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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삶은 기타등등

서울시향 대표 논란과 군생활 추억 그리고 리더십에 관한 짧은 생각을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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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이 시작하면서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

더불어 서울시교향악단 대표이사의  막말 성추행, 인사전횡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여러매체에서 생산 된 기사 내용을 보면 거의 다 비슷하다.

대표이사가 2013년 2월에 취임 후 여러명의 직원들이 그만두었고 심한 욕설과

성추행 그리고 자신의 지인을 취업시켰다는 그런 내용들이다.

물론 일방적인 직원들의 <서울시립교향악단 박@@대표이사 퇴진을 위한 호소문>에 나온 내용들을 기사로 작성한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박대표의 공식적인 이야기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2014년 12월 3일 오전에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지만 법적 대응을 검토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연기한 상태라고 한다.




양쪽의 이야기를 들은 상태가 아니기에 왜곡되어있을지도 모른기에 애매한 상황임에는 틀림없다.


물론 직원들 측면에서 배포한 호소문의 내용은 너무나 구체적으로 서술되었다.

그리고 여러 방송 뉴스에서도 볼 수 있듯이 박대표의 목소리는 너무나도 리얼하게 나왔다.


상황은 어떻게 돌아갈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서울시향의 상황이 어떻게 될지 참 궁금하다.


갑자기 군대생각이 났다


그 서울시향의 상황을 보고 있다보니 예전 군대시절이 떠오른다.



그 당시 소대 서열이 완전 꼬이지도 풀리지도 않은 살짝 괜찮았던 군번이었던 나는

상병이 될 무렵 이제 몸도 마음도 편해질 거라 생각했지만 중대장의 뜻에 따라 중대 행정계원으로 착출되었다.


그 결과 몸과 마음이 참 불편해질수밖에 없었다.


 기상점호 벨소리(우리는 나팔소리 같은건 없었다. 그냥 삐~ 정도의 벨소리였다.)에 얼른 전투복으로 환복 그리고 행정반으로 간다.


왠지 행정반은 교무실 같았었다. 

소대원 그리고 이등병 일병 그 어린 시절에 행정반에 가면 <정식보고>를 해야 했어야만 했으니 참 불편했었다. 그리고 그 보고를 하는동안 행정병들이나 간부들이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도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었다.


어쨌든 나의 일터가 되어버렸기에 이제 정식보고 같은 귀찮은 과정이 필요없었다. 행정병이 되어서 제일 좋았던 것은 그 점이었다...

상병이 내가 제일 먼저 할 일은 청소...

이 얼마나 오랜만에 잡아보는 빗자루와 대걸레인가...  

군생활 1년 정도 한 상병 짬밥에는 청소가 제일 쉬운 일이다.

어쨌든 그렇게 군생활은 다시 바닥부터 시작되었다. 

빗자루 질을 하면서 복도까지 나가면 복도에 나와있는 사람들은 이등병들이었다.

이등병들을 보면서 나는 비로소 체감한다. 이등병과 같은 일과를 시작하는구나...


초심을 잃지 말자.


그런 바닥생활은 자칫 지루할지 몰랐던 군생활에 나름 시간이 빨리 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촉매제역할을 했었다.

사람이 몸이 편해지면 생각이 많아지듯이... 몸이 불편해지니까 생각이 없어지고 시간이 빨리 갔었다.


소대에 있는 일반병사가 생각하기에는 행정계원이 되면 굉장히 편할거라 생각한다.

물론 나도 그런 생각을 안한건 아니다. 


위험한 곳에서의 작업 같은 것은 안해도 되니까 좋겠다... 싶었다.

하지만 얼마 안가서 그 생각은 잘못된 거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느날 갑자기 행정병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점호가 끝나고 취침시간이었는데 말이다.

잠이 덜 깬 상태에서 행정반에 모인다.


행정반 가운데 탁자 앞에는 퇴근하신 중대장님이 앉아계신다.

취한 모습으로... 

커피를 타오란다.

그 커피를 원샷을 한다.

대단하다.

안뜨거울까?

