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아지는 시기에는 생각없이 볼 수 있는 영화를 보는게 잠깐 도움이 된다.
영화의 의도에 무조건 끌려다닐 수 있게 보여주는 화면과 보여주는 대사만 부지런히 쫓아가다보면
어차피 바뀌지 않는 현실이긴 하지만 영화의 상영시간만큼은 현실도피를 할 수 있다.
일요일이 저물어 가는 시간은 생각이 많아지는 시간인 것 같다.
특별한 할일은 없지만 그냥 빈둥거리기에는 아까운 시간
가입해놓은 OTT를 검색해보는데 미치도록 보고 싶은 작품은 눈에 띄질 않는다.
그러다가 눈에 띈 영화가 <좀비랜드:더블탭>
유튜브 리뷰영상으로 봤던 작품이라서 대충 내용은 알고 있었다.
좀비를 신나게 잘 죽이는 만큼 시간도 잘 죽인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처럼 생활하는 영화 속 주인공들이 겪는 일종의 권태기를 기반으로 신나게 좀비를 죽인다.
역시 미국이라서 그런지 총도 엄청 쏘고 이것저것 많이 부순다. 한국의 좀비 콘텐츠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얼마전에 나온 <지금 우리 학교는>과는 다른 느낌...
한국은 그 와중에 인간적인 갈등에 더 신경썼다면
좀비랜드는 그 와중에 좀비를 어떻게 많이 죽일지에 대한 외적 갈등에 더 신경을 쓰는 느낌이다.
고민도 많이 안하고 거침없이 시간을 흘려보내는 그 모습은 역시 킬링타임용 좀비영화다!
그렇게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건물꼭대기에서 우수수 떨어지는 좀비 장면과
권태기로 헤어질 뻔한 주인공들이 다시 뭉치고 더욱 완벽해진 가족 그것도 좀비를 엄청 잘 죽일 수 있는 실력의 가족으로 거듭나면서 끝이난다.
우선 좀비랜드:더블탭을 보고 조금 아쉬웠다.
도대체 이 가족의 시작은 어떻게 된거였지?
물론 유튜브 리뷰영상으로 대충은 봤던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더블탭(확인사살)을 해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
좀비랜드와 좀비랜드 더블탭의 간격은 10년이란 시간이다.
전작에 나왔던 배우들이 나이를 먹고 10년이 지난 좀비랜드에서 살아 나가고 있는 모습을 영화화했던 것이었다.
10년 전 좀비랜드에서 그들이 가족처럼 뭉쳐 살게 된 이야기를 담고 있었고...
그 당시 그들은 당연히 그게 자연스럽겠지만... 10년 후 보다 조금 열악한 장비들로 좀비와 싸우고 있었다.
많은 총을 쓰지 않고 총알도 많이 없었기 때문에 참신한 방법으로 재미를 선사했던 당시 좀비랜드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웃음의 코드가 촌스럽지 않았다... 물론 개인적인 코드로 말이다.
특히 어릴때부터 고스터 버스터즈에 나왔던 빌 머레이가 나오는 장면은
그 장면때문에 <좀비랜드>를 봐야만 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영어도 잘 모르고 미국문화도 잘 몰랐지만 영화 속 배우 빌 머레이는 재미있는 배우였던 것 같다.
고스터버스터즈에서 인상깊게 본 후 그의 영화를 일부러 찾아다니지는 않았지만 아직까지 나의 기억 속에는 참 재미있는 배우다.
그리고 영화 <사랑의 블랙홀>은 좋아하는 종류의 이야기라서 재미있게 봤다.
그런 까닭인지 영화는 몇편 안봤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외국배우 빌 머레이가 이 좀비랜드에 나오는 리뷰영상은
언젠가는 제대로 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들었다.
좀비랜드 1편에서 너무 코믹하게 나와서 너무 허무하게 죽어버리는 바람에 많이 아쉬웠지만
그래도 2편 더블탭에서는 10년 전 좀비랜드에서 허무하게 죽은 빌 머레이를 위한 신조어 및 쿠키영상들이 있어서
나와 같은 빌 머레이 팬들에게는 좋은 선물이 되었다.
1편에서 어떻게 그들이 가족처럼 살게 되었는지를 보여주고 영화는 끝이 난다.
아주 심하게 열린 결말이었다. 네명이 같은 팀 처럼 뭉치고 영화가 끝이 나는데 여운이 많이 남았다.
왠지 금방 속편이 나올 것 같은 그런 여운 말이다.
하지만...
마치 영화 <신세계>의 프리퀄을 기다리는 것 처럼
도무지 속편이 안나왔던 것 같다.
한해가 지나고 두해가 지나도 좀비랜드2는 나올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분명 좀비랜드를 본 사람들은 그들이 진정한 팀이 되어서 보여주는 모습이 궁금했을텐데 말이다.
결국 10년이란 시간이 흘러서 속편이 나왔는데 그 10년의 시간만큼 그들의 장비도 좋아졌고 영화 속 이런저런 규모가 엄청 발전했다.
좀비랜드 열성팬들은 많이 들뜨지 않았을까 싶다.
영화 속 인물들이 나이를 먹은만큼 관객들도 나이를 먹었으니... 이 영화는 보통 영화같지 않았을 것 같다.
같이 나이를 먹어가는 영화라고 할까?...
좀비랜드 3는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좀비랜드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고마움을 확인사살하는 속편인 <좀비랜드 더블탭>으로
지난 10여년동안 멋지게 잘살고 있었고 계속 잘살거라는 믿음을 보여준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좀비들은 그들 덕분에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몇대에 걸쳐서 좀비랜드에 좀비들을 다 없앨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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