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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삶은 연극

가족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연극 <선녀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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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씨 이야기

공연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에는 <좀머씨 이야기>라는 책이 떠올라서 살짝 웃었습니다.

무슨 내용이지? 분명 주인공은 여자인가보다.

이런 생각에 공연을 보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이 공연장이 원더스페이스 네모극장 세모극장 이럴때 왔었다가 오랜만에 와보니 극장 이름이 아트센터K 네모극장 이런식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주인이 바뀌었나봅니다.

그래도 변하지 않는 것은 건물입니다.

5층에 공연장입니다.

날씨는 더운데 그냥 걸어 올라가야지요.

 

어쨌든 공연장은 시원하니 다행입니다.

 

공연 시작하니 분명 장례식장인데 좀 재미있습니다.

영정사진에 사람이 서있습니다.

 

커다란 영정사진 틀이 있고 그 안에 서있는 모습입니다.

무대장치를 신선하게 이용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연출 요소들이 녹아 있어서 그런지 좀 재미있습니다.

인형극도 나오고 영정사진 틀을 이용해서 저승과 이승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그런 장치들은 재미있었습니다.

 

줄거리를 너무 적나라하게 풀어놓으면 혹시나 볼 생각 있으신 분들에게는 스포일러일테니 내용은 말하지 않기로 할게요.

 

이런 내용의 공연 혹은 영화? 책

매체는 상관없이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많이 접해보셨을거라 생각합니다.

 

어쩌면 이런 이야기는 이야기에 심취해 있는 동안 너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지도 모릅니다.

연출자의 의도대로 어느 부분에서는 웃어야 할테고 어느부분에서는 울어야 하니까요.

좀 뻔합니다. 다행히 저는 사람들이 여기 저기서 조용히 훌쩍 거릴 때 울지 않았습니다.

 

그새 감정이 말라붙었는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 이야기에 어느정도 수위를 조절하면서 몰입하고 있었나 봅니다.

 

어쩌면 이 이야기는 일상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 그랬는지 모릅니다.

이  연극은 어머니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나의 이야기입니다.

결국 우리 식구에 대한 기록입니다.

 

어머니의 입장에서 본 기록인 것이지요.

 

저도 공연을 보면서 궁금했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어떻게 만났으며 어떤 신혼생활을 했었고 어떻게 저를 포함한 자식들을 키워내셨는지...

궁금합니다.

언젠가 지난 일들에 대해서 여쭈어 볼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말씀해 주실진 모르겠습니다.

밤을 새도 모자랄 시간이 걸려도 그 얘기를 듣지 못할 지도 모르죠.

 

가족간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하고 살았을까?

나는 어머니에 대해서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

나는 아버지에 대해서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

 

언젠가 식구라는 구성원이 한명씩 줄어들게 될겁니다.

그리고 저 혼자 남을지도 모르고

아니면 제가 더 빨리 떠날지도 모릅니다.

 

식구가 무엇일까?

가족이 무엇일까?

이런 것에 대해 생각하게 만듭니다.

 

요즘처럼 스마트폰 만지작 거리느라 더욱 말이 줄어든 사회에서 가족의 의미는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공연이었습니다.

물론 저도 가족과 얘기 해야 할 귀중한 시간인 지금 이 순간에도 컴퓨터 앞에서 하찮게 글이나 쓰고 있으니 할 말은 없습니다.

 

공연기간은 2013년 9월 15일 일요일까지입니다.

장소는 대학로 아트센터K 네모극장입니다.

가족끼리 보기엔 장례식장이 배경이라 좀 이상할지 모릅니다.

 

아침에 어머니와 큰소리로 싸운 사람은 이 연극 보고 집에 들어가면 어머니에 대한 마음이 바람직 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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