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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삶은 영화

다큐멘터리 증발 - 찾을때까지 끝나지 않은 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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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중랑구 망우1동 염광아파트 놀이터에서 어금니 전부 은색 도금, 갸름한 얼굴형 중간이 끊기고 끝이 처진 눈썹, 큰 귀를 하고 있는 최준원 양은 그 당시 흰색 머리띠, 청자켓, 주황 쫄바지, 청색 운동화를 신고 있었습니다. 

서울 동원초등학교 병설 유치원 별님반이었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스케치북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과일을 좋아하지만 빨간 과일은 싫어했고 친구 승일이네 중국집 화성루에 자주 놀러갔다고 합니다. 

6세에 실종된 최준원 양은 지금 26세입니다. 

혹시 비슷한 사람을 알고 계신 분은 국번 없이 182로 연락주세요. 

 

 

 

다큐멘터리 증발은 최준원 양의 가족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2000년 4월 4일 실종 된 후부터 지금까지 준원양을 찾기 위해 20여년 동안 끊임없이 찾아다니는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주고 있습니다. 개인의 힘으로는 너무나 벅찬 하루하루 였지만 장기실종전담수사팀이 생기고 제보자도 나타나는 등의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다큐멘터리는 결말은 아직 없습니다. 아직도 장기실종전담수사팀과 최준원양 아버지는 준원양을 찾고 있을겁니다. 

이 영화는 참 불편한 영화입니다. 끝나지 않는 고통의 반복하는 일상을 살아나가는 가족의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가족의 구성원들이 해체되는 모습도 보여지는 것 같습니다. 가족들의 갈등의 골은 점점 깊고 넓어지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가족을 찾는 것은 포기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 가족을 찾으려는 과정 속에 가족들은 점점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가족의 마음을 모릅니다.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간접적으로나마 실종가족의 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끝나지 않는 절망의 쳇바퀴는 너무 잘 돌아갑니다. 멈출 생각을 안합니다. 

실종자의 가족들은 그 쳇바퀴를 계속 돌리고 있을 겁니다. 

시간은 흘러가는데 그들의 시계는 가족이 실종된 그날에 머물고 있을 겁니다. 

 

저의 일상에서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걸려있는 현수막이 있습니다. 

눈에 잘 띄는 곳에 있는 그 현수막은 1999년 2월 13일에 실종된 당시 경기 평택 송탄여고 2학년이었던 송혜희양을 찾는 현수막입니다. 

 

아래 기사는 송혜희 양의 아버지 이야기를 담은 조선일보의 기사링크입니다. 

 

방방곡곡 ‘송혜희 현수막’ 21년… “이걸 걸어야 잠을 잡니다”

왜소한 노인이 흰색 1t 트럭 적재함에서 둘둘 만 현수막과 접는 사다리를 꺼낸다. 현수막을 왼손에 들고 사다리는 오른쪽 어깨에 걸친 채 횡단보도를 건넌다. 보아둔 자리가 있는 모양이다. 지난

www.chosun.com

 

요즘같이 소셜네트워크가 발전한 시대에는 각각의 사람들이 관심만 있다면 굉장히 빠른 사람찾기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예전 따로따로 다른 나라에 입양된 쌍둥이가 소셜네트워크의 제보로 서로 만나게 된 것 처럼 말입니다. 

 

 

영화 트윈스터즈-가족과 입양에 관해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

이 영화는 1987년에 태어나서 미국과 프랑스에 입양, 쌍둥이 중 한명의 지인이 SNS에서 우연히 비슷하게 생긴 아니 도플갱어와 같을 정도로 똑같이 생긴 존재를 발견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lifehotstory.tistory.com

 

TV나 신문보다 스마트폰을 더 접하는 요즘같은 시대에 실종자가족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방법은 뭐가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막연하게 드는 생각은 유투브, 페이스북, 트위터, 텀블러와 같은 소셜네트워크의 인플루언서들이 실종자에 대한 콘텐츠를 다루면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유투브 영상 말미에 잠깐이나마 실종자의 사진을 담는 것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이 될 겁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텀블러 보다는 영상콘텐츠인 유투브가 조금 더 효과적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쉽게도 저는 인플루언서가 아니라서...)  

 

잠깐의 관심이 아닌 지속적인 관심으로 장기실종자 가족분들의 절망의 쳇바퀴가 멈췄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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