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 보면 자랑 할 사항은 아니지만 공부에 큰 뜻이 없었던 까닭인지
나는 역사나 국사에 관한 관심이 크지 않았던 것 같다.
어릴때 사극을 재미있게 봤다면 역사와 국사에 관심도 생겼을 것이고
그 관심 덕분에 성적도 잘 받을 수 있었을 것 같다.
지난 일이니 만약에...라는 가정을 해봤자고...
어쨌든 '모르는게 약이다'라는 속담이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을 최근에 경험하게 되었으니
그것은 영화 <올빼미>를 통해서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누구였을까??
인조였을까?(유해진 배우가 신분의 끝판인 왕이 되었다는 것도 이 영화를 보게 만든 이유였다.)
소현세자였을까?
아니면 천경수였을까?
왜 영화 제목은 올빼미였을까?
이런 궁금증은 잘 알지 못하는 나에게는 인터넷 검색창에서 이런 저런 것을 잠시나마 알게 해줬다.
인조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인조'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136362&cid=40942&categoryId=33383
올빼미가 어떤 새였는지...
'올빼미'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154XX51300035
'인조'의 인생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 나는
영화 <올빼미>를 만든 사람들의 의도대로 천경수가 중심으로 돌아가는 전지적 시점으로 영화를 감상하게 됐다.
낮에는 맹인이고 밤에는 시력이 보이는 침술사 천경수가 궁으로 들어가서
역사의 한가운데에서 겪는 일들을 영화는 보여준다.
세자는 본국에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어 병을 얻었고 병이 난 지 수일 만에 죽었는데,
온 몸이 전부 검은 빛이었고 이목구비의 일곱 구멍에서는 모두 선혈(鮮血)이 흘러나오므로,
검은 멱목(幎目)으로 그 얼굴 반쪽만 덮어 놓았으나, 곁에 있는 사람도
그 얼굴 빛을 분변 할 수 없어서 마치 약물(藥物)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과 같았다.
-인조실록 23년 6월 27일-
이 영화는 어둡고 밝았고 흐릿했고 추웠던 것 같다.
낮에 보이지 않고 밤에 보이는 주맹증인 경수의 입장에서 보여지는 이야기라서 그랬을까?
낮에는 밝으면서 답답했고
밤에는 어두우면서 밝았다.
겉으로는 그렇지 않은 척하지만 그랬던 속내를 지켜보는 것은
솔직히 좀 무서웠고 소름 끼쳤다.
역사를 잘 몰랐던 나는 인조실록 23년 6월 27일의 기록을 화면으로 보여줄때 경악을 금하지 못했었다.
당시의 실제 모습은 더 충격적이었겠지만 어쨌든 나는 스크린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보고 들으면서 자깐 희망을 갖기도 했었다.
저렇게 되지 않기를...
저렇게 되기를...
혼자만의 희망을 가져가면서 흐름을 쫓아갔지만
내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이미... 정해진 일이었기 때문이다.
큰 흐름은 바뀌질 않는 것이다.
지난 시간이었고
우리가 역사라고 부르면서 잊지 않고 내려왔던 기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 줄 안되는 그 기록 안에는 수많은 시간들이 존재했고
그 기록은 그 수많은 시간...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모두 기억하고 있지는 못하기 때문에
<올빼미>와 같은 영화가 나왔을 것이고....
가상의 인물이라고 하지만 올빼미 처럼 밤에 더욱 잘 보는 천경수라는 맹인 침술사가 허구적으로 탄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역사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면
이 영화는 나를 긴장시킬 수 있었을까? 소현세자가 살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지 못하게 했었을까?
이런 여러가지 궁금증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영화가 끝난 후에도 충분히 천경수라는 인물은 없었다고 해도
당시의 권력 흐름은 영화에서 보여지는 것 보다 더 지능적이고 사악했을 수 있겠다 싶었다.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들의 상상력에 다시 한번 감탄을 하면서
영화 <올빼미>를 봤다....
한번 더.... 봐도 될만한 영화일까....?????
....한번 쯤 더 봐도 될 영화인 것 같다...
두번째 보고 나서 세번째 봐도 될 만한 영화일까??? 라는 의문이 든다면....
두번째 보고 나서.... 이 글에 덧 붙여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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