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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삶은 영화

영화 남매의 여름밤-아버지, 어른남매, 아이남매의 성장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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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인천 어느동네 재건축 아파트에서 짐을 챙겨 나오는 남매와 아버지가 타고 있는 소형승합차는 이상하게 커보입니다. 분명 우스갯소리로 껌을 밟으면 멈출만한 작은 승합차임에도 불구하고 화면 속 아니 이야기 속 승합차는 그렇게 작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그 세명의 가족의 짐은 그 작은 차 안에 다 실릴 정도로 단촐했던 것 같습니다. 

남매에게는 할아버지 그 남매의 아버지에게는 아버지댁이자  어린 시절 살았던 자신의 집으로 가족이 들어가서 살게 됩니다. 어색하지만 사실 잠깐 기억이 멈췄을 뿐 분명 남매의 아버지의 인생의 일부가 스며 들어 있던 집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다음영화검색에서...

 

그 집은 이층집입니다. 

멋진 정원은 아니지만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는 꽤 괜찮은 정원도 있습니다. 사실... 서울 곳곳에 비싼 아파트에 비하면 영화 속 나오는 집은 정말 저렴한 공간이 아닐 수 없겠지만 그 집의 공간은 사실 서울 곳곳에 비싼 아파트 보다 넓고 활용성이 있는 곳입니다. 

부동산 가격으로 평가하는 것은 이만 줄이고...

그 정원에는 고추밭고 있었고 딸기과수원도 있었습니다. 영화에서는 안 비춰졌겠지만 근사한 나무그늘도 있었을테고 한여름에 시원하게 등목을 할 수 있는 수돗가도 있었습니다. 

봄에 보이는 꽃밭도 있었고, 가을에는 멋진 단풍나무도 있었을 겁니다. 겨울에는 멋진 설경도 보였을 그 정원은 사실 규모가 엄청 크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남매의 아버지에게는 엄청 규모가 큰 기억과 추억이 담겨 있었을 겁니다. 

 

집안에 일층에서 이층으로 올라가는 약간 경사가 있어 보이는 계단 사이에는 얇은 중문이 있습니다. 그 문을 닫으면 얼핏 보면 그냥 벽처럼 보일 정도로 그리고 한 겨울에는 약간 단열에도 도움이 되었을 것 같은 그런 문이 있었습니다. 

이층에는 오래된 재봉틀이 햇볕을 받으며 자리하고 있었고 신기하게도 그 재봉틀은 꽤 오랜시간 멈춰있었을텐데 잘 돌아갔습니다. 조금 무서울 정도로 쌩쌩하게 잘 돌아갔습니다.  설마 손가락 찔리는 장면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잘 돌아갔습니다.

 

가족

남매의 아버지는 가장으로써 어깨가 무겁습니다. 하지만 뜻대로 잘 되지는 않아 보입니다. 열심히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록 짝퉁이지만 그 운동화들을 그 작은 승합차 안에 가득 싣고서 열심히 팔려고 애쓰고 있으며 항상 더 나은 밥벌이를 하기 위해 굴삭기운전시험을 준비하는 근면성실한 가장입니다. 하지만 뜻대로 잘되지는 않습니다. 

인생이 참 그렇습니다. 뜻대로 잘 안되는... 거참... 

 

할아버지의 간호를 위해 등장하는 고모. 아버지의 동생... 약 8살? 정도의 차이가 많이 나는 동생은 이혼을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가출을 해서 친구집에서 있다가 자신의 아버지의 집... 아니 결혼을 하기 전에는 자신이 살았던 그 집에 들어가서 살게 됩니다. 비록 어머니는 없지만 아버지와 오빠와 본인인 고모 이렇게 세식구와 오빠의 딸과 아들... 이렇게 포함하면 3대에 걸친 다섯식구가 한 가족을 완성하게 됩니다. 

 

남매... 어찌보면 이 영화의 제목에서 보듯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누나와 동생이 흔히 보는 티격태격하는 현실남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순진하고 순수하고 보고 있으면 찌들어 있는 영혼이 맑아지게 되는 그 남매들...

 

그렇게 다섯명의 가족이 한 공간에서 밥도 먹고 술도 먹고 싸우기도 하고 즐거워도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감상평

영화의 제목 처럼 남매의 여름밤은 그렇게 짧지도 길지도 않은 한 여름의 몇날을 보여주는 잔잔한 영화였다.

남매라는 가족관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몰입도는 많이 높아 질 것 같다. 

누나가 있는 동생이라던지 여동생이 있는 경우, 아니면 남동생이 있거나 오빠가 있는 경우라면 남 일 같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모든 가족은 다 비슷할 수 없다. 이런 가족도 있고 저런 가족도 있을테니까... 그래서 이 영화 속 가족은 모든 남매들을 대표할 수 있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정도 공감이 되는 부분은 적재적소에 녹아 있는 것 같다. 

유치한 장난질에 서로 화를 낸다거나... 떨어져 지내서 낯설지만 그래도 가족이기에 조금씩 친해져 가는 모습

언젠가는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나와 또 다른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만들어 가는 그런 모습

원래의 가족과 보낸 시간보다 새로운 가족과의 시간을 더 보냈지만 그래도 어린시절 같이 공유했던 어렴풋한 기억으로 살아나가는 모습,  헤어짐을 준비하는 과정은 굉장히 현실적이고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주기도 한다는 것.... 등 

잔잔하고 편안했지만 어느순간 너무나 날카로운 잣대로 현실을 반영하는  모습 등을 보면서 이런저런 결론이 나지 않는 복잡한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기도 했었다. 

그래도 영화 속 어린남매와 어른남매들은 자신들의 인생을 살아 나갈 것이고 어린남매들은 점차 삶은 녹녹지 않으며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체득하면서 찌들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각자의 가족을 만들 것이고 어른남매들이 이미 했었던 그런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들의 일상에 같이 앉아서 보기도 하고 같이 밥도 먹는 것 같았던 그런 잔잔한 영화였다. 

어린시절의 남매와 어른시절의 남매에 대한 모습이 있고 영원할 것 같았던 아버지(혹은 어머니 어쨌든 부모 혹은 윗세대)는 세상을 떠나고 그 슬픔과 남은자들이 해야 할 남은것들에 대한 분할(재산 등등)에 대한 생각 그리고 어쨌든 슬픔속에서도 인생은 계속 되어야 한다는 그런 세대의 연속성이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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