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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용길이네 곱창집(Yakiniku Dragon, 焼肉ドラゴン) 리뷰 - 그들은 잘 살고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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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용길이네 곱창집은 연극<야끼니꾸 드래곤>을 보았던 사람이라면 보고 싶었을 영화이다.

영화 기생충에서 문광 역을 맡았던 이정은 배우의 팬이라면 보고 싶었을 영화이다. 

다음영화정보 포스터

 그리고 킹덤은 보지 않았지만 김상호 배우의 팬이라면 보고 싶었을 영화일 것 같다. 

 

이 영화는 일본영화인 것 같다. 

아니 이 영화는 한국영화인 것 같다. 

 

두 나라의 영화라고 봐야 할까?

 

이 이야기를 처음 접했던 2008년에는 너무나 익숙하지 않았던 공연이었다. 

봉준호 감독이 해외에서 상을 받으면서 '1인치 자막의 장벽을 뛰어 넘으면 더 많은 놀라운 작품들을 즐길 수 있다'

라고 말했던 것은 2020년에 일어난 일이다. 

 

2008년에 자막을 통해 무대에서 무슨 말이 주고 받는지를 보아야만 했고

가끔씩 한국말이 들리면 그렇게 좋았던 기억의 그 이야기가 <야끼니꾸 드래곤>이었다. 

 

무대에 설치 되어 있는 판자집... 그리고 고기 굽는 냄새 아마도 양념이 묻어 있는 곱창이었겠지만 

객석에서는 자세히 보이지 않았다 그것이 어떤 고기였는지... 그저 맛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배우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무대 한쪽 구석에 있는 자막을 열심히 찾아 보았던 기억만 남는 작품이었다. 

 

한국어 말고는 못하는 사람으로써 

정말 이 연극은 너무나 불친절한 연극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몰입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었다....

 

하지만 그 답답함에서도 뭔가가 작품에 몰입을 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아니 그 답답함이 간절함으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왜 이 연극은 한국에서 꽤 복잡하고 그럴싸한 판자집 세트를 무대 위에 올려놓았는지...

그리고 이 일본배우들과 한국배우들이 대부분 일본어로 이야기하고 가끔 한국어로 말을 하는건지...

 

그래서 더 자막을 빨리 읽고 무대를 보고 배우들의 표정이나 몸짓을 살펴봤는지 모르겠다.

 

이야기는 내가 태어나지도 않았던

1969년 오사카 공항 근처 판자촌에 살아가고 있는 재일교포 가족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일본의 강제 징용으로  끌려와서 전쟁 통에 팔을 잃고

살기 위해서 열심히 일을 했고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또 열심히 일을 했고

그 고향으로 돌아가는 중 전재산을 바다속에 침몰시키고

돌아간 고향은 제주 4.3 사건으로 가족들을 잃어 버리고 

돌아갈 곳은 그렇게 떠나고 싶었던 일본 밖에 없었던...

그리고 그 돌아간 곳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또 열심히 일을 해야만 했었던 

일본인도 아니고 한국인도 아닌 

그런 주변인이었던 재일교포의 한 가족 이야기였다. 

 

한국인이지만 일본에서 살아가고 있고 

한국으로 가고 싶지만 마땅히 한국에 갈 곳이 없는 그들

타의에 의해서 그렇게 정해진 그들의 삶

 

그리고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기에 

아버지가 되고 할아버지가 되고 

그들의 아들과 손자들은 그 주변인이라는 이름표를 갖게 된다.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

막막했을까....

얼마나 막연했을까....

 

그 와중에 그들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한 울타리에서 지지고 볶는 왁자지껄한 그들의 매일은 아니었지만 

몇몇의 하루하루들을 보여주었다. 

울고 웃고 화내고 힘들어하고 그 시간들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서로 보듬고 응원하고 힘이 되어 주는 그런 모습도 말이다. 

 

오사카 공항 근처 판자촌에 있는 용길이네 곱창집은 없어진다.

하지만 어딘가에 용길이네 곱창집은 개업을 하게 된다. 

 

그리고 용길이네 곱창집 식구들은 각자의 공간에서 살아나갈 것이다. 

시간은 지날 것이고 

나이는 들어 갈 것이고

가족도 늘어나고

가족도 줄어들것이다. 

 

매일은 아니겠지만 가끔

오사카 공항 근처 판자촌 용길이네 곱창집에서의 시간들을 떠올리면서 말이다. 

 

"설령, 어제가 어떤 날이든 내일은 분명 좋은 날이 올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는 용길의 말은

영화의 중간 중간 나오는데 그 대사를 들을 때마다 왠지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다...

 

이 영화는 연극을 봤던 관객을 위한 보너스트랙과 같은 느낌이었다. 

무대 위에서 보지 못했던 세세한 것들을 보여주는 듯한 느낌...

 

연극무대의 자막의 장벽보다 영화스크린의 자막의 장벽은 넘기 쉬웠다는 결론이었고

코로나19 때문에 공연이나 영화와 같은 전반적인 문화산업이 힘들어졌지만 

내일은 분명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하는 용길의 대사와 같이 

지긋지긋한 코로나19와 경제불황을 잘 보내고 좋은 날을 맞이 할 그 때가 오길 바란다. 

 

코로나19 빠른 종식을 바랍니다. 

 

김상호, 이정은, 마키요코, 이노우에 마오, 오타니 료헤이, 오오이즈미 요, 사쿠라바 나나미 

임희철, 한동규, 오노 쇼헤이, 네기시 토시에, 오오에 신페이 

배우님들의 열연에 감사합니다. 

다음영화정보 출연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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