그리고는 갈구기 시작한다.

행정병들의 나태함에 대해서

그렇게 몇시간을 갈궜다.


그리고 중대장님은 자신의 숙소로 돌아간다.

그리고 행정병들은 내무반으로 돌아간다.

그렇게 그날은 마무리된다.


사실 생각해보면  

중대장의 술만 취하면 하던 그런 일은 소대원으로 있었을 때도 알고 있었던 사실이긴 하다.

다행인것은 행정병들만 엄청 괴롭힐 뿐 소대원들은 안건드렸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소대원이었을 때 행정병은 정말 편해보였던 것도 사실이었으니까...

쌤통이다! 싶었었다.

여름GOP경계근무 투입 전  대대체육대회서도 

술에 취해서 자신의 선배장교한테 대들었던 일도 있었던 사람이다. 

그 당시 모든 대대원들에게 고개 숙이라고 했었지만 한동안 싸우는 소리는 멈추지 않았었다.

전입 간지 얼마 안된 노랑견장 차고 있던 이등병인 나에게는 색다른 경험이었기도 했고...


술이 약한 것인지... 아니면 술을 먹었다는 핑계로 자신의 속내를 들어내는 살짝 소심한 사람인지는 아직도 같이 술을 마셔본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하지만 그 중대장은 술만 마시면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중대막사에 와서 행정병을 불러냈다는 것이다.

사실 중대막사와 간부숙소의 거리는 꽤 먼거리였다. 


길도 험했다.

그런 길을 SUV도 아닌 승용차로 부지런히 운전해서 올라왔다가 

몇시간 동안 갈구고 난 다음 운전해서 내려간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군인정신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역시 사관학교 출신 장교라서 정신력이 대단한 것 같다.


이런저런 에피소드가 있었지만 

술을 마시고 취한 상태에서 행정병 정신교육을 한다는 것은 동계GOP 투입 전까지 계속 되었다.


겉모습 VS 속모습


서울시향 대표이사의 행동, 

지금까지 언론에서 나온 그녀의 말과 행동은 독선적인 리더 같았다.

아니 솔직히 군생활 당시 중대장의 모습 같았다.


막 화내고

거친 말도 내뱉고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려는...


하지만 그녀의 사진은 정말 온화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인상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그 겉모습은 그저 겉모습이었던 것이다.

대외적인 모습과는 달랐을 것이다.


시향 내부에서 자신의 직원들 앞에서의 모습은 바깥 일반 사람들 앞에서와 달랐을 것이다.


사람이 항상 허허실실 그럴 순 없다는 것은 맞는말이다.

평등한 조직은 아무곳에도 없을 것이다. 

어느정도 수직적인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하는 내용이다.



조직체를 이끌어나가는 지도자의 역량,

단체의 지도자로서 그 단체가 지니고 있는 힘을 맘껏 발휘하고 

구성원의 화합과 단결을 이끌어낼 수 있는,

지도자의 자질을 말한다.


리더십(leadership)에 대해서 검색해보면 나오는 결과다.


아직 그녀의 해명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서울시향 논란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어느 조직, 단체등 

자신말고 어느 누군가를 이끌어야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강압적이고 자기 멋대로 이끌어 가는 것은 상당히 잘못된 생각이란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당나귀를 물가로 끌고 갈 수 있다. 하지만 물을 마시고 안마시고를 결정하는 것은 당나귀 마음이다.

옆에서 억지로 끌고가면서 욕하고 때린다고 해서 당나귀는 물을 마시는 것은 아니다.


과연 서울시향 박대표는 직원들과의 소통을 어떻게 했었을까?

자신이 리더이기에 자신의 의견이 다 옳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대표니까... 그런 생각을 했을 수 있다.

아마도 군대라는 집단에서 박대표의 리더십은 통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서울시향이라는 단체에서의 리더십은 안통한 것 같다.


그동안 그녀의 이력은 화려했다.

박사 학위에 대기업 출신에  연구원 대표에 ...

모든이들의 존경을 받을 정도의 경력이다.


