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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일상..

나홀로 방부목 울타리 만들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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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생활 경계가 모호한 시점에 울타리 혹은 담장과 같은 눈으로 보여지는 경계의 필요성이 다가왔습니다.

그 담장이나 울타리라고 하면 나의 영역에 넘어오지 말라는 표시이기도 하지만

남의 영역에 넘어가지 않겠다는 표시이기도 합니다.

 

사는데 있어서 적당한 거리감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애매한 구역을 애매하게 활용을 못하는 상황에서는 눈에 보이는 표시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담장이나 울타리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비용을 아끼려면 누구한테 맡기는 것이 아닌 혼자서 해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더불어서 현장 상황이 어떻냐에 따라서도 작업 방법 혹은 방향을 정해야 하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울타리 혹은 담장을 설치하려면 기초가 중요했습니다.

바닥이 콘크리트 혹은 아스팔트와 같은 고정적이고 딱딱한 상태라면

조금 더 무겁고 거대한 것으로 방향을 잡아도 되겠지만

현장 상황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깔끔하지 않은 흙바닥이었고 그 안에는  돌들도 꽤 많았습니다.

그런 상황은 한마디로 기초 공사를 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포크레인이나 인부들을 불러서 작업을 한다면 어렵지는 않을 것 같았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포크레인으로 경계를 넘어가지 않게 깊게 땅을 파고

그 안에 철근을 좀 박고 레미콘을 불러다가 전문용어로 공구리를 치면 될 것 같았습니다.

그런다음 울타리를 치던 담장을 치던 기초가 튼튼하니 어려울 점은 없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비용을 아끼는 것이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비용과 효율의 문제점은 저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인건비는 발생하면 안된다...

단 몇백원 몇천원이라도 아껴야 한다.

시간은 분명 오래 걸릴 것이다.

그래도 작업은 나름 체계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결정을 내린 것이 나무 울타리였습니다.

야외에 설치 되는 것이니 우선 잘 썩지 않는 방부목으로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인터넷을 뒤적거리면 특히 유튜브를 보면 나무로 울타리를 치는 영상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땅을 파고 시멘트를 붓고 나무 기둥을 박는 등의 작업 모습이 있었지만

나무 기둥이 썪을 수 있다는 것에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런 문제점을 보완 하는 철물을 사용해서 공사하는 해외영상을 보았고

그 철물과 비슷한 것을 국내 인터넷 사이트에서 찾길 시작했고 발견을 하게 되었습니다.

국내 메가타이에서 나오는 나무 사이즈 90mm X 90mm 를 고정 시킬 수 있는 철물입니다.

 

작업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담알못 울알못인 저에게 막연하게나마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었습니다.

 

17개를 주문했습니다.

그말은 곧 기둥이 17개가 생겨야 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포크레인도 없고 빌릴 돈도 없었기 때문에 기둥이 박힐 기초를 17군데를 파야 했습니다.

지독한 폭염으로 땅도 바짝 말랐던 7월 말부터 땅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삽질 몇번만 해도 땀으로 눈을 뜰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땅에는 돌들도 많았습니다.

작은 돌이면 괜찮았지만 큰 돌이 나오고 그 돌을 꺼내지 못하면

기둥기초 구덩이를 조금 옆으로 이동해서 다시 파야 했습니다.

 

그때는 몰랐었습니다. 구덩이를 파는 것이 목적이었으니까요....

조금 옆으로 파는 것이 나비효과가 되어서 훗날 저를 괴롭혔습니다.

 

어쨌든 주말마다 하루에 2개 3개 5개 등등 파면서 어느새 기둥의 기초가 될 구덩이들은 17개가 생겼습니다.

지나다니다가 어디서 본 건 있어서 그랬는지 그 구덩이 마다 둥그런 플라스틱 통을 하나씩 묻어놨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작업은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 라는 말 때문에 그랬습니다.

 

이제는 구덩이를 채울 일만 남았습니다.

공구리 비비는 것은 군대에서 해봐서 잘은 못하지만 흉내는 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군시절 공구리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보면

40킬로 그램 시멘트를 더블백에 넣고 GOP철책선 계단을 내려가다 옆으로 쓰러졌던 저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엄청 무거웠지.... 쉽지 않았었어...등등의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맞아 그리고 그때 더블백에 시멘트만 가지고 갔던게 아니었다....

다른 고참은 더블백에 모래... 자갈 같은 것들을 넣고 갔었다...

 

맞습니다. 그냥 시멘트만 가지고 공구리를 비비는게 아니었습니다.

그안에는 자갈 모래 등 뭔가를 섞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섞을만한 재료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답니다. 자갈,모래 찾아보면 당연히 없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은 레미탈이라는 물만 섞어서 비벼주면 되는 제품이었습니다.

 

나름 시간을 절약하고 체계적으로 하려면 레미탈을 사용하자...

그리고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서 현장 근처에 조금 큰 철물점에 갔습니다.

우선은 7포대를 샀습니다. 차가 무거워진게 느껴졌습니다.

트럭이 없는 관계로 개미처럼 하나씩 옮기면서 일해야만 했었습니다.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서 조금 큰 철물점은 조금 싸게 팔거라는 생각에 갔었는데 꼭 그런것만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가격비교는 꼭 해보는게 예산을 조금이라도 절약하는 방법입니다)

 

작업을 해가면서

지쳐가는 저는 내가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거지? 하는 자괴감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런 생각없이 열심히 레미탈에 물을 뿌려가면서 비비고 있으면 시간은 잘 갔습니다.

