자만 이겨내는 것이 아닌...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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