그 과정 속에서 그녀의 리더십은 계속 진행되어 왔을 것이고 탄탄해져왔을 것이다.

그녀가 그렇게 성장하는데에는 그녀의 노력이 굉장히 많이 작용했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해야만 하는 사실이다.

그렇게 그녀는 여러 조직 혹은 단체의 리더를 거쳐서 서울시향이라는 곳에 대표가 되었다.


2009 ~ 2010

@@생명 마케팅전략그룹 전무

2009 ~ 2010

@@생명 경영기획실 전무

2003 ~ 2009

@@화재해상보험 경영기획팀 상무

1998 ~ 2002

@@화재해상보험 개인마케팅팀 부장

1994 ~ 1998

@@인력개발원 기획팀

1994 ~ 1994

@@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

1991 ~ 1993

@@교육개발원 선임연구원


그녀가 2013년 서울시향으로 오기 전까지의 경력이다.


마케팅,경영....

이런 경력이 눈에 띈다. 

수치로 실적을 나타내야만 하는 치열한 장르....


과연 서울시향이란 곳이 수치적으로 어떤 실적을 낼 수 있었을까?

공연 티켓 수익? 해외투어에서의 수익?

음반판매수익?

당연히 서울시향이 공연 자체만으로 수익구조를 형성 할 수 있었을까?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하루하루가 적자였을 것 같다.


전문경영인의 입장에서는

이 단체 이 조직은 너무 한심해 보였을지 모르겠다.

수익을 못내면 너무 무능해보였을지 모르겠다.


박대표의 가치는  금전적인 가치를 우선시 여겼을 것이다.

수치로 보여줘야 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공연 티켓 판매 수익은 얼마...

음반판매 수익은 얼마...

마치 엑셀로 수치계산 딱 되어서 보여지는 그런 자료가 필요했을 것 같다.


하지만 문화라는 것은 

돈으로 측정하기 어렵다.

좋은 음악을 연주하는 단원들이 하는 일의 가치를 환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같은 공연장에서 같은 시간을 보내는 제각각의 관객들도 자신들이 느낀 값어치는 제각각 다를게 분명하다.

어떤 사람은 돈주고 봐도 안아깝다고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조금 싸게 보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너무 비싸니까 두번다시 공연장에서 못보겠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그냥 유투브에 올라와있는 연주영상으로 만족하자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마도 서울시향 대표는 서울시향 멤버는 각자의 악기로 연주하는 단원들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

무대 위에서 연주를 하는 단원 이외의 행정 및 여러 일들 하는 직원들은 격이 낮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피라미드 구조로 보면 제일 바닥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단원들의 연주가 어쩌면 제일 중요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단원들을 최상의 컨디션에서 

최상의 연주 할 수 있게끔 만들어 주는 사람들은 

자신이 바닥에 깔려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던 

그사람들이 만드는 것을 꼭 알아야겠다.


그리고 그 바닥에 있는 사람들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만드는 사람은 

바로 박대표라는 것을 알아야겠다.


서울시 교향악단의 단원들은 

연주자들 뿐 아니라  아르바이트 하는 사람부터 대표이사까지

모든 사람들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서울시향이 어떻게 생겼는지 솔직히 서울사람이 아니라서 잘은 모르겠다.

하지만 해외에 나가서도 현지 사람들의 기립박수를 받는 그들의 모습을 전해들으면 나 자신도 모르게 전율이 돋는다.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서 점점 유명해지는 중이라고 생각했다.

서울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가 아닌 한국을 대표할 만한 오케스트라로 크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지난 시간동안 보이지 않게 힘들어 했을 서울시향을 보면 좀 안타깝다. 


서울시향이라는 단체가 이번 일을 잘 해결해서  

더욱 좋은 음악을 들려줬으면 좋겠다.


박대표는 이번일을 거울 삼아 더욱 멋진 리더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세상에 정답은 없듯이 자신의 행동과 생각이 무조건 옳지는 않다는 것도....


더불어

(군시절 중대장님의 리더십은 얼마나 바뀌었는지도 궁금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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