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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삶은 바보상자

드라마 '눈이 부시게'의 눈 침침하게 쓴 감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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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출처는 드라마 공식홈페이지에 올라와있는 사진들입니다.

종영인 줄 알았던 지난 주에 쓰기 시작해서 오늘까지 조금씩 쓴 글이기에 글내용이 더욱 안쓰러운 점...ㅠㅠ

 

 

 

과거로 가거나 미래로 가는 등의 시간을 초월하는 이야기는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그런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제 개인적인 이유로는 지금 살고 있는 현실이 아주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어제 믿겨지지 않을 내용과 시기에 종영을 앞둔 JTBC의 <눈이 부시게>는 적잖은 충격을 줬습니다.

 

대충의 줄거리는 말입니다.

 

이 드라마는 시간을 돌리는 시계를 갖게 되면서 일어난 이야기인데요.

어릴때부터 시간을 되돌리기를 반복한 까닭에 또래보다 나이가 더 들어 보였던

그래서 한동안 그 시계로 시간 되돌리기를 멈췄던 김혜자의 이야기였습니다.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을 막기 위해

시간을 엄청 많이 되돌리면서 시행착오를 반복하던 끝에

아버지의 죽음은 막을 수 있었지만

시간 되돌리기의 부작용인 나이듦은 막을 수 없었던 김혜자는

할머니가 되어 버립니다.

 

그런 할머니가 되면서 일어나는 일상에 대한 이야기가

그동안의 이야기였습니다.

 

20대의 정신이지만 70대의 육체를 가진 주인공을 제외하고는

너무나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 흘러갑니다.

 

요즘 유행인 인터넷방송을 하는 혜자의 오빠 영수

취업이 힘든 요즘 시대에 가업을 잇는 오토바이로 배달도 하는 혜자의 친구 현주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가수 연습생 시절을 보내다가

혜자의 오빠인 영수의 인터넷방송에 우연찮게 출연해서 음반까지 내는 혜자의 친구  상은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고 그렇다고 특별하진 않지만 특별한 여러 사람들이 나오는 드라마였습니다.

 

 

할머니로 변신한 한지민은 언제쯤 등장하나... 하는 기다림으로 보는 것도 있었습니다.

젊어졌다 늙어졌다 이렇게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야 더 재미있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젊은 김혜자의 늙은 김혜자에 적응하는 모습은

과연 이 드라마는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주된 장소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관으로 옮겨 가면서

가벼운 마음이 조금씩 무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릴때 드라마에서 보던 배우님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전원일기 나오던 그 시절에 한참 텔레비전에 자주 등장하시던 반가운 얼굴들입니다.

 

몇마디 없이 휠체어를 끌고 지나가는 역할로도 나옵니다.

모 방송사에서 토요일에 나오던 토요미스테리의 진행자였던 전무송 배우는 드라마에서 긴장감을 고조 시켜주는 역할로 나오지만 대사 한 줄이 없는 것 같습니다.

 

취업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요즘 젊은 청년들의 현실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마음을 담았나 싶었던 생각이

점점 심해질대로 심해진 세대간의 갈등을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나 하는 생각이 점점 들게 됐습니다.

 

홍보관에서 일하게 된 이준하나

할머니로 변한 김혜자나  현실이 많이 꼬이고 잘못되고 얼른 벗어나고 싶겠다...라는 생각의 복잡함은

영수나 현주 상은 과 같은 주변인들의 이야기로 잠깐동안 잊을 수 있었지만

 

드라마를 보는 내내 괜히 울컥거리면서 눈물이 나곤 했습니다.

 

그러던 지난 3월 12일 눈이 부시게는 갑작스런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나는 알츠하이머입니다'라는 극중 김혜자의 말은 그동안 울고 웃었던 그 모든 장면장면이 뭐였을까? 하는

착각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날 종영이라고 생각해서 굉장히 아쉬운 마음도 있었습니다.

 

인터넷 상 다른분들의 의견을 보면 

민주주의 운동을 하다가 죽은 남편에 대한 기억을 안고 살다가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는 이야기가

좀 설득력이 있어 보이긴 했습니다.

 

고문을 하던 요원(전무송 배우)이 김혜자의 남편이 차고 있던 결혼 예물인 손목시계를 빼앗아 차고 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전무송 배우의 얼굴에서 꼭 일본순사와 같은 얍삽한 표정을 한 젊은 사람이 순간 지나쳐간 것을 보면 말이죠.

 

단체 관광을 위장한 보험사기 역시 충분히 민주주의 운동으로 희생되었던 분들에 대한 이야기와 연결시킬 수 있는 극중고리인 것 같습니다.

 

네...오늘과 내일인 3월 18일 19일에 더욱 자세한 내용은 나온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반전이 있기 전까지의 내용이 더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노인들의 일상을 조금은 가볍게 전달해주고 한때는 잘 나갔지만 지금은 어디에서도 보기 어려운 배우분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반가운 마음 아쉬운 마음 여러가지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한때는 화려하고 멋진 배우들이 지금은 평범하고 나이들어 있습니다.

브라운관이나 스크린 혹은 무대와 같은 공간에서 한때 화려한 삶을 지냈던 사람들이 설곳이 없었지만

드라마 '눈이 부시게'에서는 어떻게 보면 앞으로 몇번 남아 있지 않을 기회이자 시간이자 공간이었을 것 같습니다.

 

현재 잘나가는 배우들과

한때 잘 나갔던 배우들의 콜라보레이션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사실 돈을 벌기 위해서 만드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크게 돈을 벌 수 있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나이가 들기에

한때 잘 나갔던 배우 분들을 보고 있으면 남 일 같지 않았습니다.

 

감정이입이 되었다고 할까요?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누구나 늙어진다.

그 말이 더욱 무게감 있게 다가오는 드라마였습니다.

 

오늘과 내일 어떤 내용이 나올지는 보면 될 듯 합니다.

 

하지만 그 지난 시간동안 세대 간의 찰진 섞임을 보여준 '눈이 부시게'는

노령화 시대에 세대간의 이해를 높이는데 어느정도 울림을 주지 않았나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누구나 나이는 들어서 노인이 됩니다.

한마디로 모든 사람은 잘나가던 때가 있는 거지요.

머리도 시커멓고 머리카락도 엄청 많은 때가 있었던겁니다.

세수를 안해도 광이 나던 그 시기들이 다 있었던 거지요.

 

'눈이 부시게'의 이야기는 얼마 있으면 마무리가 됩니다.

현대극이니까 아마도 열린 결말이겠죠.

 

드라마 속에 나온 보험사기 관광에서 빠져 나온 어르신들은 어떻게 하루하루를

눈이 부시게 살고 계실까 하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오래오래 눈이 부시게 살아 계시면 좋겠지만.....

끝은 존재하는 법이기에 막연하게 가슴이 아픕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야기 속에서나 현실에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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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숙 배우님은 영화 개봉을 앞두신 것 같아서 잘 되시길 바랍니다~

김희원 배우님은 오래전부터 뮤지컬 <빨래> 제작도 하시고 나름 좋은 일 많이 하시는데.... 이번 캐릭터도 천하에 나쁜놈이시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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