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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삶은 영화

영화 안개마을(1982)_부끄럽지는 않은데 자신감을 갖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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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첫영화!

부끄러워 마라! 이 영화의 출발로 당신도 자신감을 갖게 된다!

이문열 작 <익명의 섬>영화화!

 

영화 안개마을 포스터에 쓰여진 글들이다.

구부정한 안성기 배우와 정윤희 배우의 미모가 그리고 그 두 사람의 뒤는 활활 타오르는 불이 보인다.

<출발 비디오 여행>이 없던 1983년 그 시대에는 저 포스터 하나만 보고 영화를 선택했을텐데...

포스터에 담긴 메시지는 너무나 강렬해 보인다. 

 

나는 과연 저 영화를 보고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인가?

정말 궁금한 말이다.  

 

이 영화 포스터는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봤다.

터무니 없이 자신감이라니.... 

예전 영화 포스터들을 만드셨던 분들은 관객들 잘 낚으셨던 것 같다. 

 

 더욱 자세한 줄거리 및 이런저런 정보들이 있는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https://www.kmdb.or.kr/db/kor/detail/movie/K/03674

 

KMDb -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 [출처 : KMDB]

www.kmdb.or.kr

 

 

이 영화 그냥 오늘은 어떤 영화를 볼까 생각하다가 선택한 영화였다. 

한국고전영화 채널에 있는 7년전에 올라와있는 그 영상은 누가 나오는지 잘 보이지 않는 썸네일이었다.

대충 사람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서 클릭했는데 성인인증을 필요로 하는 영화였다. 

강원도 인제의 어느 마을에 부임하는 여교사(정윤희)가 나오면서 영화는 시작한다. 예전 시골동네의 모습이 원래 그랬을 것 같은데 왠지 더 쓸쓸하고 추워 보이는 동네였다. 

그 동네의 모습은 있을건 다 있어 보였다. 하지만 조금은 어둡고 눅눅한 분위기였다. 

영화의 주인공인 여선생님(정윤희 배우)의 외모는 그 동네와 낯설고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안성기 배우가 나왔다.

고래사냥에 나오는 거지 민우와 겹쳐 보이는 캐릭터를 하고 있는데 분위기였다.

하지만 굉장히 암울하고 대사도 거의 없었다. 

어쨌든 의문의 남자로 나오는 안성기 아니 깨철이...

 

어쨌든 이 영화는

폐쇄적인 시골동네에서의 성욕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동네는 이웃집 수저의 개수가 몇개인지까지 잘 알고 지내는 그런 사이다. 

집성촌이어서 대부분 친척관계로 연결되어 있는 그 동네에서 성욕에 대한 부분은 알면서도 묵인해야 하는 숙제였다.

남자들은 술집 벙어리 산월을 통해서

여자들은 어딘가 모자른 깨철(안성기 배우)을 통해서...

처음 부임한 수옥(정윤희배우)은 그 동네에서 깨철의 존재를 인지하면서 관심을 갖게 되고 마을에서의 깨철의 존재감에 대해 궁금해 하고 정의를 내리게 된다. 

 

이 영화는 82년 83년 이 당시에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었는지...

이문열 작가의 <익명의 섬>이 원작이라고 하는 이 이야기는 지금이 아닌 40년 이상의 과거에는 정말 그런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한다. 

 

------ 라디오에서 나오는 진행자멘트 -------

남자-
대낮인데도 어둑한 조명 아래서
낯선 사람끼리 서로 몸을 부비고 있다가 
경찰의 급습을 받고 일망타진되는 비밀 댄스홀의 현장을 
이따금 텔레비전을 통해 볼 때마다 우리시대는 너무도 쉽게
익명석에 대해서 탈일하는 느낌이 듭니다. 

여자-
그래요 도시에서는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에서 
버스 정류장 하나만 벗어나도 우릴 알아보는 사람은 거의 없어지잖아요

남자-
네, 그래서 손쉽게 자기를 감출 수 있다는 것
요컨대 익명성의 획득은 사람들을 대담하게 만들죠 

여자-
그래서 도시의 익명성은 편리하고 관대하다잖아요 

남자-
어쨌든 이것이 우리 시대의 도덕적 타락
특히 여성들의 성적 부패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여자-
그야 남자들도 다 마찬가지죠 뭐 

남자-
그런가요? 
네, 아무튼 시대가 변할수록 우리가 사는 고향의 동족 부락이 그리워집니다.
면 전체가 서로서로를 물밑 들여다보듯 아는 사이고 그것도 태반은 멀건 가깝건
혈연으로 묶여 있어서 여자들의 탈선이란 여간한 각오 없이는 엄두도 못 내죠
가끔씩 가까운 읍내를 이용해 보지만 그것도 이르든 늦든 들통이 나게 돼 있습니다 

 

나는 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멘트가 이 영화에 대한 메시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빠른속도로 영화에 몰입이 되기 시작했고 영화 속에서 은유적인 표현을 하는 것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이 라디오에 멘트가 나오고 40여분의 남은 이야기는 40년 전의 이야기가 아닌 현재의 어느동네 이야기를 보는 것 처럼
전혀 촌스럽지 않았고 현실감각이 있었다. 

 

벙어리처녀 산월은 다행히 벙어리여서 누구와 만났는지 말할 수 없었기 때문에 

마을 남자들의 일탈이 묵인 될 수 있었다.

 

모자른 동네형 혹은 동네 거지 같은 존재인 깨철은 신기할 정도로 입이 무거운 덕분에

마을 여자들의 일탈이 묵인 될 수 있었다.

 

그들은 서로의 일탈을 알지만 입 밖으로 이야기 하지 않으면서

그들의 동족부락을 유지했던 것 같다. 

서로 알지만 모르는 척 말이다. 

 

이 영화에서 생각지도 않았던 안성기 배우나 김지영 배우의 배드신을 보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굉장히 야했다... 은유적으로 흔히 말하는 메타포...

 

방아간에서 깨철과 수옥 장면에서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장면을 보며 굉장히 고전적이면서 세련된 방앗간씬이구나 싶었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성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쉽지 않은 이야기

80년대에 꺼낼 수 있었다는 것은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세련되게 야하면서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는 영화였다. 

정답을 내릴 수 없지만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하는 기회를 주는 작품이었다. 

다시 한번 영화 포스터를 보면서 영화를 곱씹어 봐야겠다. 

아직 나는 자신감을 갖지는 못했다....

어떤 사람들이 자신감을 갖게 되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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