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의 층에서 8명이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불편한 이야기 더 에이트 쇼
이 이야기는
오랜만에 보는듯한 와이드한 화면이 아닌 4:3 혹은 요즘 익숙할 법한 세로비율에 오래된 색감과 거칠은 질감의 화면이 나온다.(물론 전부 그런 화면은 아니다)
그런 화면이 에피소드마다 시작할 때 잠깐씩 나올때 과거에 녹화된 기분이 들게 하는 기분도 들게 한다. (과거영상이 있다는 것이 조금은 몰입이 되는 느낌이었다)
1화부터 8화까지 시작할때 각각의 출연자들의 이야기가 도입부로 나온다.
<더 에이트 쇼>에 출연한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사정이 다 있었다.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 없듯 말이다.
기본적으로 돈 때문에 이 쇼에 참가를 하게 된 8명의 사람들은
각자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힘들었겠지만, 멀리서 떨어져 지켜 보면 그 힘든 정도에도 나름의 등급이 있어 보인다.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이 8편의 이야기를 즐길 준비가 된거라 볼 수 있겠다.
이 8명의 사람들이 쇼를 보여주는 장소는
오래된 극장처럼 보이기도 하고 오래된 관광시설 같아 보였다.
조명이나 복장이나 색감들을 보면 마치 연극을 보는 느낌도 들었는데 우선 쇼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당연히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어색한 그런 느낌도 필요하겠다 싶었다.
1층부터 8층까지는 바깥에서 봤을때 그냥 일정한 높이로 구성된 구분으로 보여진다.
그리고
그 안에 있다가 공용공간인 바깥으로 나오게 되면
공!용! 공간에 있기에 그들이 처해 있는 상황은
다들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출연자)로 보여지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알고보면
층이 높아 질 수록 단위시간에 누적되는 상금도 차이가 막심했다.
상금도 그렇지만 방의 크기 역시 윗층으로 올라갈 수록 넓어지고 높아졌고
더불어 보여지는 VIEW역시 심한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익숙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창문 밖 VIEW가
3층 이하의 층에서 보여지는 VIEW였다.
그래서였을까? 감독이 생각하는 시청자층에 딱 맞아 떨어졌는지 모르겠지만
이 이야기를 마치 무성영화 변사 혹은 다큐멘터리의 나래이션과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은
3층에 있는 사람이었다.
아마도 8층에 있는 사람이 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3층 역할을 했다면?
나는 불편해서 이 이야기의 끝까지 시간을 같이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더 이 <더 에이트 쇼>는 친절하게도 8개의 에피소드를 시작할 때 마다 3층이 아닌 1층 2층 4층 5층 6층 7층 8층 사람들의 사정을 랜덤으로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물론 감독의 의도에 따라 정해진 순서겠지만....)
이 이야기는 조금 답답했었다.
한정된 공간에서 돈을 벌기 위해 모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잠깐 <오징어 게임>도 생각이 났지만
<오징어 게임>은 주최측의 적극적인 개입이 있어서 배경도 바뀌고 사건사고도 급하게 지나가느라 지루할 틈은 없었던 것 같다.
그에 비해 <더 에이트 쇼>는 지루함을 의도했을거라 생각한다.
8명의 출연자와 그걸 지켜보는 시청자...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나...
8편의 에피소드가 다 재미있지는 않았다.
당연히 지루하기도 했고 딴짓도 하기도 했다.
그래서였을까?
8명의 게임시간이 늘어나는 것도 주춤하기도 했다.
더 에이트 쇼에 참가한 사람들이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그들은 돈을 벌어서 나가는 것이 목적이었다.
1층부터 8층까지 참가자들이 벌고 있는 돈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돈을 벌고 있는 혼자 혹은 여러명의 사람들은
8명의 참가자들에게 무엇을 원했을까?
아마도 8편의 <더 에이트 쇼>를 보는 나와 같은 시청자들과 비슷하거나
더한 재미를 원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1층부터 8층에 자리를 잡고 있는 사람들은
게임 시간을 늘리기 위해 처음에 같이 노력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게임설정대로 어느 순간 자신의 권력을 잘 이용하기 시작하고
그 권력과 권한은 어느순간 계급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만들어 버린다.
그렇게 나뉘어진 8개의 계급은 치고박고 싸우다가 조금 더 단순한 계급으로 나누어지고
잠깐 그 계급의 높낮이가 바뀌는 등의 살짝 신나는 시간도 있었지만
결국에는 바뀌는 것은 없어 보였다.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더 에이트 쇼>는
황당한 설정 같지만 지극히 현실적이어서 1화부터 8화까지의 시간이 조금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아마도 <반전>을 원했던 것 같다.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마라>
이 교훈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줬던 작품이었다.
마치 다큐멘터리 한편을 보는 느낌이었다.
영화 감독이었지만 더 에이트 쇼에 출연한 7층은
마치 이 작품을 만든 한재림 감독이 더 에이트 쇼에 출연했었다라는 것을 상상하게 만드는 인물이었다.
그래서 더.... 이 작품이 현실에서 소수의 사람들만 즐겼던 쇼라고 상상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오징어 게임>이나 <더 에이트 쇼>나
돈을 쫓아서 참가자들끼리 경쟁을 하는 모습은 비슷했지만
진정으로 즐기기 위해서였다면 정답은 없었겠지만 승자독식하는 오징어 게임이 마음은 편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오징어게임은 속편이 기다려지고
더 에이트 쇼는 속편이 안나왔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내가 8층에서 살고 있었다면 속편을 기다릴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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