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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삶은 영화

2015.영화 춘희막이.동반자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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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다큐멘터리 영화 라는 것이 낯설지 않게 된 것이 몇년 안되는 것 같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전용관들이 있어서 원하는 사람들이 나름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지방에 사는 사람으로써는 영화를 보러 일부러 서울에 있는 전용관에 가기는 힘든 현실이다.

하지만 얼마전부터 흔히 돈 안되는 독립영화 다큐멘터리영화들이 흥행이 되면서 굳이 서울에 올라가지 않아도 접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춘희막이

두 할머니의 이야기다.

두 할머니의 관계는 첫번째 부인 그리고 두번째 부인 사이다.

할아버지는 오래전에 돌아가셨다.

할아버지라도 계셨으면 할아버지가 남편이기에 두 할머니께서 한집에 사시는 구실이라도 생겼을텐데

할아버지도 세상을 떠나셨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두 할머니는 같은 집에서 살고 계신다.


요즘 세상에는 이런 경우는 있어서도 안되고

있다고 하면 <신비한 이야기 서프라이즈> <세상에 이런일이><궁금한 이야기 Y> <그것이 알고싶다> <코미디 빅리그><개그콘서트> 같은 방송에서 다룰 법한 상황이다.


하지만 예전 아주 오래전에는 이런 상황이 많았다고 한다.

흔히 대를 잇는다! 그런 이유로 남자 아이를 낳지 못할 경우 두번째 부인을 통해 대를 잇는 혹은 예전 강수연 배우가 출연했던 <씨받이>같은 대리모를 통한 출산으로 대를 이었다고 한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내가 예전에 태어났다고 하면 이해를 했을테지만

지금은 제대로 <이혼사유>이면서 모든 사람들의 공분을 살만한 일이다.


이 두 할머님들은 그런 시절을 살으셨던 분들이다.

춘희 할머니는 두번째 부인이시고 지적장애가 있으신 분이다. 아이는 낳으셨지만 키우기는 좀 어려우셨고

그 모든것을 첫째 부인이신 막이 할머니께서 감당하셨다.


자식들은 이미 다 커서 품안에서 나간지 오래

남은 사람은 춘희 할머니 막이 할머니 두 분만 남으셨다.


할머니 두분의 나이 차이도 꽤 나신다.

자연의 법칙대로 인생이 정해진거라면 분명 막이 할머니께서는 춘희 할머니보다 일찍 세상을 떠나실게 분명하다.


사정은 어찌되었든 두번째 부인을 맞이한 것 만으로도 억울하고 보기만 해도 짜증과 설움이 밀려올라 올텐데

그런 악연이 46년간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악연인지 인연인지 미운정 고운정이 다 들어서인지 

막이 할머니께서는 춘희 할머니가 걱정이 된다.

본인이 세상을 떠나시면 춘희 할머니는 어떻게 사나...이런 걱정이 드시나보다.

틈만 나면 돈을 꺼내서 얼마인지 세어보라고 시키신다.

춘희 할머니께서는 너무 어려우시단다. 꼭 아이같이 투정부리신다.


막이 할머니도 건강이 안좋으신지 힘들어하시고

춘희 할머니도 치매가 진행되시는지 분위기가 안좋다.


그래도 두분은 하루하루 서로 의지하면서 하루하루 살고계신다.

그리고 막이 할머니는 춘희할머니한테 집문을 잠그는 법을 가르치신다.

언제까지나 막이 할머니께서 문을 잠글 순 없으니 말이다.


아직 두분의 동행은 계속된다.

남자와 여자 두 사람이 만나서 같은 길을 걸어가는 동반자처럼

춘희 할머니 막이 할머니는 그렇게 두분이 천천히 걸어나가고 계신다.


언젠가는 혼자 걸으시겠지만 

오늘도 나쁘지 않게 같이 걸어나가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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