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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삶은 영화

두번 다시 보기 싫은 영화<악마를 보았다>(2010.8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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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클래식의 느낌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특이한 것은 자동차 룸미러 양족에 붙어있는 불비춰지는 천사날개가 인상깊다. 이 날개는 이 영화에서 장치로 쓰인다.

 

자동차는 굉장히 개인적이며 자신을 나타내는 수단으로도 쓰인다.

사이드미러는 바깥에 있고 룸미러는 안에 있다.

룸미러는 가끔씩 차안에 있는(자신의 영역에 들어온..) 사람도 비추고 자신의 모습을 비추는데에도 쓰인다.

 

그 룸미러에 붙어있는 참 이쁜 천사날개...

공교롭게도 이 영화에서 악마의 캐릭터로 분한 장경철(최민식) 차의 룸미러에 붙어있다.

왜 그 천사날개가 붙어있을까? 처음부터 괴상한 생각에 사로 잡힌다.

 

영화에서는 정말 많은 피가 쏟아지고 많은 사람들이 죽는다.

꼭 요즘 사건사고뉴스에서 나오듯이 말이다.

한가지 제한되어있는 시간속의 영화에서는
그 끔찍했던 사건의 빈도수가 몰려있어서 거북하지만
그 속에 있는 사례들은 우리가 지극히 익숙하게 방송뉴스혹은 신문기사 혹은 인터넷으로 듣고 보고 읽은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뉴스에서는 자체검열에 의해 순화되고 정화된 기사를 내보낸다는 것이고...

영화에서는 그대로 옆에서 보듯.. 혹은 자신이 겪는 듯한 경험을 제공해준다는 것이다. 상상이 현실로... 불쾌할 정도로 리얼하다..

 

습관적인 연쇄살인, 강간, 택시강도, 이런저런 강력범죄...

소수의 사람들은 자신 혹은 측근의 피해자로 그 아픔을 아파하면서 살고... 그 외의 사람들은 두려워하면서 살고...

어쩌면 이 영화는 그 두려움을 통쾌하게 복수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수현(이병헌)이란 캐릭터를 통해서 자신의 아픔을 복수로 통해서... 잠깐이나마 우리의 두려움을 해소시켜준다.

악마를 응징하는 대리인이라고나 할까?

 

흔히 저 나쁜xx 저런 쳐죽일 xx이런 욕을 하지만 우리가 그들(영화에서 표현되는 악마와 같은 존재)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것은 대체로 없다... 일부 호신술에 능한 사람 혹은 무술에 능한 사람들은 그나마 맞설 수 있겠지만..

 

정말 힘없이 악마에 의해 무너져 가는 사람들(불운하면 우리의 모습일지도..)을 보면 나약함에 몸서리 쳐진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너무 현실적이어서 거부감이 너무 들었다.

인간의 악마성...

극단적인 캐릭터로 장경철(최민식)이 등장했지만 영화에서 그의 과거모습이 조금이나마 더 보여줬으면 악마를 이해할수있었을텐데. 너무 괴물로 나와버려서 아쉬운점이 있었다. 잠깐 그의 과거를 보여주는 씬이 나온다. 수현이 경철을 파악하기 위해 그의 부모님을 찾아가서 사진들을 보는 장면인데.. 거기서 어머니의 대사가 우리 경철이가 왜이렇게 무섭게 나왔냐... 이런 대사였는데. 거기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처음부터 악마는 없다!! 라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인상은 변한다고 그러는데 무슨 곡절이 있어서 경철은 무서워보이는 얼굴로 변했는지 모르겠다...

잠깐 자신의 어린시절 사진을 꺼내 보고 지금의 모습과 비교를 해본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각설하고...

이 영화를 보기전에 볼만한 영화는(영화보면서 생각났었던..)

친절한 금자씨, 올드보이, 추격자, 박쥐, 자살클럽, 기니어피그 뭐 이런 영화들을 보고 악마를 보았다를 보면 살짝 비교도 할 수 있고 거부감이 좀 덜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잔인하기만 한건 아니다. 블랙코미디적 요소가 곳곳에 들어가 있다. 잔뜩 긴장된 상태에서 풉~! 하고 웃겨주는..

예를 들어 중요한(?) 순간에 장경철의 뒤에는 수현이 나와 복수를 한다... 이런 씬들의 반복은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한번의 쉴틈을 준다.
그리고 이어지는 긴장감...

 

마지막으로 영화 처음에 나오던 룸미러에 붙어있던 천사날개...

악마와 천사는 동일인물이 아닐까?

복수를 하는 수현은 천사일까? 악마일까?

 

많은 생각도 하게 만드는 영화이면서...두려웠던 영화이기도 하다.

추격자를 보고 밤거리가 무서웠던 사람이라면...

그보다 더 많은 두려움을 선사시켜 주는 영화가 악마를 보았다... 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택배... 택시... 막차 끊긴 정류장에서.... 히치하이킹.... 기타등등...

악마는 언제 덮칠지 모르겠다....

 

 

하지만 난.... 이 영화를 적극적으로 추천은 못하겠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밤이 무서워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정신건강에는 그다지 좋지 않다고 생각된다.

 

기니어피그같은 영화...

추격자같은 영화...

 

이런 극도의 현실공포를 간접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은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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