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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런 용기가 있었을까? 되묻게 되는 영화 <택시운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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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하는 영화는 나 하나 안봐도 흥행하기 때문에 왠만하면 안보던 습관이 있었습니다.

괜찮은 영화 여러편이 동시에 개봉 될 때는 고민하다가 놓쳐 버리고 케이블채널 같은 곳에서 보거나 그냥 안보는 편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보고 싶은 영화가 생겼는데 그 영화가 바로 <택시운전사, A Taxi Driver,2017)이었습니다.

지난 주말에 예매했다가 취소하고 다시 주말이 되기를 기다리다가 나름 늦은시간에 보게 되었습니다.

 

밤 10시 45분에 시작하는 영화

예매를 하다보니 자리 위치에 따라서 가격이 달랐습니다.

저는 무조건 저렴한 자리로 골랐죠. 그러다 보니 굉장히 앞 쪽 스크린을 조금 올려다 보는 위치였습니다.

자막을 열심히 봐야하는 외국영화가 아니기에 부담없을 거라 생각하고 앞쪽을 예매했습니다.

 

시간이 늦다보니 극장에는 관객이 좌석의 절반 안 되게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영화는 시작되었습니다.

 

송강호 배우는 김만섭이라는 영화의 주인공 역할이었습니다.

아직까지 영화 넘버3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지는 못했지만

영화의 초반부는 송강호 배우의 재미진 코믹연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고창석 배우가 나왔을때에는 영화 <의형제>가 자연스레 떠올랐습니다. 뭐랄까 그때 그영화에 나왔던 배우들이 나오니 떠올랐다고나 할까요? <의형제>나 <택시운전사>나 모두 장훈감독의 영화이기에 배우와 감독의 우정으로 출연했을거라 생각되고 영화 정보에도 우정출연이라 표기 되어 있습니다.

 

유해진 배우가 맡은 황태술의 부인으로 나오는 이정은 배우가 나왔을 때에는 예전 송강호 배우가 나왔던 <변호인>에서 눈썹 한쪽 없는 집주인 역이 자연스레 떠올랐습니다.

그렇다고 이정은 배우가 <변호인>에 나왔을 때 처럼 인상이 깊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알아보는 사람은 알아보겠죠. 그리고 캐릭터를 조금 헷갈려 할 수 있을거라 생각은 드는데

 

앞서 말한 고창석 배우나 이정은 배우

그러니까 씬스틸러 배우들이 나왔다고 해서 이 영화에 몰입을 방해하지는 않습니다.

최근 굉장히 쎈 캐릭터를 맡고 있어서 더욱 눈에 들어오는 최귀화 배우 역시 크게 헷갈리지 않은 굉장히 욕해주고 싶은 역으로 나옵니다.

 

무거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이 이야기는 영화보다는 화질이 안좋은 색감도 물 빠진 컬러 아니 흑백에 색이 조금 섞인 그런 오래된 다큐영상으로 익숙한 이야기라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사실 무거운 영화는 일부러 찾아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삶의 무게는 누구에게나 가볍지 않기에

그 무거운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가면서 극장에 가서까지 무거운 영화를 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이 영화는 챙겨 보고 싶었습니다.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오는 영화이기도 했지만 이 영화의 바탕이 된 광주에서 일어났던 그 시간들은 광주에 있었던 그들만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학교성적이 좋지 않은 까닭인지 몇년 언제 어떤 일이 어디에서 일어났다.

 

이런 것들을 잘 모릅니다. 나이도 유혹에 흔들리지 않을 나이가 다 되었는데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역사에 대한 것들 항상 새롭습니다.

 

개인차이가 있겠지만 저는 좀 그렇기에 역사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 대해서는 항상 새롭게 다가옵니다.

 

 

1980년 5월 18일 민주화운동

상상이 되질 않는 일이었습니다.

비록 오래된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접했지만 믿겨지지 않는 시간들이었습니다.

무고한 시민을 무장한 군인이 제압을 한다는 것은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당시 광주에 살지 않는 사람들은 텔레비전이나 신문에 나오는 것을 사실이라 믿었을 것 입니다.

