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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장남(The Oldest Son, 1984)-그 시절 대가족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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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영화는 어디서 보는지 모르는 유행에 많이 떨어져 있는 저에게는 영화 한편을 다 볼 수 있는 기회가 무척 큰 기쁨입니다. 

유튜브에는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오래된 한국영화를 복원의 과정을 거쳐서 업로드해놓은 한국고전영화 라는 채널이 있습니다. 

이 영화들은 50년대의 영화부터 정리되어 있습니다. 보관이 잘되어 있지 않은 까닭에 대한민국에 모든 영화가 다 올라와있는 것은 아닙니다.  

 

유튜브에 있는 한국고전영화 채널 구경하러가기

 

한국고전영화 Korean Classic Film

한국영상자료원 유튜브 채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 곳에서 무료로 190여편의 한국영화를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더 많은 한국영화를 보고 싶은 분들은 한국영상자료원 KMDB http://www.kmdb.or.kr

www.youtube.com

 

 

 

이 영화 <장남>은 유튜브에서 자동추천되어져서 눈에 띄게 된 영화입니다.

제목부터 무거운 제목인데 저는 클릭을 하고 말았습니다. 

신성일 배우님 아니 강신성일 배우님의 중년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강신성일 배우님에 대한 기억은 흑백영화 속에서 굉장히 멋진 역할만 기억에 남았는데 영화 장남에서는 

현실나이 1984년 47세, 영화 속에서는 누나 남동생 2명 여동생이 있는 5남매의 장남으로 나옵니다.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영화 <장남> 정보 보러가기 

 

KMDb -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 [출처 : KMDB]

www.kmdb.or.kr

 

 

 

그 다음 황정순 배우님, 김희라 배우님이 나오셨기 때문에 끝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KBS 주말드라마와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대가족, 가족 중 말썽 피우는 동생, 가난, 그 가족을 뭉치게 해주는 부모님, 물없이 고구마를 계속 먹는 듯한 답답함

가족간의 화합, 어쩔수 없는 가슴 아픈 이별 등.....

과연 이런 무거운 영화를 극장에서 봐야 할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신기하게도 계속 보고 있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계속 보게 만들어줬던 몇개의 매력포인트를 들어본다면 그 당시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였을 것 같은 컴퓨터 제조업체에 다니는 태영이 다니는 회사 사무실 장면이었습니다. 

 

당시에 낯설었을거라 생각되어 지는 컴퓨터라는 기계의 어느부분인지는 모르지만 확대장면들이 눈길을 끌었고 스테디캠은 아니지만 원테이크로 찍은 장면들이 인상깊었습니다. 

중간 중간 괜히 멋진 앵글의 화면들도 인상 깊었는데 이 영화의 촬영감독은 정일성 촬영감독이었습니다. 그분의 작품을 많이 접하지는 않았지만 유명한 촬영감독님이 찍은 영상은 뭔가 매력이 있긴 하구나 싶었습니다. 

삼보컴퓨터 사이트에서..

당시 태영이 다니던 회사는 삼보컴퓨터였습니다. 트라이젬...

한국에 조립식 컴퓨터가 많아지기 전에 명품 컴퓨터 회사였던 기억이 납니다. 

 

대한민국 컴퓨터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그 회사...

물론 영화 속에 나온 이유는 PPL이었을거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2021년 지금 37년 전 영화를 보면 당연히 촌스럽고 어색하겠지만

그 영화 속에 있는 모습들은 그 당시의 모습을 잘 담아놓았을거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한글이 나오는 컴퓨터가 나올거라는 영화 속 대사... 

영화 촬영이 1984년 이전이었을 것을 생각하면 컴퓨터는 정말 대단한 물건이었습니다. 

어쨌든 태영은 굉장히 유능한 회사원이었습니다. 

 

태영의 부모님이 고향이 수몰지역이 되어 서울에 올라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서울에는  누나, 태영, 남동생, 여동생, 막내동생 이렇게 오남매가 흩어져서 살고 있습니다. 

살림살이는 그 중에 장남인 태영이 제일 괜찮습니다. 

부모님이 오시던 날 태영과 남동생은 깜박하고 역에서 못모셔옵니다.

하지만 다행히 누나가 모시고 계셔서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태영의 누나네에 가족들이 다 모이니 정말 많은 식구들이 바글바글 거립니다. 

대가족... 그 시절에 그정도 규모의 가족은 일반적인 가족 규모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2021년에 비춰보면 거의 2배 이상 많은 숫자로 생각됩니다. 

다시 영화로 넘어가면 

태영은 장남인 자신의 집으로 부모님을 모시고 옵니다. 

