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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혼술혼밥보고서

지난 주말 혼술 보고서 (라프로익+삼겹살+참이슬+진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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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좋아서 술을 마시는게 아니라 술자리가 좋아서 술을 마셨는데

그렇게 수 많은 술자리를 하다 보니 어느날인가 술자리가 점점 줄어 들었습니다.

술을 마시던 빈도수가 줄어 들어서 그런지 마셔야 할 것 같은데 마실 일이 없게 되었고

그렇게 빈도수가 낮아 지면서 나이는 들어 있고 주변을 둘러보면 다들 먹고 살기 바빠 보였습니다.

바쁘겠지 싶어서 술마시자는 말은 하기 어려워졌고 술은 마시던 가락이 있었기에 마시고 싶은 욕구는 존재했습니다.

 

그렇게 혼자 어색하게 술을 마시기 시작한지 몇해 지나니 이제 그 혼술도 하나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굉장히 자연스러운 행동이 되었습니다.

 

어김없이 약속없는 주말이 되면 딱히 할게 없어서 술을 찾게 됩니다.

가까운 포장마차에 가서 혼자 술 마시기에는 괜히 비싸게 마시는 느낌이라 가지 않게 되는 까닭에  냉장고를 뒤적 뒤적 거려봅니다.

뭐 먹을게 있나?

먹다 남은 삼겹살이 있어서 큰 맘 먹고 거실에 신문지를 깔았습니다.

맨정신에 하는 청소도 힘들지만 취한채 하는 청소는 정말 귀찮고 힘들기 때문입니다.

 

덥지 않아 불 켜기 쉽고 춥지 않아 창문 활짝 열 수 있는

요즘은 고기 구워먹기 좋은 날씨 입니다.

 

조그만 가스렌지에 무쇠후라이팬을 올려놓고 꽁꽁 얼어있는 삼겹살 조각을 올려놓습니다.

꽁꽁 얼어 있어서 삼겹살 조각들은 붙어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안주를 빨리 많이 먹기는 글러버린겁니다.

 

친구가 소독약 냄새나지만 한번 빠져들면 계속 생각이 난다는 라프로익 싱글몰트 스카치 위스키를 준게 있었습니다.

다행히 친구한테 받은 날 몇 잔 마셨기에 개봉 된 상태입니다.

처음이 어려운 법입니다.

개봉이 되었기에 뚜껑을 딸까 말까? 이런 고민은 안해도 됩니다.

역시 소독약 냄새가 납니다.

한잔 홀짝 마십니다.

첫잔은 원샷이라 배워서 안주는 아직이지만 한잔 원샷합니다.

빈속은 아니었기에 금방 취기가 올라오지는 않습니다.

무쇠후라이팬이라서 기분탓인지 고기가 잘 익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냉동된 상태여서 조각들은 아직도 엉겨붙어있습니다.

 

술 선택을 잘했습니다.

소독약 냄새가 나는 라프로익은 빨리 마시기에는 어려웠으니까요.

천천히 고기를 구워서 먹습니다.

여유있게 고기도 굽고 술도 홀짝거립니다.

 

역시 양주는 많이 못 마시겠습니다.

너무 쓰고 독하고 맛도 익숙하지 않습니다.

제 입이 검소해서 그런거라 생각합니다.

시간이 약이라고 냉동삼겹살은 조금씩 녹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굽는데 속도를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양주는 딱 세잔만 소주잔으로 마시고 뚜껑을 닫습니다.

아껴먹어야 하니까요.

새롭게 고기를 올리고 소주를 땁니다.

역시 삼겹살에 소주입니다.

건강에는 나쁘다고 하는 것 같은데....

그래도 이미 후라이팬에 고기를 올려놓고 소주병을 탔기 때문에 본능에 맡깁니다.

삼겹살에 소주

한점 한잔 한점 한잔 이렇게 마시다 보니 어느새

소주는 반병을 마셨습니다.

앞서 마신 라프로익과 비교하면 소주는 술술 잘 넘어갔던 것 같습니다.

 

소주 반병을  마시고 고기를 더 굽기에는 거실 형광등까지 튀어 올라가는 기름방울들을 두 눈으로 확인한 이상 어렵습니다.

앞으로는 고기 집에서 안구워먹으려고요...

 

어쨌든 소주는 남아있고 안주는 모자랍니다.... 그렇다고 고기를 굽는 것도 무리입니다.

 

그래서 결론 내린 것은

역시 소주 안주에는 국물이지!

라면을 끓였습니다.

라면 한개와 소주 반병이면 혼술의 마무리로 최적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보글보글보글

역시 라면에 소주만큼 좋은 궁합도 없을 것 같습니다.

 

보통 라면에 소주를 마시면 조금 안맞는 것 같은 느낌도 있었지만

삼겹살을 먼저 먹고 라면을 먹어서 그랬는지 맛이 괜찮았습니다.

사실.... 취하면 다 맛있긴 합니다.

그렇게 지난 주말에는 설겆이도 안한 채 이불도 안 덮고 거실 한 구석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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