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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이야기/수양록 2년 2개월

S#특기병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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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에는 징병신체검사를 받아서  군입대에 대한 스트레스를 알게 된 해였습니다.
2000년에는 이제 슬슬 주변 사람들이 군대에 가기 시작했습니다.

인맥이 화려하진 않았지만 몇 안되는 친구들이 슬슬 군대에 간답니다.
그해 4월에는 친구녀석 한명은 공군에 지원했다가 귀향조치 당하고 다시 나오기도 합니다...
또 다른 친구는 군입대를 해서 100일 휴가도 나오기도 했고요.

그런 모습을 봤을 때... 얼른 군대에 가야 겠구나... 더 늦으면 동갑내기 고참이나 동생 고참 때문에 짜증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때 였습니다.

그래서 나름 군대에 가지 않았던 친구 세명이서 특기병 지원을 하자고 뜻을 모아봅니다..
저, 친구1, 친구2(공군지원했다가 귀향 조치 당한..)

병무청 가서 지원 신청하면서..
입대 희망월(月)을 써 넣을 때에도  한여름에는 우리는 땀이 많으니까 안돼고.. 겨울에는 너무 춥고 짬도 안되니까... 어려워...

이렇게 저렇게 머리를 굴려서 생각한 것이 10월 정도였습니다.
어느정도 안추울때 들어가서 훈련받고 한 겨울때에는 훈련소 퇴고고... 자대 배치 받고 좀 고생하다보면 봄에는 어느정도 짬밥이 된다~ 이런 계산이었지요..

그렇게 특기병 지원 하고... 일상에 충실하던 어느날...
병무청에서 면접보러 오라고 합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안양 쪽 공설운동장같은데로 기억이 납니다.
젊은 남자들이 꽤나 많았던 기억이 나고요...
구석구석에서는 남자들이 모여서 담배 뻐끔뻐끔 피우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군대는 줄! 이라고...
어김없이 줄을 서봅니다.

군인 아저씨들이 책상 다섯개를 일렬로 해놓은 책상에 앉아 있습니다.

한마디로 그 다섯명의 군인들에게 면접을 교대로 봐야 한다는 건데요...

친구들과 저, 이렇게 세명은 그렇게 줄을 서서 면접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한명... 두명... 세번째 군인에게 면접 보러 줄을 서있다가 친구2(공군..귀향...)하고 그냥 면접보지 말까? 이렇게 말을 해봅니다..
군대에 너무 가기 싫었거든요. 그녀석도 엄청이 가기 싫었던 것 같습니다.
솔직히 그 나이에 군대에 가고 싶은 사람은 거의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그 친구2와 저는 뭔가 반항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면접장에서 빠져 나와서 두리번 거리다가 오락실에 들어가서 오락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친구1한테 '우리 중간에 나왔다 오락실에서 있을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오락을 하면서 크게 웃었습니다.

뭔가 반항이라는 것... 세상에 반항? 뭐 이런 일탈은 굉장히 흥분되고 기분이 묘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군입대는 기약이 없어졌습니다.
나이는 21살이고 하루하루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친구1이 입대를 한다고 합니다.... 10월에....

군대 가고 싶지는 않았지만... 군대 가는 친구가 부럽기는 했습니다. 먼저 제대하기 때문이죠...

그러면서 특기병 지원 면접때 그냥 면접 다 볼 껄 그랬나?? 하는 후회감도 스멀스멀 피워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네... 그렇게 친구1은 평일에 입대를 합니다....

남은 사람들은 점점 기분이 이상합니다...
도살장에서 한마리 한마리.... 끌려나가는 걸 보고 있는 모습이랄까요?
언젠가... 내 차례일텐데....

그러던 중... 결심을 합니다! 친구2(공군..귀향..특기병면접...도망..오락실..)와 다시 병무청 가서 입대 신청하자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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