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살아오지 않았지만
살아오면서 항상 느끼는 후회는...
내가! 저것을 보지 않았어야 했는데..
이 후회입니다.
드라마라는 특정장르에 국한 되어 있는 후회인데요.
저는 드라마를 많이 소비하는 시청자는 아니지만
어쩌다가 드라마에 빠지면 그때는 정말 그 드라마의 방영시간에 맞춘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최근 월,화요일에는 '낭만닥터 김사부'로 월요일과 화요일을 지켜나갔었고
그와 더불어 금,토,일은 '이태원 클라쓰'로 지켜 나가고 있습니다.
'이태원클라쓰'는 사실 본방을 본게 아니고 정말 어디서 무엇을 봐야 할지 모르겠는
괜히 일찍 일어났나? 하는 후회가 들게 만드는 토요일 아침에 우연하게 본 덕분에
그렇게 주말도 지켜나가게 되었습니다...
본방을 못보면 못해도 토요일 아침 일찍 재방송 나오는 것 혹은 일요일 아침에 재방송 나오는 것을
챙겨보다보니 저의 주말도 TV로운 삶이 되었습니다.
OSMU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가능성 있는 것은 다양한 콘텐츠로 재생산 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이태원클라쓰는 웹툰으로 보지 않았었는데요.
사실 저는 가우스 전자가 연재 끝나고 난 후 웹툰을 보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어느 하나에 푹 빠지면 그것을 계속 기다리고 찾아야 되는 것이
조금 구속되는 삶이었다고 느껴져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저의 일상이 자유로운 생활이었다면 아마도 그런 구속은 작은 스트레스였을 것 같은데
어쨌든 저는 최대한 강박관념을 줄여나가고 싶었나 봅니다.
이태원클라쓰...
왜 그 드라마에 빠져들었을까요?
저는 영화 '마녀'에서 나오는 김다미 배우가 참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아름답고 예쁘지는 않지만 묘한 매력이 있는 배우입니다.
그런 배우가 드라마에 나오기에 그냥 보게 된겁니다.
분명 영화에서는 꽤 연기를 잘했는데 정말 연기를 잘하는 배우일까?..... 라는 의심과 호기심으로 말이죠.
보면서 저.... 화면 속에 나오는 사람들이 아무나 나오는 건 아니었구나...
나올만 한 사람들이니까 나오는거였구나
네 그렇습니다.
연기 잘합니다.
웹툰 캐릭터와 얼마나 같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웹툰이 유료라서.... 조금 보다 말았는데
원작과 드라마가 매우 비슷해서 더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무료로 공개된 부분과는 말입니다.
웹툰은 무료로 다 보려면 앞으로 220여일 지나야 다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으니까 드라마 감상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매력적인 배우들의 연기와 캐릭터도 각자 너무 재미있고 잘합니다.
하지만 저는 주인공인 박새로이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사실 현실에서는 나오기 힘든 아니 버티기 힘든 캐릭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아버지와 같이 살다가 사고로 아버지를 보내고
재벌2세를 때리고 교도소에 갔다가 원양어선도 타고...
산전수전 다 겪고나서 '단밤'이라는 포차를 차리게 된다...
공장 다닐 때 만난 동생
교도소에서 만난 동생
미성년자 음주로 가게 휴업을 하게 만든 동생들
이런 인연이라면 인연 악연이라고 하면 악연인 그런 사람들과 만나서
함께 나아가는 그런 모습이 비현실적이었습니다.
당연히 드라마니까 비현실적이어야겠죠.
현실적이라면 '그것이 알고 싶다' '세븐' 이런 방송이었겠습니다.
분명 드라마의 주인공인 박새로이는
선택의 여지가 있었습니다.
요리를 못해서 영업에 도움이 덜 되는 극중 트랜스젠더인 마현이... (매력적인 배우입니다... 웃을때 코를 찡긋하는 모습도 매력적입니다.)
가게를 유지하기 위해서 장대희의 아들인 장근수를...
분명 외국인인데... 한국말을 더 잘하는 김토니....
나아가는데 걸림돌이었을 사람들을 버리고
홀가분하게 나아갈 수 있었던 선택의 여지가 있었고
어찌보면 간단한 결정이었을지 모르는 그 선택을 말입니다.
현실에서는 어땠을까요? 아마도 미안하지만 자르고 버렸을겁니다.
저는요? 제가 그런 권한이 없는 삶을 살고 있긴 하지만 혹시나 그런 상황이었다면
저역시 그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할 가능성이 많이 높지요.
왠만하면 그렇게 하실 분들이 많으실거라 생각이 듭니다.
배신과 배반이 난무하는 이런 삭막한 사회에서 말입니다.
하지만 박새로이는 그러지 않더군요.
믿음을 배신하지 않는 그런 모습은
위기에 놓였던 극중 마현이, 장근수,김토니, 조이서...의 상황에 몰입하게 만들었습니다.
과연 내가 저런 상황에서
누군가가 나를 버리거나 자를 수 있는 상황에서
누군가가 믿음으로 붙잡을 사람이 있을까?
앞서 말씀드렸듯이 누군가를 자르거나 버릴 수 있는 권한 없는 삶을 살고 있기에...
선택을 하는 쪽이 아닌 선택을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선택을 받아서 저는 그 이야기 속에 계속 남아있을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주인공인 박새로이가 저를 자르거나 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말입니다.
어쨌든 그런 전과가 있고 성정체성에 혼란이 있고 마음은 한국인이지만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외국인인 그런 아픔들을 같이 보듬고 나아가는 모습은
그런 아픔이 아니라도 어느 아픔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을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야기는 물론 아예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왠만해서는 만들어지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현실에서 볼수 있는 경리단이나 이태원이나 심심하면 보이는 남산타워와 같은 현실에 있는 것들로
현실감을 더합니다.
그래서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우주에서 박새로이와 그 식구들이 프렌차이즈 성공을 하는 내용이었다면 보는 재미가 없었겠지만...
자주 가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현실에 있는 박새로이와 그 식구들이 운영하는 단밤에는 한번 놀러가 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박새로이는 이상행동을 보일겁니다.
현실감 떨어지는 모습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것입니다.
현실에서는 분명 나가 떨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악착같이 버틸 것입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 아니 식구들과 계란으로 바위를 치고 있을 것입니다.
한번 치고 깨지고
두번 치고 깨지고
뭐 계속 치고 또치고 또칠 겁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바위가 깨지겠지요...
그리고 그 수많은 계란을 던지고 깨지면서
중간 중간 외칠겁니다..
'너 내 편할래?'
드라마가 반정도 흘렀다고 합니다.
아슬아슬한 시간도 있을테고 감동적인 부분도 있을테고...짜증나는 부분도 있을겁니다.
어쨌든 한동안 주말은... 이태원 클라쓰를 보겠네요..
이것까지만 보고 안봐야겠어요...
라고 말하지만 또 어떤 이야기에 빠질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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