                                                                                           <네이버뉴스라이브러리 검색 캡쳐>

 

불순분자,유언비어,소요 등  좋은 단어들은 쓰이질 않았습니다.

 

97년 정도에 신문을 잠깐 봤던 저희 집 같은 형편의 사람들은 80년 그 시절에 아마 신문구독 조차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텔레비전 라디오 역시 아마... 80년 그 해에 우리집에는 없었겠죠.

 

지금과는 다른 시대였을 것 같습니다.

 

텔레비전 채널도 아마 몇개 없었겠죠?

 

검색을 해봤습니다.

 

 

80년 3월 보안사령관 중심으로 신군부는 언론 통제 계획을 세웠다고 합니다.

국세청, 감사원에 의한 세무 사찰,경영 감사 등으로 언론사를 압박한다는 내용이었는데

그 결과 64개 언론사가 신문 14개 방송 3개 등의 18개 언론사로 통폐합 되었다고 합니다.

 

언론통폐합이 되면서 언론탄압을 했었겠죠.

아마 그런 이유 때문에 5월 광주에서 일어난 일은 더욱 진실이 신문이나 전파로 담겨지기 어려웠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푸른눈의 외국인 기자 독일 위르겐 힌츠페터가 광주로 갔던 것이었고

그 결과 광주에서 일어난 일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거라 할 수 있겠습니다.

 

외국인 기자의 용기 덕분에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진실은 시간이 흘러흘러 요즘에 밝혀지는 것 같습니다.

무장 전투기가 대기했었다,  헬기가 사격했다... 등에 대한 특별조사가 이루어진다고 하니 말입니다.

 

다시 영화로 돌아가야겠습니다.

역사에 대해 글을 쓰기에는 학생 때 역사나 국사 과목 점수가 무척 낮았기 때문에... 한마디로 잘 모릅니다.

영화의 시작에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라는 문구가 나옵니다.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가 아닙니다.

상업영화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상업영화

 

그 덕분에 유명배우들이 나오고 적재적소에 웃음과 눈물 감동을 전해줍니다.

몇년 뒤에 보면 촌스럽겠지만 지금 당장은 진짜 현실과 같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과거의 서울이나 광주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송강호 배우의 연기는 능글능글한게 장난끼 많은 옆집 아저씨의 모습과 꼭 닮았습니다.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멋진모습의 행동이나 대사는 기억이 나지를 않습니다.

 

조금 찌질하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돈만 밝히는 택시운전사? 그 말이 딱 맞습니다.

 

각자 사연은 많겠지만 영화 속 송강호 배우가 맡은 김만섭 기사님 역시 사연 많은 그런 남자였습니다.

병으로 부인을 먼저 보내고 딸과 함께 살고 있는 택시 기사.

 

월세도 밀려서 못내는... 다행히 인복은 많아서 절친한 친구가 주인집입니다.

 

우연찮게 기사식당에서 광주로 내려간다는 어느 택시기사의 외국인 손님을 빼앗는데 성공한 만섭은

개인적으로 고생하기 시작합니다.

장거리 손님이라 기분 좋아라 내려간 광주는 진입불가였고  손님인 외국인은 광주에 들어가지 못하면 돈을 못준다고 합니다.

 

그렇게 택시비는 영화의 몰입도 아니 영화의 전개에 없어서는 안되는 요소가 됩니다.

 

만섭은 영화 처음부터 시위를 하는 대학생을 보면서 못마땅해 하는 보통의 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광주에 도착해서도 군트럭을 타고 다니면서 시위를 하는 대학생들의 무리를 보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우연찮게 한 할머니를 병원에 모셔다 드리면서 조금씩 광주에서 일어나는 일에 이상한 점을 느끼고 위험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점점 위험해 보이는 장면이 계속 됩니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만섭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딸과의 소풍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독일기자를 두고 홀로 광주를 빠져나옵니다.

순천에 잠깐 머물게 된 만섭은 딸에게 줄 신발도 사고 국수도 사먹게 됩니다.

만섭은 그대로 평소와 같은 생활을 하면 됩니다.

사람들이 하는 광주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그냥 한쪽 귀로 흘려 버렸어야 합니다.

