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영화를 보지 않은지도 오래 되었기에 영화를 고르게 되었습니다.
얼마전에 한국에 왔다갔다는 브래드피트가 주연인 영화가 눈에 들어왔고요.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좀비 영화가 뭐... 그런거 아니겠어? 하는 생각부터 들었고요.
언제부터 좀비라는 장르가 공포영화가 되었지 모르겠습니다.
좀비라는 말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도 잘모르겠습니다.
저도 지금까지 즐겨봤던 좀비영화는 레지던트이블 시리즈가 전부였고요.
저는 이 장면을 보고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마구 마구 몰려들어 쌓이고 무너지고 쌓이고 무너지고를 반복하면서 거대한 벽을 기어 오르는 모습은
지금까지 본 몇 안되는 좀비 영화 중 놀라운 장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본 해운대의 거대한 쓰나미와 같은 급의 인간 쓰나미 아니 좀비쓰나미를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세상에서 인간이 얼마나 약한 존재인가... 하는 무능력함이랄까요?
물론 그 하찮고 약한 인간이 모여서 이 동네 이 나라 이 세계를 만들고 있지만요.
원인 불명의 원인으로 좀비가 되었고 그 좀비로 변화되는 속도는 역대 최강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린지 약 12초 후면 좀비로 짠! 하고 변합니다. 그리고 어디서 나온 힘인지 엄청난 힘을 발휘하면서 뛰어다니고 이빨을 뿌득뿌득 갈면서 뛰어다닙니다.
오호 복리 이자보다 더 빠른 증식력!
정말 인간의 힘은 나약하구나! 점점 영화를 보면서 무기력감에서 헤어나질 못했습니다.
미국사람들은 총이라도 있지 우리나라는 만약 좀비가 출몰하면 뭘로 싸워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과연 무엇으로 저항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길 가던 중 좀비가 나타났다!
길에 있는 보도블록을 뽑아서 던져야 하나?
요즘에는 보도블록도 잘 안보이는데...
그냥 물려서 좀비가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물론 좀비가 되면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지도 모르죠.
하지만 아직은 인간답게 살지도 못하는데 좀비로 살고 싶진 않습니다.
뭐 이런저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보게 되었습니다.
평택 미군기지도 좋은 장소로 나오진 않았지만 한국이 나온다는 사실도 쓸데없이 자랑스러웠고요.
이 영화는
멋진 CG가 있는 영화도 아니고
예쁜 여배우가 나오는 영화도 아니고
엄청 강력한 좀비캐릭터가 나오는 영화도 아닙니다.
인간의 나약함을 보여줬고요.
수 많은 인간 중 쓸데 있는 소수의 사람들은 선택을 받을 수 밖에 없구나 라는 보이지 않는 계급을 다시 한번 느꼈고요.
방금까지 이야기하던 부모가 좀비가 되어서 뛰어오다 총에 맞아 죽는 모습을 보는 꼬마나
아내였지만 좀비가 된 괴물에게 물려 죽은 딸 이렇게 두명의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을 보면서 힘든 세상 살아나가게 해주는 힘은 역시 가족이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의 결말이 좀 아쉽다는 평이 많습니다.
레지던트이블과 같은 시리즈 물이면 속편을 암시하는 장면이 나올테지만
월드워Z 역시 속편을 예고합니다.
하지만 월드워Z 2 ,3, 4 이렇게 시리즈로 나온다는 얘기는 아니고요.
이 영화 속 좀비와 인간의 전쟁은 끝이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겁니다.
원인 모를 이유로 좀비가 급속도로 퍼져서 인간의 존재가 위협받다가 다행히 치료가 아닌 대비 방법을 알게 된 인간이 끝을 알 수 없는 좀비와의 전쟁을 벌인다는 이야기...
결말은 아무도 모를겁니다.
하지만 인간이 없어진다고 해도 좀비가 진화해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나중에 좀비사회에서도 계급이 생겨서 좀비끼리도 빈익빈부익부의 삶을 살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는 여기에 꼭 좀비 뿐 아니라 어떠한 재난에 부딪쳤다면 과연 우리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만드는 시간이었습니다.
요즘 전기부족난에 블랙아웃이 된다면 엄청난 혼란에 쳐한다고도 하는데 그 뿐 아니라 우리나라는 정전국가이기에 항시 전쟁이라는 최악의 상황도 마음 한구석에는 남겨둬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서바이벌키트라도 하나 사야하나?
먹을거리도 비축해놔야하나? 이런저런 잡생각을 하면서 영화를 봤는데 아마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면서 감상하는 분들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가벼운 마음으로 본 영화 월드워Z...
1시간 30분가량은 시간가는 줄 몰랐고
나머지 30분은 좀 지루했었던
그래도 긴장 늦추지 말라는 교훈 가득한 재난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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