다행히 태영의 집은 2층집이었기때문에  2층에 부모님을 모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같이 살지 않았던 두 가족은 처음에는 화목해 보일지 모르지만

점차 살아가면서 이것저것 사소한 불협화음이 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태영의 처와 부모님과의 불편함들이 모여서 불편해진 태영의 부모님은 그 집을 떠나게 됩니다. 

다행히 부모님이 갈 수 있었던 곳은 

태영 자신의 부모형제와 다함께 살겠다고 마련한 작은집이 있었습니다. 그 집에는 막내동생이 살고 있었습니다. 

부모님이 그 집에 가신 그날 처음 서울에 올라왔을때 누나의 집 처럼 가족들은 그 작은 집에 모두 모이게 됩니다. 

술에 취한 바로 아래 동생은 술에 취해서 부모님이 얼마나 더 사실지도 모르는데 왜 집을 지을 생각을 하지 않느냐고 주정을 부리고 그게 발단이 되어 태영은 동생을 마구 때립니다. 

태영은 항상 가족이란 짐을 짊어지고 살았습니다. 

태영의 어머니는 항상 동생들을 잘 보살펴달라고 태영에게 부탁을 합니다. 

태영은 벗어나고 싶어도 그렇게 살아온 까닭인지 벗어나지를 못합니다. 

 

회사에서도 개발팀장이라는 무거운 짐이 매달려 있습니다. 

매일 자신의 부인을 때리는 망나니 같은 무능한 바로 아래 동생도 신경에 쓰입니다. 

회사를 다닌지 반년 정도 밖에 되지 않은 막내동생은 혼전임신을 시켜서 결혼을 해야 하는데 결혼식 뿐 아니라 신혼집도 마련해줘야 합니다. 

부모님은 고향집을 떠나신 후 어느 한곳에 정착을 못하고 이집 저집으로 돌아다니게 됩니다. 

태영은 결단을 내립니다. 

가족 모두가 모여서 살 집을 짓기로 말입니다. 

작은 집에 계셨던 부모님을 막내의 신혼집인 아파트로 모시게 됩니다. 

어머니는 태영에게 자주 자신이 죽으면 어떻게 어떻게 해달라고 말을 하십니다. 

태영은 제주도에 회사 공장신축 현장관리를 하기 위해 제주도에 내려가게 됩니다.

그동안 태영은 자신의 바로 아래동생에게 새집 건축 현장감독을 시킵니다. 

그 덕분에 동생은 사람구실을 되는 것 같습니다. 

새로 짓는 집은 대들보도 올라갑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집은 다 지어집니다. 

하지만 시간은 그 누구도 기다려주지 못합니다. 

집이 완성이 되기 전 어머니는 쓰러지셔서 사경을 헤매게 됩니다. 

그 소식을 들은 태영은 제주도에서 올라오려고 하지만 날씨가 도와주지 못합니다. 

가족들은 어머니에게 장남이 올때까지 조금만 참으라고 합니다. 

결국 어머니의 임종도 장남을 기다려 주지는 못합니다. 

장남인 태영이 어머니가 계신 막내동생아파트에 도착했을때는 

옥상에 설치 되어 있는 곤도라에서 어머니의 관이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생전에 말씀하신 저 곤도라...

죽어서 쇠줄에 매달려 내려오는게 얼마나 비참한건지...

키우던 개도 쇠줄에 매달려 내려오지는 않을거라는...

그 쇠줄에 매달려서 바람에 쿵쿵 부딪치면서 말입니다. 

살아계실때 드리지 못했던 틀니는 태영의 손에 쥐어진채 태영은 관위에서 울고맙니다...

 

 

시간은 절대 기다려주지 않는 다는 것

지금 상황이 그 시간과 잘 맞지 않는 다는 것

살아가는 것은 뜻대로 되지 않는 다는 것 

가족이 뭔지...

그래도 가족인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영화였습니다. 

80년 초에 곤도라로 이사하는 모습, 관을 옮기는 모습 들은 그 당시 아파트에 살지 못한 까닭에 

영화 속 그 모습은 입을 떡 벌리게 했었습니다. 특히 관을 내리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우와 하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어릴때부터 우리 장남 우리 장남 이런 말을 들으면서 자란 태영은 아마도 죽는 순간까지 어머니의 임종도 못 지켰다면서 자신은 장남의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장남이라는 짐을 내리지 못한채 그렇게 평범한 장남의 삶을 살고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예전보다 덜하겠지만 장남의 역할은 또하나의 부모, 혹은 부모들이 하지 못한 것들을 가족들에게 해야하는 부모보다 더 심한 희생을 강요했던게 아닌가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 당시 시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고전영화만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물론 현재의 영화도 언젠가 미래에 다시 보면 촌스러우면 낭만적이고 멋스러울거라 생각합니다. 

 

 

 

아래 영상은 영화 장남의 미워하고 싶어도 미워할 수 없는 둘째 아들의 주인공 버전 하이라이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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