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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삶은 영화

1번가의 기적은 없었다... 영화 <1번가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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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고속인터넷과 무선공유기의 발달....더불어 스마트폰의 급격한 보급으로 나름 좋은 어플들이 많이 세상에 나오기 시작했다.
그중에 <올레 TV>라는 어플이 있다. 몇개의 채널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기도 하고 좀 오래되긴 했어도 무료로 영화를 보여주는 어플이다.
공짜는 좋다! 그래서 나도 다운!!을 받은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막상 스마트폰으로 오랫동안 볼 일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지난 일요일이었다. 딱히 할게 없어서 올레 TV를 실행 영화를 한번 보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보게 된 하지원 임창정이 나오는 <1번가의 기적>....

임창정 배우는 항상 느끼는 거지만 껄렁껄렁한 날건달 역할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자신의 본모습처럼 연기를 잘하는구나..하며 깔깔거리면서 감상하게 되었다.
하지원 배우는 <시크릿가든>에서 스턴트우먼 길라임으로 나왔고, 곧 개봉할 제7광구에서도 위험천만한 액션씬을 많이 찍은...미모의 액션!!배우이다.
이 영화에서는 권투선수지망생으로 나온다.

피라미드...아니 네트워크사업에 빠진 자판기 커피 매니아 선주 역에는 요즘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큰 웃음을 안겨 주는 <퀵>에 여주인공 강예원씨가 조연으로 나온다.

흠... 감독이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 어쩌면 윤제균 감독의 철학 혹은 스타일을 알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하면서 나름 집중해서 보기 시작했다...

흔히 달동네, 판자촌... 이런 동네로 불리어지는 세상에서 기수열외 당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열악한 동네가 등장한다.
그 동네 이름은 제목과 같이 1번가... 1전가보다는 1번지... 뭐 이런 제목도 정감이 갔을 것 같은데... 아마도... <유머1번지>이런 가벼운 느낌이 들어서였을까? 1번지의 기적이란 이름이 아닌 1번가의 기적이란 제목이다. 요즘은 11번가... 이 사이트와 헷갈린다... 그건 그렇고...

처음 임창정의 등장.. 영화상 필제...
조폭이다... 1번가의 주민들을 이주 시키는 것이 그의 임무 매일 서류를 들고다니면서 도장을 찍어야 하지만 어설픈건지 착한건지... 임무수행이 시원찮다.
매일 컨테이너박스... 아니 현장사무실에 올라와서 날아간답시고 매일 떨어지는 꼬맹이부터...  심심하면 한번 주유할때는 지나친주유는 연비를 나쁘게 하기에... 딱!! 만원씩 주유하는 에쿠스를 건드리는 콜라 까대기 알바를 하는 명란(하지원)... 그 외 개성있는 동네 사람들과의 삶이 시작한다.
필제는 뭔가... 되는일이 없다... 무서워야 할 조폭이 뭔가... 양아치스럽다. 언제부턴가 동네꼬마들과 땅따먹기도 하고 철거예정지라 수도물이 잘 끊기자 요즘 도청파문으로 거론되고 있는 KBS 9시 뉴스 기자라고 하면서 당장 물 나오게 하지 않으면 카메라 들고 가서 취재한다고 협박까지 한다. 이게 왠일? 기자사칭이 효과를 발휘해서 1번가는 물도 풍족하게 나온다... 그와 더불어 무선인터넷도 아닌 유선 인터넷도 설치가 된다... 대단한 일이 1번가에 일어났다.
아이들은 필제를 슈퍼맨으로 부르기 시작하고, 그렇게 하루이틀 알콩달콩 1번가의 이야기는 진행된다.
하지만... 필제의 임무인 서류에 도장받기... 이것은 뭔가 안되가고 있다...

