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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이야기/수양록 2년 2개월

수양록을 뒤져보니...(보충대+6주간 훈련소에서 적었던 짧은 메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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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삶은 이야기입니다.
몇달전에 군대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결심을 했지만 나태한 관계로 지금 올려봅니다.


수양록이라는 공책 비슷한 것을 받았다.
입대에서 전역까지의 추억을 담는 곳이라고는 하지만
가끔 선임들의 검열로 뒤집어지는 증거자료가 될 때도 있었던 물건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의 군복무 설계, 명언...일기 쓰는 곳 등 나름의 콘텐츠들이 많았던 그것...

뒤늦게 수양록에 적혀있던 것들을 나열해 본다.

아마도 군대 갔다온 사람들은 다~ 비슷비슷한 생각을 했을테니... 분명 나의 군생활은 버라이어티하지 않고 평범할거라 생각한다.

2001년 1월 26일
춘천 102보충대 입소 적응이 힘들었다.

1월 27일
중간중간 우울 조금씩 적응

1월 28일
친구는 귀향을 한다고 함

1월 29일
102보충대 퇴소 @@@신병교육대 입소. 어리둥절

1월 30일
배식조, 하루 빨리 지나갔다.

1월 31일
제식훈련 등등 하루 일과가 빨리 지나갔다. 친구들 생각 난다. 편지 쓰고 싶다.

2월 1일
훈련소에서 맞는 2월! 사회에서 맞았던 2월과는 감회가 새롭다.
아침에는 영하 16도 지금은 영하 4도(?) 집과는 정말 틀리다. 약 5일 정도 속옷도 안갈아입고 샤워도 못했다. 세수나 하고 이빨이나 닦고 발이나 좀 닦고... 냄새가 나지만.. 훈련소생활은 아마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신병교육대의 아침은 정말 춥고 귀찮다. 눈은 심심하면 내리고... 배식계에서 식기조인데 식판에 손을 몇군데 베었는데 은근히 쑤시고 아프다 배는 왜 그리 고픈지.. 슬슬 군이라는 곳에 적응이 되가고 있나보다. 집에 갈 때가 오면 굉장히 좋겠지? 무사히 6주를 넘기자!!

2월 2일
아침에 일어날 때는 무지 춥고 힘들다. 잠은 집에서 보다 많이 자는데 더 졸립다.
오늘 식기를 씻는데 정말 차갑고 힘들었다. 하지만 고통은 잠시뿐...
오늘 하루도 금방 지나가는 것 같다. 집 떠난지 일주일째다 식구들과 친구들은 뭘하고 있을까?

2월 3일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오후까지 교육을 받았다. 아직은 육체적으로 힘든것은 없다. 아침에는 동초(행정반 앞에서 얼쩡거리면서 출입구를 지키는,..)를 1시간 30분 정도 섰는데 추워서 죽는 줄 알았지만 고통이란...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는 것을 새삼 느꼈다. 날씨다 영하 14도...집에서는 이 날씨면 추워서 나가질 않았겠지? 나도 이제 군인이 되가나 보다.
오른쪽 두번째 세번째 발가락에 감각이 없다. 자대배치가 어떻게 될지.. 제발 먼 곳에만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2월 4일
오늘은 일요일 배식하고.. 종교활동하고 배식하고 제설작업하고 배식하고 비디오(정신교육같은,...)보고 벌써 일요일은 끝났다. 내일부터 또 바쁜일과가 시작될 것이다 오른쪽 발가락이 아픈데...동상인가? 감각이 없다...---배식계를 하면 조금이나마 더 먹을 수 있었기에 배식계하는게 좋았었다.

2월 5일
빡센하루 법당청소 얼차려 초코파이는 맛있다.

2월 6일
총검술  복잡하고 멋있다.

2월 7일
총검술,탄약고 경계근무, 사과 1/3개 먹고, 배식계에서 깨지고 사격연습 등등 하루가 빨리지나간다.

2월 8일
볼펜분실, 훈련은 재미있다. 무념... 편지가 왔다고 분대장님이 말씀했다.. 누굴까?

2월 9일
추웠다. 눈 많이 내렸다. 화생방전 교육을 들었다.

2월 10일
16개 동작..제식훈련..날씨가 좀 추웠다. 점심때는 따뜻했고 목감기 증상이 있다. 간담회..

2월 11일
건빵..사과....(점점 단순해지고 있다.. )

2월 12일
첫 사격 사격소음은 정말 컸다.

2월 13일
영점조정 두번째 시도해서 영점조정 성공

2월 14일
20발중 18벌 어렵고도 쉬운것이 사격이라..언제나 조심하자.

