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로운 시간이 많은 요즘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어느 분의 게시물에 시절인연이란 것에 대한 사진파일을 얼핏 본 적이 있습니다. 내용은 그렇다치고 시절인연이란 말은 어디서 본듯한 단어였는데 이상하게 계속 떠오르고 마음속에서 울리고 있었습니다.
시절인연의 사전적인 뜻은 '모든 사물의 현상이 시기가 되어야 일어난다는 말을 가리키는 불교용어'라고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나옵니다.
시절이란 말도 자주 쓰고 인연이란 말도 자주 쓰는 말 중 하나입니다. 시절은 순간 혹은 순간이 지속되는 시간 정도라고 생각이 들고 인연이란 것은 주위에 있는 사람 혹은 물건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을 해봅니다.
세상에 태어나면서 인연이란는 것과 시절이란 것은 항상 곁에 있었습니다. 태어나면서 기억은 나질 않지만 둘러봤을 때 병원사람들과 가족들도 있었을 것이고 자라오면서 스쳐지나가듯 많은 사람들이 존재했습니다. 너무 많아서 기억이 나질 않을 뿐 정말 우리는 서로에게 스쳐지나가는 많은 사람들 중 한명으로 존재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어릴때 친구네 집에 놀러가면 혹은 놀러오면 어른들은 우정 변치 말라고 하셨던 기억이 많이 납니다. 시간이 지나서 생각해보면 제가 사회성이 많이 부족한 까닭인지 모르겠지만 우정이나 사랑이란 것은 영원할 수 있지 않을거란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시간은 모두의 것이 아니라 각자의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일까....
인생에 있어서 제일 시간을 많이 보내는 인연은 가족구성원일 것 입니다. 한 지붕 아래에서 먹고 자고 같이 지내는 그 인연은 아마도 인생에 있는 인연 중 보통 인연은 아닐겁니다. 한정된 각자의 시간을 공유한다는 것 아니 비슷한 곳에서 비슷한 경험을 어느정도 비슷하게 한다는 것은 보통 일은 아닐거라 생각합니다.
학교를 가면 같은 학교 같은 학년 같은 반 친구들은 그렇지 않은 친구들에 비해서 더 가까운 사이일겁니다. 그 한정된 시간동안 만큼은 말이죠. 같은 수업을 듣고 같은 숙제를 하면서 이야기거리도 비슷해질겁니다. 그리고 다른 학년 혹은 다른 학교로 진학을 하게 되면 그 가까운 사람들은 어느정도 바뀔거라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초등학생이 되고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면서 점점 나이가 늘어나게 됩니다.
인연이란 보이지 않는 끈은 점점 많아지고 얽혀지고 굵어지게 될 것입니다. 물론 끊어지는 인연의 끈도 있을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그 끈들은 튼튼해지기도 낡아지기도 새롭게 바꿔지기도 할 것 입니다. 자신이 그 끈들을 조절하기도 하고 아니면 조절되기도 하고 선택이란 것은 의지와는 상관없이 조절 될 것입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합니다. 물론 옷깃 스치는 걸로 따진다면 출퇴근길 지하철 같은 곳에서는 정말 엄청난 인연이 매일 생길 것 같습니다. 사실 종교적인 지식은 없지만 가끔 사람이 참 하찮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한없이 자연 앞에서 작은 존재, 수많은 생명체들 중 하나의 종류 그 중에서 한개... 정말 그렇게 따지면 지구에는 정말 많은 생명들이 존재하고 그 엄청난 곳에서 지금 이 공간에서 지금 이 시간에 만원버스 혹은 지하철에서 버둥거리면서 옷깃을 스치며 중심을 잡는 사람들의 인연은 엄청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태어날 때도 혼자 죽을 때도 혼자라고 생각해보면 물론 하늘에서 뚝 떨어지거나 하늘로 휙 솟아오르지 않고 어머니란 존재의 몸에서 태어나고 왠만하면 가족의 품에서 죽음을 맞이하지만 시작과 끝은 자기 자신이라고 할 수 있으니 인생은 혼자라는 말도 맞는 말일지 모르겠습니다.
수많은 다른 사람 혹은 물건들이 한사람의 인생에 머물다가 갑니다. 그 머무른 시간이 길거나 혹은 짧거나 어중간하거나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그런 경험은 계속 반복되지 않나 싶습니다. 각자의 인생에서 접점의 정도라고 할까요? 가족은 남보다 조금 더 많은 접점을 가지기 때문에 가족이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가족도 있을 겁니다. 삶은 다양하기 때문에 그럴거라 생각합니다.
시절인연이란 말이 와닿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쓰고 있지만 쓰다 멈췄다가 쓰다 멈추고 다시 쓰다보니 글의 양만 많아지고 내용은 점점 빈약해지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블로그와 저의 시절인연이 조금 소흘해서 집중력도 떨어지지 않나 싶습니다. 수많은 인생들끼리의 접점의 시간의 정도가 시절인연이지 않을까요...
어릴적 동네 친구들, 학교 친구들, 일하면서 알게 됐던 사람들, 키웠던 동물들, 입다가 버린 옷들, 쓰다 버린 물건들 등등의 모든 것들이 아마도 그 순간 그 시절에 함께 했던 인연들이겠지요. 앞에서 경험하셨듯이 시절인연이란 말처럼 영원할 수 있었던 것은 없었던 것 아실겁니다. 단지 짧거나 길거나 혹은 아직 끝나지 않았거나 그런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억지로 만들거나 억지로 이어나가는 것은 혼자 결정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가끔은 그런 문제들을 어느 누군가가 정해놨을거라고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왜 그런 생각을 하냐구요? 사실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은 좀 편하거든요... 아마도 종교를 믿는 까닭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도 합니다. 나보다 큰 어느 존재가 있고 그 존재의 뜻대로 살아져 나간다는 것... 수동적이지만 마음은 적극적으로 편해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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