주인공은 아마도 필제와 명란일게다. 그러니까 포스터에도 투샷으로... 아이들도 더불어 나오긴 하지만...
명란의 아버지는 예전~동양챔피언이었다. 하지만 경기중 부상으로 몸이 아프다. 마음도 아픈 것 같다. 그렇게 아버지는 아프고 명란은 그 아버지를 간호한다. 일당 25000원 받고 콜라상자를 전문용어로 까대기를 친다.  남자들 틈에서 그런 거친 일을 하는 것은... 어쩌면 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 길라임 배역을 준비하는 과정이 아니었을까? 하는 헛된 망상까지도 하게 만들었다.. 그건 그렇고.. 그렇게 힘들게 살지만 그녀의 꿈은 권투선수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권투선수가 되어서 동양챔피언이 되는것!! 아버지의 꿈을 대신 이루고 싶어하는 효심이 분명하다.
삶이 그녀를 힘들게 하기에... 술 마시고 필제의 에쿠스에도 토하고.. 필제의 사무실안 침대에서도 토하고... 뭐 그런다.

역시 남녀사이에 친하게 되는 계기는 음주(?)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필제와 명란은 친해진다.....

그리고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네트워크마케팅을 배우는 선주(강예원)과 커피자판기를 나름 여러대 보유하고 있는 자영업자인 태석(이훈) 역시 나름의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를 보여준다.

내용은 참 따뜻한 것 같지만...;

그 1번가는 너무나 처참하고 비참하고 희망이 없다.
공동화장실을 이용하고...
인터넷도 안되고...
물도 잘 안나오고...
비가 오면 비가 주룩주룩 샌다..
연애도 못한다. 인근 아파트에 산다고 거짓말을 해야 하며...
경사가 심해서 하이힐도 못 신는다.
위암에 걸려도 손수레를 끌고 폐지와 고물을 수집해야 하며...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자살도 해야 한다.
밥먹고 있는 와중에 포크레인이 집을 허물어 그 흙먼지를 다 뒤집어 쓴채 멍한 표정으로 관객들도 웃겨 줘야 한다...
비가 한참 내리고 있는데 집앞이니까 나오라고 하는 남자를 보러 자기가 산다고 거짓말한 아파트 앞까지 우산없이 뛰어나가야 한다.
일당 2만5천원에 음료수박스 옮기는 아르바이트를 해야하며 성추행을 당할 위기까지 넘겨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사는 비오면 비가 새고 화장실도 없고, 물도 잘 안나오고..., 인터넷도 안되는...
아무것도 없지만 그래도 그들이 의지할 수 있었던 마지막 방패...였던 집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고작 보상금 얼마.... 그 돈으로는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막막합니다.
물론 영화의 마지막 5분정도에는 희망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명란과 필제는 동양챔피언과 그 매니져로...
선주와 태석은 알콩달콩 이쁜 부부로...
그리고 위암환자의 손자 손녀로 나온 아이들은 토마토농장에서 이쁘게 입은 모습으로
보여지면서 끝이 납니다.

1번가의 기적...그것은 어쩌면 마지막까지 기적을 바라고 있는 영화인지 모르겠습니다.
현실은
자신의 집이 무너지는 것을 보며 두꺼바 두꺼바 헌집 줄게 새집다오~ 하고 울면서 외치고 있는 아이들...
과거 동양챔피언인 아버지의 음독자살시도한 아버지를 병원에 입원시키고 동양챔피언을 꿈꾸며 링 위에 올라가지만 패배하는 명란..
이런 모습이 현실인거죠...


윤제균 감독... 그의 인생이 어땠는지 참 궁금합니다.
어두우면서 재미있는 그의 정신이 영화 곳곳에 묻어 있습니다.
윤제균 감독의 작품을 더 보다보면 윤감독의 철학과 정신세계를 알 수 있겠지요.


제가 아는 것만 해도
1번가의 기적, 해운대, 제 7광구..의 하지원
1번가의 기적, 해운대, 퀵...의 강예원
어쩌면 윤제균 감독의 그녀들... 이 두사람의 발전모습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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