 

북한의 세력이 내려와서 하는 폭동이라는 말에 그냥 고개를 끄덕여야 했습니다.

아니 그냥 국수만 맛있게 먹으면 됐었습니다.

 

하지만 그곳의 실상을 보고 왔던 사람으로써 광주가 아닌 곳에 있는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에 무심했었어야 했습니다.

 

노래 제목은 모르지만 신나는 유행가가 라디오에 흘러나왔습니다.

그냥 신나게 따라 불렀어야 했는데 무심해지려고 했지만 만섭은 광주로 돌아가는 결심을 합니다.

 

 

 

아직 영화가 상영중이기에 영화내용을 많이 쓸수가 없습니다.

 

만섭의 미묘한 감정변화는 송강호 배우의 얼굴에서 미묘하게 흘러나옵니다.

변호인에서 원테이크로 진행 된 법정씬은 감정이입 하기 쉬웠습니다.

 

하지만 독일기자를 놓고 새벽에 몰래 광주를 빠져나온 다음의 만섭의 장면은 너무나 평화로웠습니다.

아무일 없이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아니 강 건너에 불 났다고 소문만 무성한 소리를 주고 받는 그 장면들은

유행가 노래를 부르면서 힘들어 하는 만섭의 모습에서 이입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손님을 두고 와서 광주에 가야 한다는 만섭의 대사는

단지 푸른 눈의 독일 기자를 데리고 와서 광주에서 일어난 일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그 말 이상의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손님은 누구일까?

영화 주인공인 택시운전사인 만섭이 말하는 손님은 독일기자일까?

 

그렇게 다시 만섭은 광주로 돌아갑니다.

 

그 광주에서 진실을 알리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나옵니다.

 

유일하게 현장을 취재하는 최기자(박혁권 배우)와 진실을 밝히려고 윤전기를 돌리다가 제지 당하는 몇몇의 기자들

 

 

독일기자를 데리고 광주를 빠져나가는 마지막 검문소에서 짧지만 굉장히 긴장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검문소 중사(엄태구 배우)는 외국인이 탄 택시를 통과시키지 말라는 명령과 트렁크에서 서울번호판을 발견했음에도 무심한 듯 만섭일행을 보내주는 장면에서는 많은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민간인들을 제압했던 군인들, 언론통제를 당하고 있던 언론인들, 그런것들을 계획하고 기획했던 사람들 역시 평범한 사람들이란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봅니다.

 

윤전기 돌리는 걸 막았던 기자들은 윤전기 돌아가면 회사 망하고 다 죽는다고 합니다.

군인들 역시 특수한 구조인 군대에 있기 때문에 명령에 복종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다 죽는걸 알면서 취재를 하고 문을 걸어 잠그고 윤전기를 돌렸던 몇몇의 기자들

외국인이 탄 서울택시를 통과시키지 말라고 전달 받았지만 통과시켰던 중사

 

그리고 식구라면 딱 하나 있는 딸을 지키기 위해 택시를 몰고 있는 만섭

 

주먹밥을 나눠주던 여인, 억울함에 대한 시위를 하던 많은 사람들, 허망하게 가족, 친구를 잃은 사람들

 

비록 영화 속에 나오는 이야기 속 배우들 이야기였겠지만

저 상황에 나는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손님을 두고 와서 데리러 가야 한다는 말은

혹시나 자기가 죽을 지도 모르는 곳에 가서 가져와야 하는 소중한 것이 있다는 말 처럼 들렸습니다.

 

정치나 역사나 잘 모르지만

그 손님은 민주주의? 이런게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만섭이나 최기자나 검문소중사나 광주택시기사님들... 스치듯 지나갔던 사람들의 행동에

자신을 대입하게 되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나는 그런 상황에서 용기있는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 ....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택시운전사라는 제목에 그 당시 독일기자를 광주까지 데려다 주셨던 기사님도 큰일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다른 많은 분들도 큰일을 하셨습니다.

 

영화 택시운전사는 감동깊으면서 슬프면서 웃음도 주는 영화였습니다.

그 배경이 되었던 실화는 제대로 밝혀져야 할 시간들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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