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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삶은 영화

적극적인 트루먼쇼? 영화 더 서클을 보고(The Circle,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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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유치원에서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춤추고 노래하는 예쁜 내모습... 이런 동요를 불렀던 기억이 난다.


요즘에는 아마도 다르겠지만 그 동요를 한참 따라 불렀던 80년대에는 텔레비전에는 아무나 나올 수 없던 곳이었다.

카메라도 귀하던 그 시절... 어쨌든 시간은 많이 흘러서 텔레비전과 비슷한 다양한 크기의 화면이 존재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아마도 이런 추세라면 그 다양한 크기의 화면은 더욱 다양한 크기와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우리 곁에 있을 거라 생각되어진다.


큰 흥행을 하지는 않았지만 굉장히 재미있는 소재의 영화를 보게 되었다.

엠마 왓슨 톰행크스 이 나온다는 사실에 더욱 볼 수 밖에 없었지만 

이 영화를 감상하는데에 있어서 꼭 이 두 배우가 아닌 다른 배우가 그 배역을 소화했더라고 해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데 있어서는 큰 상관은 없었을 것 같다.



영화 정보에 나와있는 줄거리를 인용하면 

거대 소셜미디어 기업 서클에 입사한 메이는 모든 것을 공유하는 투명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ceo에이몬의 철학에 매료되어

전세계에 24시간 자신의 일상을 생중계하는 프로젝트에 자원 유명인이 되었고 그 과정에서 부모님과 친구의 사생활에 커다란 상처를 주고 만다.


서클이라는 소셜미디어회사에 입사하기 전까지의 메이의 삶은 

낡고 오래된 고장 잘 나는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평범한 아니 조금 더 평범해보이는

그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입사를 하고 회사분위기에 적응을 잘 못하는듯 보였지만 어느새 제일 적응을 잘하는 사람이 되어버렸고

회사의 서비스를 제일 잘 적용하는 일상을 살기 시작하면서 유명인이 되어버린다.


이 영화는 화려한 컴퓨터그래픽은 없지만 아직까지는 분명 SF영화라고 해야할 것 같다.

가까운 시일 혹은 먼 훗날에는 촌스러운 영화가 되겠지만 뭔가 지금을 비판하는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 영화에서 범죄율을 줄이기 위해 뼈에 칩을 심는다는 말은 

이미 수십년 전 부터 666 베리칩 이야기를 들어서 큰 충격도 아니었고

24시간 자신의 일상을 생중계 한다는 것은 트루먼쇼에서 본 적이 있어서 크게 충격 받지도 않았었다.

아 물론 트루먼쇼는 자신의 일상이 생중계 당하고 있는지 모르면서 진행되었던 영화이기에 입장 차이는 좀 있겠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칩은 뼈에 심어놓지 않았지만 그와 비슷하게 고유의 식별을 할 수 있는 칩이 들어가 있는 스마트폰은 하나씩은 보통 가지고 있으며


24시간 자신을 생중계는 하지 않지만 

매일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SNS에 자신의 일상을 소소하게 올리는 것은(자신의 위치정보와 함께..) 

마치 자신의 일상을 중계하는 것과 비슷해보인다.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CCTV가 정말 많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격이 저렴해져서 보급이 잘 되는 까닭인지 수많은 곳에 수많은 카메라들이 내려다보고 있다. 

많아져서 좋은 점이라면 

CCTV가 있는 곳에는 범죄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더불어 범죄가 일어났다고 해도 증거를 확보하기 쉬워졌다는 것이다.

그렇게 잘잘못을 가리기 위한 수단 혹은 예방을 위해 렌즈가 달린 카메라들이 많이 늘어났다.


사실 감시당한다는 것은 굉장히 자유가 억압되는 짜증나는 것이지만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자발적으로 감시를 당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고 생각도 든다. 아니 편안함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내 주변에 널려 있는 그 렌즈들 덕분에 

혹시나 일어날지 모르는 범죄의 대상이 안될 수 있다는 사실은 감사하지만 

한편으로는 나의 사생활은 존재하는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무엇이 옳다는 것은 말하기 어렵다. 

CCTV가 나를 보고 있는 것.

누군가에 의해 나의 일상이 태그 당하고 있는 것.

이미지 및 영상 분석 기술의 발전으로 저 멀리 찍혀 있는 내 얼굴도 인식이 된다는 것.

그외의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혜택이 정말 고마운 것 인지 아니면 과도한 노출인지 잘 모르겠다.

 

영화는 크게 의심하지 않고 지내왔던 감시당하는 일상과 불특정 다수에게까지 공유되는 소셜네트워크 문화에 대해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던 것 같다.

정답은 없겠지만 주변을 살펴보면 나를 지켜보는 카메라가 많아진 것은 부정할 수 없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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