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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재미있는 연극 한편을 접할 일이 있었습니다.
남산예술센터에서 하는 <1동 28번지 차숙이네>
연극 무대가 이런 분위기 입니다.
망치질 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먼지도 많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위의 사진은 공연이 끝난 후 공연 시작을 준비하는 모습입니다.
굉장하죠?^^ 텅 빈 무대를 꽉 채우다가 공연을 준비하려면 그것들을 다시 비워야 하는 모습...
이 연극은 인생에 있어 '집'에 대한 이야기를 해줍니다.
투자로써의 집, 생활으로써의 집...
그런 이야기들을 던지면서 집이 조금씩 지어집니다.
이야기가 흐르면서 점점 형태를 갖춰나가는 집...
사정상 다 못 봤지만, 텅빈 무대 위에서 점점 이야기와 함께 집이 완성된다고 합니다.
지붕까지 올라가서 멋있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하는데.
전 이 연극을 보면서 이런 말들이 떠올랐습니다.
<노가다 연극> <건축 연극>
그와 더불어
가득찬 무대를 이야기 마지막 부분에 깨끗하게 치우던 <원전유서>가 떠올랐습니다.
가득찬 곳을 깨끗하게 하는 것!
텅빈 곳을 가득 채우는 것!
인생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인생에 있어서 집은 무엇일까요?
이 연극이 그런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잠깐이나마 줍니다.
우리는 이 연극을 보면서 집이 지어지는 과정과 집에 담긴 여러 철학들을 맛 볼 수 있습니다.
--------------6월 10일 덧붙임--------------
처음 무대에는 장난감 유선 포크레인과 모형 집이 등장합니다.
연극이 시작하면 그 장난감 포크레인이 모형 집을 철거하기 시작하면서 연극은 시작합니다.
자기가 살면서 베어있는 추억과 기억과 손때가 묻어있는 어떤 물질적인 것이 없어질 때의 그 허망함과 공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전 철거장면을 보면서 어릴 때 살던 마을이 재개발 되면서 허허벌판이 된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지금 사는 동네도 어린 시절 추억이 담겨 있던... 눈에 익숙한 건물... 골목... 이런 것들이 조금씩 조금씩 없어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1동 28번지, 차숙이네 헌집은 그들이 젊었을 때 어렸을 때... 그 추억이 가득 담겨있는 역사의 공간이었을 겁니다.
그 헌집을 부수고...
새집을 지으면서 어땠을까요?
설레었겠죠?
그와 더불어 옛생각도 많이 나겠죠?
그리고... 아마도 그들은 그 새로 지은 집에서 또다른 추억과 기억과 손때를 쌓아나갈겁니다.
공연기간 내내 철거와 신축을 반복하는 그들...
공연 보는 관객들도 잊혀졌던 추억과 기억도 되새기고...
새로 만들 추억과 기억도 계획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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