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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삶은 바보상자

1991년 12월이 기억난다. 그리고 2011년 12월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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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텔레비젼은 단칸방 한가운데에 딱! 자리잡고 있는 보물이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흔히 로타리방식이라 불리어졌던 걸로 기억나는데, 막 돌리다보면 헐거워져서 손잡이를 빼고 나면 채널을 돌리기 어려워서 뺀찌를 하나 물려놓고 돌리던 그런 텔레비젼이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그 당시 채널은 몇개 없었습니다.
엠비씨, 케이비에스, 이비에스, 에이에프케이엔 뭐 이정도의 채널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뺀찌로 돌려도 한바퀴 채 돌리지 않았기에 어린 손으로도 채널변경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텔레비젼은 왜 그리 안나오는지 전파사에 가서 납같이 생긴 안테나를 사와서 지붕위에 파이프를 높게 세워 달아놔야 그나마 보였던 시절이었습니다.

어느날인가? 방송사 하나가 생긴다고 했고, 혹시나 해서 그 번호를 향해 뺀찌를 물린채 돌려보니 신기하게 텔레비젼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왜 그렇게 설레이고 신나던지...
색감도 살짝 틀렸습니다. 어렴풋한 기억이지만 최양락 이봉원 같은 개그맨들이 나와서 뭔가 신나는 쇼를 하고 있었습니다. 개국쇼(?) 뭐 이런거였겠죠.
그렇게 채널 6번 서울방송은 어린 기억의 일부분을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토요미스테리극장... 장진감독이 그당시 방송작가였지만 할리웃리포트 뭐 이런걸로 어색한 연기를 보여준 것과... 일요일 아침에 나오는 요즘 식의 버라이어티한 예능 프로그램 보는 재미도 쏠쏠했었습니다.

그렇게 20년이 훅 지났네요.
며칠 후면 종편 종편이라고 불리어지는 종합편성채널이 생깁니다.
예전 어릴때보다 볼게 너무 많은 요즘이지만 그래도 뭔가 열정을 잔뜩 가진 채널 몇개가 개국한다고 하니 살짝 설레입니다.
그 어린 시절 뺀찌로 텔레비젼 채널을 바꾸던 그때로 돌아가는 느낌입니다.
얼마나 재미있는 방송들이 나올까?

요즘시대에는 그런 시대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텔레비젼을 보는 시간보다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인터넷하는 시간이 더 길고... 컴퓨터보다는 핸드폰 들고 인터넷하는 시간이 더 길어지고 있는 요즘이니까요...

하지만 그래도 몇 밤 자면 새로운 방송사들이 나옵니다.
그들이 얼마나 공정한 보도를 할런지... 얼마나 유익한 방송을 하고 즐거움을 선사할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설레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갑자기 너무 많은 비슷한 채널이 생기는 것 같아 좀 정신이 없을 것 같기는 한데...
알아서 잘되는 채널은 잘되고 안되는 채널은 안되겠지요....

소비자..시청자는 냉정하잖아요!!
재미있고 공정하고 유익한 방송 많이 보여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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