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사이트에서
https://www.kmdb.or.kr/db/kor/detail/movie/K/34630
어느날 대지진으로 페허가 된 서울에서 유일하게 멀쩡한 황궁아파트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의 영화였다.
하필 계절도 겨울이라 벽 하나 없는 바깥에서 살기 너무 어려운 상황은 이 영화에 등장하는 사람들을 더욱 절박하게 만들었다.
외부의 사람들과 함께 지내다가 집주인을 제외한 모든 외부인들을 쫓아내는 상황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들을 한다.
살기 위해서 황궁아파트가 아닌 주변의 모든 곳들을 정찰하고 먹을 것들을 찾아서 가져오는 동안 여러 사건사고들도 일어난다.
개인적으로 편안한 작품은
영화를 만든 사람들의 의도대로 특별한 고민과 생각없이 따라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고 묻는다면 굳이 극장에 가서 현실에서 충분하게 고민하고 느꼈던 것들을 다시 느껴야 할까? 라는 이유다.
좋은 감정들이라면 괜찮지만 나쁜 감정들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외부인들을 몰아내는 기획회의를 할때부터 마음이 답답해진다.
만약 내가 저 상황이라면 황궁아파트 입주민.. 특히 세입자가 아닌 집주인들의 의견에 반대를 할 수 있었을까?
견고한 아파트 안에 구성원이라면 나는 황궁아파트 이외의 생존자들을 어떻게 대했을까?
황궁아파트 내의 수뇌부의 폭력성에 나는 작은 의문이라도 가졌을까?
등장인물들의 대지진이 시작되던 그 직전의 모습들도 회상형식으로 나온다.
평범했던 일상이 극단적으로 바뀌게 된다.
감독의 의도는 어떤지 모르겠다.
극단적인 상황에서의 인간성이 어떻게 변할까? 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살아야겠지....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서로 돕는다는 게 아닐까?
여러 생각을 끊임없이 하게 만든다.
황궁아파트가 외부인을 배척하게 만들었던 이유 중 하나는
황궁아파트가 무너지고 드림팰리스가 멀쩡했다면 그들은 자기들을 품어졌을까? 라는 의문부터 시작한다.
평소에 자신들을 무시하고 배척했다는 점을 말하는 모습을 보면
영화 속 황궁아파트와 드림팰리스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도 아파트라는 곳은 주거공간을 넘어서서
재산의 가치를 결정 짓는 곳으로 바뀐지 오래다.
모든 사람들은 자기 집을 마련하고 싶어 한다.
단독주택을 마련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빌라를 마련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파트를 마련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급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거주환경에 사는 사람들을 낮춰 부르기도 한다.
휴거, 빌거, 엘사.... 이런 말로 말이다.
그렇다 휴거, 빌거,엘사 이런 말은 초등학생들의 유행어라고 한다.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그런 기준점은 과연 아이들이 만들었을까 싶다.
부모의 생각이 전해진거라 말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는 그런 것들을 지적했을 것이다.
아파트 그게 뭘까?
대지진이 났을때는 정말 아파트라는 주거환경은 최악의 주거환경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기도 했다.
황궁아파트 주민들은 그들이 우월한 생존자라고 생각하고 있었을까? 아니면 황궁아파트에서 바퀴벌레라고 칭했던 나머지 생존자들이 우월한 생존자였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영화의 마지막에는 결국 황궁아파트라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사람들이 빠져 나오고 나머지 생존자들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으로 마무리 된다.
그리고 우리가 그토록 갖고 싶었던 집 한칸에서 화면이 빠져나오면서 콘트리트 덩어리로 만들어진 새로운 모습의 산과 들판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아마도 몇년 후에는 콘크리트 더미를 개간해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산과 들판의 모습을 하게 될지 모르겠다.(이름 모를 풀들도 자라고....)
인간의 생존력은 생각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영화<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사실 <콘크리트 디스토피아>를 말하고 있었던 것 같다.
영탁 역의 이병헌 배우가 황궁아파트 사람들 사이에서 불렀던 윤수일님의 <아파트>는 이 영화의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잘 보여줬던 것 같다.
그리고 영화를 본 사람들 대부분....
그래도 아파트를 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대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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