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정보 없이 이 영화를 접했을 때
혹시 홍상수 감독 영화? 라는 생각에 검색을 할 수 밖에 없었고 홍상수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면서
왠지 이 영화는 봐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을 하면서 묵묵히 지켜 볼 수 밖에 없었다.
이 영화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아래 링크에서 찾아 볼 수 있음
https://www.kmdb.or.kr/db/kor/detail/movie/K/37239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그냥 등장인물과 함께 있는 느낌을 많이 느꼈다.
이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 사람들과 함께 있는 동안 도대체 이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건지 잘 모른채 말이다.
그냥 천천히 그들을 쫓아다니면서 그들이 촌극연습을 할 때, 뭔가 갈등이 있을 때, 술자리에서 술에 점점 취해가고 있을 때
나 역시 그냥 건성건성 그들과 함께 했던 것 같다.
나는 그저 그들이 안주를 먹을 때 맛있어 보였고 술을 마실 때 한잔 마시고 싶었을 뿐이다.
이 영화는
엄청나게 화려한 CG가 등장하지 않는다.
최신의 고화질 카메라와 엄청 비싼 렌즈로 찍은 화면도 아니다.
몰입력을 높일만한 카메라 구도 역시 없는 것 같다.
그냥 심심한 구도와 조금은 침침한 화질과 현장음이 잘 살아있는 동시녹음으로 제작된 영화라는 생각만 든다.
적당히 떨어진 채 그들이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감독은 강요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관객의 입장에서는 더 자유분방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나는 그저 별 생각과 별 뜻 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배우의 표정을 크게 보여주지 않았기에 화면에 보여지는 여러 것들을 둘러 볼 수 있었다.
어쩌면 그것이 이야기의 몰입에 방해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냥 큰 이야기 흐름 속에 화면 안의 여러 흐름을
내 마음의 흐름대로 흘러갔던 것 같다.
한강에서 수유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 처럼 말이다.
홍상수 감독의 작품을 모두 감상하지는 않았지만
접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영화 같지 않은 말투와 연기, 그리고 술냄새 풀풀 풍기는 그래서 한잔 하면서 같이 보고 싶게 만드는 영화다... 라는 것이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그래서... 보게 되는 영화인 것 같다.
물론 개인적으로 말이다.
혹시 홍상수 감독 영화? 로 시작했던
이 영화는
역시 홍상수 감독 영화! 로 끝이 났다.
홍상수 감독이 직접 촬영 했다는 사실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한번 더 보긴 해야 할 것 같다.
'CONTENTS > 삶은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년에 만난 <미스 리틀 선샤인, 2006>_늦게 만나 아쉽지만 지금이라도 만나 다행이었다. (2) | 2024.08.16 |
---|---|
영화 원더랜드(Wonderland, 2024)-언젠가는 구현될지 모르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 (0) | 2024.07.07 |
영화 설계자(The Plot, 2022)-설마.. 우연이었으면 하는 이야기 (0) | 2024.06.24 |
한국고전 영화 갯마을(1965)-지독한 바닷마을 인생이야기(feat. 만선,1967) (0) | 2024.03.03 |
넷플릭스 황야(Badland Hunters, 2024)-원펀치 해피엔딩 아포칼립스 영화 (1) | 2024.0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