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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삶은 인생단어사전

오늘의 단어-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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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게 썼지만 가끔씩 무슨 뜻인지 헷갈릴 때

자주 쓰지만 순간 낯설어 질 때 찾아보게 되는 인생 단어 사전

 

오늘의 인생 단어는 '거리'입니다.

 

거리라는 단어는 역시 뜻이 많았습니다.

 

삼거리 사거리 오거리 와 같은 길에 관련된 단어

건더기의 옛말

오이나 가지 따위를 묶어 세는 단위, 한거리는 50개라고 합니다.

탈놀음, 꼭두각시놀음, 굿 따위에서 장(場)을 세는 단위도 되고요.

큰 이익, 큰 신, 내용이 될 만한 재료 뿐 아니라 여러 쓰임새와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입니다.

 

 

저는 요즘 거리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어디를 가던지 어느정도의 공간 및 시간의 거리가 떨어져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익숙하게 했던 고민거리였기 때문인지 그 거리에 대한 고민은 점점 무감각해집니다.

 

블로그를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지만 블로그에 쓸거리에 대한 고민도 은근 많기는 하지만

일당을 받거나 월급을 받으면서 하는 일이 아니기에 고민만 하고 또 고민만 하기를 반복합니다.

 

밥을 지을 양식거리, 먹고 살아가기 위하여 하는 일거리

즉, 밥거리에 대한 고민은 예나 지금이나 그리고 제가 세상을 떠나는 얼마 전까지 계속 되야 할 고민거리니까

매일 우선순위의 고민거리입니다.

 

어쩌면 그 밥거리가 모든 고민의 근원인지도 모르겠지만

사람마다 각자의 상황은 다르기 때문에 뭐라 단정 지을 순 없겠습니다.

 

지극히 제 개인적인 고민거리라면 

밥거리가 제일 큰 고민거리이며 해결되지 않는 고민거리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정된 직업 직장인이 아니고 시간이 흘러갈수록 나이가 들기에 더욱 고민의 강도는 커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밥거리에 대한 고민 거리가 아닌 다른 거리에 관한 것을 얘기하려고 합니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느껴지는 간격을 나타내는 거리입니다.

 


 

 

 

교회용어로 달란트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각 개인에게 부여하신 재능이나 능력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하는데요.

그와 비슷하게 쓰이는 말이 있다면 '그릇'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사람 마다 각자의 그릇이 있다....

요즘 수저 분류법 처럼 금그릇 은그릇 흙그릇 같은 그릇의 재질뿐 아니라 그릇의 크기도 역시 사람 마다 다양하게 존재할거라 생각이 듭니다


저의 달란트 혹은 그릇의 크기는 얼마 정도 인지 정말 궁금 할 때가 많습니다.

아직은 조금이나마 커질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한살 씩 늘어남에 따라 

저의 그 믿음은 점점 흔들흔들거리고 약해지는 것 같습니다.


어릴때부터 혈연 지연 학연과 같은 대인관계는 저에게 있어서 태어난 살아온 그리고 학업능력의 결과 큰 상관없는 요인이었습니다. 

성격이 무난하지 않은 까닭인지 주변에 많은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분명 이 세상을 살아나가려면 대인관계가 좋아야 할텐데 걱정이 듭니다만 제 그릇은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여러가지 예를 들어 보면 대인관계는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특히 두레 품앗이 이런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는 말이죠.

(외국생활을 해본적이 없는 관계로 성급한 일반화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결혼식 같은 경우에는 하객들이 얼마나 많이 왔는지

그리고 그동안 해왔던 축의금이 얼마나 회수 되었는지가 굉장히 중요한 이슈 중 하나 일것입니다.

화환 역시 중요하기에 결혼식을 하는 두 사람 아니 두 가족 사이에 미묘한 경쟁도 얼핏 보이기도 합니다.

 

어쩌다 장례식장을 가게 되면 그곳에서도 인맥은 중요해 보입니다.

물론 돌아가신 분의 인맥보다 살아있는 분들의 인맥이 더욱 작용하기는 합니다만...

 

그런 인생에 있어서의 큰일 뿐 아니라

직장 혹은 돈벌이 혹은 여가시간 활용과 같은 일에도 대인관계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아니 작용합니다.

 

한때 저도 사람을 많이 만났던 적이 있었습니다.(물론 상대적인 기준입니다)

일주일에 여러날 사람들을 만나고 집에 새벽에 들어오는 날들이 많았었는데요.

물론 재미있고 좋은 시간들이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칠 줄 모른채 살았던 것 같습니다.

 

뒤돌아 보면 그때가 제 인생에 있어서 몇 안되는 전성기였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어느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에게 지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성격의 문제인지 저는 사람들을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자체적인 로그아웃이라고나 할까요?...

 

여기서 제 달란트 혹은 제 그릇의 크기는 이 정도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 지냈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왜 대인관계가 그 정도 밖에 못되었을까....

 

주말 혹은 주중에 아무런 약속 없이 출퇴근만 반복하고

집안에서 텔레비전이나 보며 뒹굴거리는 모습을 볼 때 정말 한심해 보일때도 있습니다.

남들은 좋은 곳으로 놀러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고 좋은 추억을 만들어가는데 왜 나는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사실 나를 제외한 모든 것을 탓하면 마음이 편하긴 합니다. 그렇지만 결국에는 제 탓이라는 결론이 내려집니다.

탓이라기 보다는 나의 여가활용에 대한 그릇이 이 정도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 거리라는 것에 대해 써나가는데 참 많은 시간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쉬운 내용도 아니고 저에게 있어서도 이 사람과의 거리는 하루하루 고민거리기 때문입니다.

 

흔히 일보다 사람이 힘들게 한다고 하는 말도 있습니다.

저와 같이 스트레스에 약한 사람은 더욱 대인관계가 고민거리의 대부분으로 차지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말을 할 때도 배려해서 말하려고 노력하고 일을 할 때도 배려해서 일을 하다 보면

정작 사람들은 나한테 왜 막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게 됩니다.

 

사실 적당하게 어우러져 사는 방법을 깨닫지 못한 까닭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남들한테 피해를 주면 안된다는 생각에 눈치를 봤던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회의 암묵적인 계급표 상 제일 아랫부분에 있었던 안정적이지 않은 밥벌이는 더욱 눈치를 보게 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사람들과의 관계가 힘이 들었는지 모릅니다.

 

이런 어두컴컴한 내용을 이런 연일 무더운 날씨에 보는 것과 쓰는 것은 무한한 스트레스를 만들어 줄거라 생각합니다.

 

몇달 동안 쓰다 지우다 쓰다 지우다를 반복한 이 단어사전 처음 단어인 '거리'는 성급하게 마무리를 짓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과의 거리는 적당한 선을 지키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남을 배려한다는 것 자체가 어찌보면 내가 아닌 남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그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생각과 아니 기대와 다르게 자신에게 행동을 하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에 상처나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당연한 것 입니다.

 

계속 그 상처나 스트레스가 반복된다면  '거리'의 재설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동안 너무 배려하지 않았나요?

너무 속내를 많이 털어 놓지 않았나요?

너무 이해하려고만 하지 않았나요?

너무 ......하지 않았나요?

너무 ..........하지 않았었나요?

 

가끔씩 '거리'의 재설정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순전히 개인적인 제 생각인 공감이 되지 않을 수 있는 삶은 인생단어사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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