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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삶은 연극

미사여구없이 얘기해보는 감상평 <연극 미사여구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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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DB의 줄거리 옮겨보면

10년 전 비 내리는 저녁. 사회복지학 전공 석사 2년차 서현은 소설가 지망생 동구를 찾아가 남자친구와 헤어졌다고 말한다. 대화를 나누던 중 서현은 동구의 피아노 연주를 듣고자 동구의 집으로 향하고, 얼떨결에 즉흥적인 섹스를 벌인다. 둘은 주섬주섬 옷을 걸치며 대화를 나눈다. 평범한 농담이겠거니 했던 말장난이 꼬리를 물더니 어느새 인신공격이 되고, 말은 말을 낳고, 회오리치고, 서로에게 화살이 되어 급기야 헤어지고 만다. 십년 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동구의 작업실에 월간지 편집장이 된 서현이 인터뷰를 위해 방문하게 되는데...


감상평

언제부턴가 공연을 보면 무대를 먼저 보게 된다.

가운데에서 보는게 좋을까? 왼쪽에서? 오른쪽에서? 아니면 좀 위에서? 이 공연은 약간 오른쪽에서 보는게 좋게끔 만들어져있다.

소실점이라고 해야하나? 그것이 왼쪽 아래로 향해있기 때문이다. 

좀 불안한 무대라고 해야하나? 입체적이라고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무대는 그랬고... 오랜만에 아르코 예술극장에서 공연을 봐서 기분이 좀 좋았었던 걸로 기억난다.


제목이 미사여구없이.... 뭔가 재미없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미사여구>라는 말 자체가 잘 쓰지 않았던 말이라서 국어사전을 찾아보고 싶었었다.


네이버에 검색해보면

아름다운 말과 글귀(-)라는 뜻으로, ①아름다운 문장() ②아름다운 말로 꾸민 듣기 좋은 글귀


아름다운 문장... 아름다운 말... 평소 나의 생활과는 상관없는 세상의 말과 문장인듯하다.

어쨌든 이 연극은 뭔가 대사량이 엄청나게 많았다.

배우는 동구와 서현 두명 밖에 나오지 않았으니 당연히 대사량이 많을 수 밖에 없었겠다.


동구는 소설가 지망생이다. 자기만의 세상에 갇혀서 창작활동을 하는 그런 작가의 모습을 하고 있다.

비오는 날 농구를 열심히 하는 굉장히 건전한 모습도 보여주고...

어느날 서현이 동구를 찾아온다. 남자친구랑 헤어졌다는 이야기와 이런저런 비오는 날 남자와 여자가 한방에서 있으면 뭔가 스파크가 튀게 마련인지

그 두 사람은 영화처럼 눈이 맞아서 하룻밤을 보낸다...(진짜 살다보면 이런 일도 일어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야기?ㅜㅜ)

그리고 동구는 서현이에게 사랑한다고 고백을 하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어긋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서현이 동구의 작품에 대한 평을 한다 "너의 작품에는 미사여구가 너무 많아..." 


그렇게 10년이 지나고 미사여구를 많이 줄이다보니 동구는 유명한 작가가 되어 있었고 곁에는 유명한 배우 부인이 있었다.

서현은 잡지사 편집장이 되어있었다. 

어느날 서현은 동구를 인터뷰하게 되었고 10년 만에 만난 두 사람은 아니 동구는 서현을 못알아봤다. 

그럴수 밖에 없었던 것이 동구는 10년전 비오는 날 이후에 서현에게 편지를 쓰는 등의 구애활동을 하다가 서현에게 스토커 취급을 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구는 아마도 이런 생각을 하고 살고 있지 않았을까? "설마 나를 싫어하는 서현이가 나를 보러 오겠어?" 


동구는 자기가 그렇게 좋아하던 아니 사랑하던 짝사랑하던 자신의 작품세계를 바꿔놓았던 서현이 10년 만에 자기 앞에 있다는 사실에 정신이 없었을 것 같다.

비록 둘 다 결혼은 한 상태였지만 동구는 10년 전에 가슴 한 구석에 묻어 놧던 보물상자를 열어보는 듯한 느낌이지 않았을까 싶다.

나이는 더 들었지만 10년 전 그날로 돌아가서 티격태격거리는 두 사람...

두 사람은 다 남편과 부인이 있는 유부남 유부녀

하지만 10년 전 그날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가게 된다.


10년 전 동구 서현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던 그날의 대답을 서현이 한다. 사랑해!라고...


그렇게 연극은 끝났는데 아마도 그 연극이 계속 이어진다면 그 두 사람의 일상은 그냥 그대로 지속되지 않았을까 싶다.

서현은 10년전 당시 선배이자 남자친구인 남편과의 결혼생활을 이어나가겠고,

동구는 유명한 부인과의 불화설을 떠안고 결혼생활을 지속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연극이란것은 시대상을 반영하기 마련인데 유부남 유부녀가 만나서 하룻밤 일탈을 하는 내용의 결말이 살짝 놀라웠지만 어느정도 용인되는 사회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공연을 보고 나올때는 그렇게 잘 만들어진 공연은 아닌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나왔는데, 그 다음날 다음날 지나면서 살아가면서 얼마나 미사여구를 많이 넣은채 살아가고 있는 것 일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나 행동에 얼마나 쓸데없는 미사여구가 들어가 있을까?

솔직담백하게... 돌려 말하지말고... 진솔하게... 해야 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 작품이었다.

(라면서 감상평에 미사여구가 많이 들어가 있다 ㅉ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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