나름 하루를 알차게 보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름 잘 섞은 레미탈을 기초구덩이에 넣고 기둥을 고정시킬 철물을 박아 넣는 작업을 몇 주에 걸쳐서 마무리를 짓습니다.

 

왠지 작업이 되가는 모습은 불모지에서 뭔가를 만들어 나가는 모습과 비슷했습니다.

폭염은 한동안 계속 되었습니다.

 

그렇게 17개의 기둥기초는 완성되었습니다.

 

 

 

 

이제는 나무자재를 사서 하나씩 조립하면 됩니다.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죠. 우선 기둥각재를 삽니다.

각재 한개에 길이가 얼마나 되는지 인터넷에 검색을 해봅니다.

 

3.6미터

 

왠만한 나무각재 및 데크재에 쓰이는 제품의 길이는 3.6미터였습니다.

 

기둥이 17개니까 3.6미터 한장의 나무에서 기둥을 몇개를 뽑아야 하는 것이 고민거리였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순진했던 저는 기둥으로 쓰일 각재를 배달시키면 운송비가 들거라는 생각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비용을 아껴야 하는데.... 운송비라니...

 

줄자로 차안에 길이를 이리 저리 재봤습니다.

1.9미터 정도까지는 어찌저찌 나옵니다.

그래서 결정된 기둥의 길이가 3.6미터의 절반인 1.8미터로 정해졌고 근처 목재가게로 갔습니다.

그리고 4X4(90mmX90mm)각재 10개를 구입합니다.

그리고 반으로 잘라 달라고 주문합니다....

영수증을 봅니다. 잘라주는데에도 비용이 발생됩니다...

하지만 그래도 운송비는 아꼈다라고 위로합니다.

그리고 차에 실어서 옮깁니다.

 

 

 

그리고 잘린 각재에 오일스테인을 바릅니다.

17개니까 시간은 많이 안걸립니다.

군데 군데 나무들을 놓고 오일스테인 바르고 기초와 기둥을 연결합니다.

나름 수평대로 수평을 잡아가며 드릴질을 합니다.

 

왠지 기둥이 좀 길어 보입니다. 뭐 하지만 자르는 것도 귀찮고 저는 전문가가 아니라는 위로를 하면서

그냥 열심히 1.8미터짜리 기둥을 연결해 나갑니다.

17개 설치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충전드릴이 있으니 나사 몇개 박으면 기둥이 세워졌습니다.

 

그때까지는 잘 나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역시 괜히 연결 철물을 쓰는게 아니지.....

기둥이 잘 고정되었나 하면서 흔들어 봤습니다.

이상하게 흔들흔들겁니다.  기둥이 길어서 그런거겠지...

문제는 레미탈과 연결철물에 있었습니다.

왠지 고정이 잘 안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어떤것은 연결이 잘 된 것 같은데 몇몇 것들은 레미탈과 연결철물이 고정이 덜 되어 있는 것입니다.

다이소에서 본드도 몇개 사서 그 틈에 넣어 보기도 했지만 쓸데없는 짓이었습니다.

 

역시... 전문가가 아니라서 그런거였겠죠... 하면서 작업을 이어나갑니다.

 

주말에는 작업을 주중에는 어떻게 작업을 이어 나가야 할지 검색에 검색을 거듭합니다.

시간은 빨리 갑니다.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할껄...

 

어쨌든 비용은 항상 저의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재료를 저렴하게 구입할까... 작업을 이어나가면서 어느정도 비용이 나가는 걸까.. 언제까지 마무리를 지어야 할까...등등의 고민은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2019년 4월 덧붙임------

다음 게시물들도 보시면 아주 조금은 도움이 되실 것 같지만

이번 게시물만 보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참고 하시라고 덧붙입니다.

 

방부목은 판매점에서 어떻게 잘 관리를 했냐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울타리에 들어갔던 나무 중에서 방부처리가 잘 안된 나무들은 시간이 지난 요즘 살펴 보면 시커멓게 썪고 있었습니다.

오일스테인을 자주 발라줬지만 방부처리가 잘 안된 나무는 오일스테인 할아버지가 오셔도 썪는 것을 늦추진 못했을 겁니다.

사올때부터 왠지 무겁고 젖은 것 같더라 했더니만....

 

기초와 기둥을 연결하는 연결 철물은 제가 제대로 사용방법을 몰라서 활용을 잘 못하는 것 일지 모르겠습니다만

다음에 또 방부목으로 울타리를 치게 된다면 저는 플라스틱 통에 레미탈을 비벼 놓고 연결철물을 꼽는 작업을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비용면에서는 플라스틱 통에 레미탈 잘 비벼서 연결철물을 꼽는 것이 조금은 저렴할지 모르겠지만

 

시간이나 노동력을 생각하면 주춧돌을 사서 작업하시는 것이 훨씬 빠른 작업을 가능하게 합니다.

주춧돌을 놓기 전에 바닥을 단단하게 다지는 작업은 제일 중요한 작업이고요.

 

항상 느끼지만 만족스럽게 작업을 마무리 할 정도라면 제가 기술자겠죠....

다음번에 울타리 치면 조금은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ㅎ

 

 

 

다음 게시물

 

나홀로 방부목 울타리 만들기 #2  클릭-> http://lifehotstory.tistory.com/720

 

나홀로 방부목 울타리 만들기 #3  클릭-> http://lifehotstory.tistory.com/721

 

나홀로 방부목 울타리 만들기 #4  클릭-> http://lifehotstory.tistory.com/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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