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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삶은 영화

마당으로 나가시겠습니까? 아니면 양계장에 계시겠습니까? 영화<마당을 나온 암탉>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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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영화하시면 어떤게 생각나십니까?
어릴 때 봤었던 수 많은 만화영화 마지막 장면이 기억 납니다.

'끝' '안녕'

이런 맺음말로 끝나는 것이 아쉬우면서 강렬했습니다.
그때 영화의 엔딩크레딧은 그런 식이었나 봅니다.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만화영화 한편 이야기 하려고요.
아... 글로벌시대에 만화영화...하면 좀 싸 보이려나요?
애니메이션 한편 이야기 하겠습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이라는 애니메이션입니다.
문소리,유승호,최민식,박철민 배우가 목소리 연기를 한 애니메이션이다.... 라고 하시면 좀 기억이 나시려나요?
솔직히 애니메이션 관심이 그다지 크지 않고...
특히 한국 애니메이션은 사람들이 더욱 더 관심이 없잖아요.

아이들이나 볼 만한 영화겠지...
쿵푸팬더, 슈렉... 뭐 이런 애니메이션은 많은 사람들한테 관심도 있고 많이 보았지만, 한국 애니메이션은 그렇게 많은 인기가 없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원작은 백만부가 팔렸고 교과서에도 실린 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입니다.
교과서에도 실린 작품이니까 학부모들은 조기교육 차원에서 아이들과 함께 보시는 경우도 꽤 있을 것 같습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
연극으로 처음 접했던 작품이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 라고 생각하고서 봤기에 그 연극에서 큰 감동은 안 느꼈던 것 같습니다. 못느낀게 아니라 안!! 느낀거지요!

어쩌다 이 영화를 일찍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 장면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없는 양계장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적나라하게 표현하면 이런 곳이죠.
계란공장!
엄청 많은 닭들이 갇혀서 먹고 알 낳고 먹고 알낳고...
꿩먹고 알먹고 꿩먹고 알먹고... 이런 것도 아닌... 모이먹고 알낳고... 모이먹고 알낳고...

그 양계장에 갇혀 있는 닭들은 눈빛도 이상하고 의욕도 없고 기계적으로 보입니다.
그중에 이쁘고 지쳐보이는 문소리씨의 목소리를 내는 '잎싹'이라는 암탉이 있습니다. 주인공이라 이쁘죠... 닭치고는 이쁩니다.
항상 양계장에서 알만 낳는 잎싹은 양계장 문 밖으로 얼핏 보이는 마당을 동경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알을 낳기만 하는게 아닌... 품고 싶어 합니다.
그 꿈을 이루고 싶어서 사흘동안 모이도 안먹습니다.
왜 안먹냐고요? 병들고 지쳐서 죽은 닭 만이!! 양계장 밖으로 나갈 수 있으니까요...

일명 탈옥!!
꿈꾸면 이루어집니다!! 그렇게 쓰러져서 양계장을 벗어납니다.
그렇게 영화는 시작합니다~!

우선 이 부분까지만 줄거리를 말씀드리죠!
여기서 어린아이가 아닌 성인인 제가 이 영화에 몰입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오래전에 찰리 채플린의 <모던타임즈>라는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기계적인 노동을 하는 사람들의 출근 모습을 동물들이 떼지어 몰려가는 것으로 묘사 했습니다.
그 영화를 다 보지는 못했습니다. 봤어도 오래전에 대충 봐서 잘 기억도 나질 않습니다.

하지만 제일 인상깊었던 것은 그... 사람들을 소떼로 표현한 그 장면은 아직까지도 생생합니다.

출퇴근 시간에 무표정한 얼굴로 계단을 오르거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움직이는 사람들 틈 사이에 끼어 있는
저 역시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 나도... 그 소...구나...'

유쾌하진 않았습니다.
가끔 사람들이 다 올라갈 때를 기다렸다가 혼자 올라 간 적이 있었습니다.
벗어나고 싶었거든요.
'나는 동물이 아니다!!'
뭐 이런 반항적인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에서 양계장에서 모이를 먹고 알을 낳는 모습과 <모던타임즈>에서 나오는 소떼나 톱니바퀴..
결국 현대 사회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모습이구나...

저는 열심히(?) 모이먹고 알을 낳는 양계장의 닭떼들 중 하나였습니다.
그것도 의식 못하고 열심히 하루하루 모이먹고 알낳고 ....

만화영화 속에 마당을 나온 암탉인 잎싹 을 보고 느꼈습니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뭘까? 내 꿈이 뭘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들어줬습니다.

어느 순간 저는 잎싹이 되어 있었습니다.
마당에 나가게 되고... 꿈이었던 알도 품기도 하고... 여러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게 됩니다.

아니... 아이들한테 인기 있었다는 동화가..
어른한테도 감동을 준다니...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나 봅니다.

그것도 닭 캐릭터한테 감정이입을 하고 말이죠.
그것도 여자 닭인데... 남자 닭도 아니고...

영화 보는 내내 잔잔하게 웃고... 울 뻔 하고... 가슴이 따뜻한 것이... 잘 만든 애니메이션인 것 같습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에서 느꼈던 수 많은 생각 중 하나는 살짝 여기까지 해봅니다.
아직 모이먹고 알낳는데 익숙한 닭떼 중 한마리라서... 그 감동을 모이먹듯 먹어버리고 알낳듯 기억에서 놔버린 것 같습니다.

잎싹 처럼 정신차리면 <마당을 나온 암탉>에서 느낀 것들이 파바바박!! 떠오를 것 같습니다!
그때 또 써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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