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만한 대한민국 절반가량의 사람들은
사병이든 부사관이든 장교든 군 경험이 있기 때문에<군대>이야기는 망하지 않는 소재라고 생각한다.
검증된 군대 이야기인
D.P 시리즈가 2023년에 다시 돌아왔다.
시즌1에서 D.P라는 보직에 대한 설명의 비중이 많았고
해결되지 않을 군대의 상황과 문제점을 마지막부분에 석봉과 루리의 사례에 몰아넣어서 응축해서 폭발 시켰다면
시즌2에서는 시즌1의 폭발의 원인과 해결에 대한 방향을 찾으려고 했던 것으로 보였다.
시즌1에 비해서는 <재미>라는 요소는 줄어들었고 <현실>과 <숙제>, 그리고 <반성>에 대한 부분을 많이 담았던 것 같다.
이야기 속에서
군대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를 은폐하려는 사람들은
비합리적인 것 같지만 굉장히 합리적인 시스템으로 운용되고 있었고
시스템의 힘은 사건 사고가 반복되면서 점점 강해지는 것 처럼 보였다.
D.P 이야기에서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이미 군대라는 곳은 나와는 상관없는 곳이 되어버린지 오래되었다.
군대에서의 가혹행위, 부조리들은 군대를 다녀왔던 나에게 있어 남의 이야기다.
하지만 왜 그 군대 이야기가 어디에서 나오면 관심을 갖고 감정이입을 해서 보게 되는 것 일까 생각하게 된다.
군대라는 곳은 <트라우마>생성하는 곳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징집된 사람과 지원을 한 사람의 입장은 조금 다를 것 같기는 하지만
세상에 공개되는 사건 사고들을 보면 지원자나 징집된 자나 <트라우마>의 차이가 별반 달라 보이지는 않는다.
군대라는 곳은
대놓고 계급이 나뉘어 있는 집단이라서 더 그런 것 일까?
대놓고 출신이 정해져 있는 집단이라서 더 그런 것 일까?
어쩔 수 없이 끌려 온 곳이라 그런 것 일까?
군대에서 만들어진 <트라우마>는 어떤게 있을까?
나는 그냥 평범한 트라우마가 있었던 것 같다.
그것은 <군대꿈>
잊을만하면 군대에 입대를 하거나
내무반에서 일어나거나
전역을 분명 했는데 재입대라고 해서 혼자 날짜를 새고 있는 등의 꿈들이다.
처음에는 악몽 같았지만 그 꿈도 반복되다 보니까 꿈속에서도 꿈이란 걸 인지하게 되는 정도였다.
다행히 요즘에는 다행히 군대 꿈을 안꾸는 것 같다.
물론 시간이 흐르면 흉터도 옅어지고 기억도 가물가물해진다.
그렇게 트라우마도 어쩌면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 저편 속으로 숨어 버릴지 모르겠다.
(물론 숨어 버린거지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D.P를 보다가 마지막 장면이 눈에 밟힌다.
부대로 복귀하는 버스 안에서 준호는 무심히 창 밖을 바라본다.
MT를 가는건지 풋풋한 모습의 학생 들 사이에 익숙한 사람이 있었고
그 사람은 황장수였다.
황장수도 버스 안에 있는 준호를 보고 둘은 서로 눈을 떼지 못한다,
황장수의 옆에 여자친구가 가자고 보채지만 황장수는 화난 듯한 눈빛으로 준호를 응시한다.
그리고 그 멈춰진 눈빛을 뒤로 한채 버스는 움직인다.
그 눈빛을 보면서 너무 많은 생각이 들었다.
누가 피해자인가?
누가 가해자인가?
누가 가해자를 만들었을까?
누가 피해자를 만들었을까?
가해자는 자신을 가해자라고 생각할까?
피해자는 자신을 피해자라고 생각할까?
어쩌면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피해자면서 가해자가 아닐까?
계급이 존재하고 위계질서 상명하복이 존재하는 관계로 얽혀있는 집단인 군대에서는
선임자는 가해자 후임자는 피해자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형성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피해자였던 후임자는 선임자가 되고 상대적으로 가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질거라 생각한다.
나는 그렇지 않았을거라 생각하지만
내가 했던 농담이나 장난이나 말한마디가
후임자에게 가혹행위였고 부조리였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장난으로 던진 돌에 맞아 다치거나 죽는 개구리 처럼 말이다.
그리고 꼭 군대만 그런게 아니란 걸
우리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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