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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삶은 영화

CCTV와 동체시력으로 감성충만 시켜주는 영화 <슬로우비디오> 관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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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체시력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 여장부(차태현)가 20년 만에 세상에 나오면서 지역 내 수많은 CCTV를 지켜보는 관제센터에 취직하면서 시작한다.  


항상 선글라스를 쓰고 다니는 동체시력의 소유자 여장부


최측근으로 불리는 


사채업자에게 독촉 받고 택배회사 알바를 하며 팍팍한 삶을 살아가지만 뮤지컬 배우의 꿈을 놓지 않는 수미


박사까지 공부하고 너무 늦게 군복무를 공익요원으로 근무하는 여장부에게 혀~엉~ 이라는 말에 사르르 녹는 병수


여장부의 주치의, 여장부의 20년을 지켜보는 외모와는 다르게 정이 넘치는 석의사


관제센터의 노처녀, 쌀쌀맞지만 순진한 그리고 이 영화에서의 여러 감동포인트 중 제일 감동적인 장면을 보여주게 몸으로 도와주는 미스 심


하루종일 수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정해진 노선을 운전하는 마을버스 운전기사, 하지만 일이 끝난 다음 하는 일은 혼자서 공 던지기를 하는 슬로우비디오에서 중요한 순간 때마다 흑기사 처럼 감동을 선사해주는 상만


시도 때도 없이 잠이 들어 버리는 아버지 덕분에 먹고살기 위해 어린 나이에 손수레를 끌고 폐지를 줍는 백구


여장부와 그의 최측근들이 만들어 내는 영화가 슬로우비디오다.


이 영화의 특이한 점은 텔레비전에서 사건사고를 다루는 프로그램에서 쓰였던 CCTV를 굉장히 따뜻한 시선으로 그렸다는 것이다.


종로구라는 동네가 영화의 장소다.

종로구 관제센터에서 근무하는 여장부와 대학로에서 뮤지컬 오디션을 보는 수미 덕분에 대학로가 자주 보여진다.


수미가 부르는 노래는 익숙한 뮤지컬 <빨래>에서 나오는 곡인 <참 예뻐요>다.


이런 노래가 나오는 까닭은 뮤지컬 <빨래>의 음악 감독인 민찬홍 감독이 참여를 해서 그렇다.


개인적으로 뮤지컬 <빨래>를 좋아하고 많이 봐서 그런지 영화 <슬로우 비디오>는 한편의 연극 혹은 뮤지컬을 보고 있다는 착각이 들었다.

분명 영화임에도 CCTV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지도나 

과하게 많이 나오는 낙엽들

벽에 붙어 있는 담쟁이넝쿨등은 

과장되면서도 자연스러웠다.


영화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지도와 실제의 거리가 공존하는 장면

한아름 은행나무잎을 안고 골목을 돌아가자마자 바다가 나오는 장면

여장부와 최측근들이 여행을 떠나는 장면이다.


분명 영화지만 

충분히 무대공연으로 승화시킬 수 있을 작품이었다.


더불어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빠지게 만드는 작품이다.


발단 전개 절정 위기 결말


이 순서대로 이야기는 흘러간다.

딱 구분이 될 정도로 

이 부분이 위기 부분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영화의 감독인 김영탁 감독은

전작 <헬로우고스트>의 감독이다.

헬로우 고스트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었다.


차태현과 귀신이자 아버지인 고창석 두 사람의 대화였다.

차태현은 결혼하면 두배 힘들어지고 아이가 생기면 세배 힘들어진다고 말하지만

고창석은 결혼하면 두배 힘이 나고 아이가 생기면 세배 힘이 난다고...


<헬로우고스트> 역시 교통사고로 식구를 잃고 세상에 혼자 남은 차태현의 성장기를 그린 영화다.

항상 자살을 하려고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죽은사람까지 보이는 기가 막힌 인생에서 희망을 보여주는 영화


이번 <슬로우 비디오> 역시 각자 살고 있는 인생이 팍팍하고 외롭고 힘들지 모르지만 각자의 인생에서는 자신이 주인공이라는 것을 관제센터 수백개의 CCTV에 비춰져 있는 보통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단지 모든 사람들을 다 보여주긴 어려우니 여장부와 최측근들을 통해서 관객들을 응원하는 듯하다.




영화를 보면서 드는 쓸데없는 생각들

1.종로구를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 덕분에 종로구 홍보대사에 차태현 배우가 되지 않을까?

2.<이십세기 폭스>사 인트로영상(?)이 영화 시작 할 때 나오니 왠지 외국영화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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