2월 15일
기록사격 18발 훨씬 정교해졌다. 하루종일 눈치웠다.

2월 16일
오전에 눈치우고 오후에 교육받고 저녁이 정말 맛있었다. 건빵도 먹었다 사과2개...

2월 17일
간담회... 수류탄 투척 연습... 군기교육...따뜻한 침낭

2월 18일
종교행사. 초코파이2개. 커피한잔, 제설작업 (불교에서는 오리온이 아닌 롯데초코파이를 줬었다...)

2월 19일
수류탄 투척훈련을 했다. 정말 4~5초 후에 터지더라. 묵직한 수류탄의 무게감... 살상용 무기는 정말 위험하다. 수류탄을 몸으로 덮친 사람은 정말 아팠으리라..(너무 아파서...죽었다지...)

2월 20일
지뢰수업을 받았다. 지뢰역시 무서운 무기다. 흥미있으면서도 무서운 것이 군사무기인 것 같다.

2월 21일
각개전투 예비훈련을 받았다. 당시에는 제일 힘들었는데 지나고 나니 몸만 피곤할뿐 사격이나 수류탄 투척이 정신적으로 더 힘들고 긴장되는 것 같다.

2월 22일
각개전투! 훈련은 전투다 각개전투! 진흙범벅이 된 내모습 ^^

2월 23일
차가워지는 날씨, 야간작개.. 제설작업

2월 24일
제설작업과 널널한 하루

2월 25일
여유있는 시간들 초코파이에 양심을 파는 전우들...(불교에서는 롯데초코파이를 준다... 오리온 초코파이를 먹고 싶어서... 자대배치 받고서 기독교로 몇번...갔었음)

2월 26일
주간행군, 뜨거워진 발 점점 무거워지는 군장...종합훈련장에서의 생활시작 텐트치고..야간각개전투

2월 27일
수로작업...밥먹은 기억만 난다.

2월 28일
야간행군. 끝없는 오르막길 그리고 나와의 싸움 내복 전투복 야상내피 그리고 외피까지 젖어버렸다.
정말 추웠고 힘들었다. 자기전에 먹은 사발면은 정말 맛있었다.

3월 1일
하루가 널널했다.
춥기도 했고 초코파이 3개 자유시간 배 맛스타 사탕도 먹고 하루종일 배도 부르고 시간도 많았고 편지도 좀 쓰고 하루하루가 이렇다면 좋겠다.
너무 과한 욕심인가?

3월 2일
훈련의 대부분이 끝나서 그런지 하루종일 널널했다. 정훈교육, 정신교육등...
계속 앉아서 교육 받았는데 앉아서 가만히 있는 것이 더 힘든 것 같다.
이제 일주일 남았다. 자대배치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이 생긴다.

3월 3일
비가 내리다. 봄비.. 그 이름은 봄비..
이 @@땅에도 봄이 오는 줄 알았건만 곧바로..눈이 되어 또 다시 @@땅을 얼려 버렸다. 이상기후의 나라 @@! 이국적이다...

3월 4일
종교활동 수계를 받음

3월 5일
무지춥고 힘들다. PT체조 정말 힘들던데 나중에 유격은 얼마나 힘들까?

3월 6일
태권도 초등학교 졸업후 처음 해보는 태권도다 다리 아프고.. 비도 내려서 태권도가 꽤 힘들었다.(그 후로..태권도를 해본적은 없었다..)

3월 7일
제식, 정신교육,퇴소식연습,피곤한 하루

3월 8일
라면먹고...더블백도 받고 반바지도 받고 군번줄도 받고 마지막 날이다... 하루종일 퇴소식 연습했다.


그렇게 끝나지 않을 것 같던 6주간의 신병교육은 끝났다.
동기들 중 껄렁껄렁 분위기 잡던 사람들도 생각이 나고...
꼭 그렇게 껄렁대던 사람들 때문에 단체기합 받던 생각도 나고...
신나게 눈 치우던 일...
눈 치우던 일...
눈 치우던 일...

화장실에 점점 솟아오르는 똥탑...

처음 훈련소에 가서 일주일동안 똥이 안나와서 얼굴에 똥독올라서 트러블같은거 생기고...

화장실에서 몰래 부스럭 거리면서 먹고..
침낭뒤집어 쓰고 몰래 뭔가 먹던 그때...

42일 정도가 꽤 길었던 것 같지만 지나고 보니 짧막한 스틸사진마냥  촤라라라락 넘어간다.
엊그제 같은데... 10년 전 이야기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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